17대 개원 준비 겉치레만 수십억

입력 2004.05.09 (22:05)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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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대한민국 국회 얘기 좀 해야겠습니다.
국회가 문턱을 좀 낮추랬더니 오히려 호화판 국회를 만드는 데 수십억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홍성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회 운동장입니다.
다음달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입니다.
천연잔디가 깔려 있던 축구장은 인조잔디를 새로 깔았습니다.
조깅트랙은 우레탄과 고무로 만들었습니다.
⊙기자: 공사비가 얼마나 들었죠?
⊙운동장 공사 관계자: 15억원 정도 들었죠. 부대 공사까지 합하면...
⊙기자: 국회 운동장은 일반인의 사용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결국 국회의원이나 직원들을 위해서 이 공사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운동장 공사 관계자: 최상급이죠. 베스트. 여기보다 더 이상의 제품은 없어요. 인조 잔디이고, 트랙 있지, 다목적 구성이지...
⊙기자: 2년 전 대대적으로 보수했던 의사당 내 화장실은 또다시 공사중입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늘리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입니다.
그러나 멀쩡한 바닥타일부터 화장실 문까지 모두 새 것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화장실 공사 관계자: 화장실 문화 캠페인 차원에서 지금은 (화장실을) 많이 바꾸는 편이에요.
⊙기자: 분수대도 바닥부터 기둥까지 몽땅 뜯어고치고 있습니다.
국회가 특권을 벗기 위해 붉은 카펫부터 걷어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회는 이에 아랑곳 없이 5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의사당과 의원들의 사무실 카펫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합니다.
의사당 안의 카펫은 이렇게 흠집도 거의 없는 등 겉보기에는 반드시 교체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 보입니다.
의원사무실과 국회사무처의 컴퓨터는 새로 보급되고 프린터와 복사기도 성능에 관계 없이 모두 새 것으로 교체됩니다.
이 비용만 10억원이 넘습니다.
17대 개원 준비와 관련된 비용은 드러난 것만 해도 수십억원을 훌쩍 넘습니다.
국회 관계자는 예산이 짜여진 대로 할 뿐이라는 반응입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 예산대로 하는 것이지, 예산이 없으면 일하겠습니까?
⊙기자: 정치권은 앞으로 돈 안 들이는 정치와 국회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는 여전히 높은 담장 안에서 옛날의 그 행태로 새로운 17대를 준비한다며 법석입니다.
KBS뉴스 홍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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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대 개원 준비 겉치레만 수십억
    • 입력 2004-05-09 22:05:46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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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대한민국 국회 얘기 좀 해야겠습니다. 국회가 문턱을 좀 낮추랬더니 오히려 호화판 국회를 만드는 데 수십억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홍성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회 운동장입니다. 다음달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입니다. 천연잔디가 깔려 있던 축구장은 인조잔디를 새로 깔았습니다. 조깅트랙은 우레탄과 고무로 만들었습니다. ⊙기자: 공사비가 얼마나 들었죠? ⊙운동장 공사 관계자: 15억원 정도 들었죠. 부대 공사까지 합하면... ⊙기자: 국회 운동장은 일반인의 사용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결국 국회의원이나 직원들을 위해서 이 공사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운동장 공사 관계자: 최상급이죠. 베스트. 여기보다 더 이상의 제품은 없어요. 인조 잔디이고, 트랙 있지, 다목적 구성이지... ⊙기자: 2년 전 대대적으로 보수했던 의사당 내 화장실은 또다시 공사중입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늘리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입니다. 그러나 멀쩡한 바닥타일부터 화장실 문까지 모두 새 것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화장실 공사 관계자: 화장실 문화 캠페인 차원에서 지금은 (화장실을) 많이 바꾸는 편이에요. ⊙기자: 분수대도 바닥부터 기둥까지 몽땅 뜯어고치고 있습니다. 국회가 특권을 벗기 위해 붉은 카펫부터 걷어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회는 이에 아랑곳 없이 5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의사당과 의원들의 사무실 카펫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합니다. 의사당 안의 카펫은 이렇게 흠집도 거의 없는 등 겉보기에는 반드시 교체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 보입니다. 의원사무실과 국회사무처의 컴퓨터는 새로 보급되고 프린터와 복사기도 성능에 관계 없이 모두 새 것으로 교체됩니다. 이 비용만 10억원이 넘습니다. 17대 개원 준비와 관련된 비용은 드러난 것만 해도 수십억원을 훌쩍 넘습니다. 국회 관계자는 예산이 짜여진 대로 할 뿐이라는 반응입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 예산대로 하는 것이지, 예산이 없으면 일하겠습니까? ⊙기자: 정치권은 앞으로 돈 안 들이는 정치와 국회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는 여전히 높은 담장 안에서 옛날의 그 행태로 새로운 17대를 준비한다며 법석입니다. KBS뉴스 홍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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