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꿈의 에너지 ‘핵융합’

입력 2022.12.22 (19:36) 수정 2022.12.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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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려운 과학기사를 쉽게 풀어보는 ‘과학기사를 부탁해‘ 과.기.부 순섭니다.

오늘은 과학커뮤니케이터 ‘엑소’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이선호 님과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과학 기사 가져오셨습니까?

[답변]

최근 미국이 핵융합 발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엄청난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국에서 성공한 핵융합의 의미와 우리나라는 핵융합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드리려고 나왔습니다.

[앵커]

내용 들어가기 전에, 핵융합 기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답변]

핵융합 기술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수소 같은 가벼운 원자들이 서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감소된 질량만큼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건데요,

이런 핵 융합을 위해선 원자핵끼리 서로 합체를 해야 하는데 원자핵에는 (+)전하를 띄는 양성자가 있어요.

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운 것처럼 같은 전하끼리는 서로 밀어내는 성질이 있잖아요?

원자핵들도 같은 (+)전하를 띄기 때문에 서로를 엄청나게 밀어냅니다.

결국 이런 원자핵을 억지로 합체시켜주기 위해선 엄청난 고온과 고압이 있어야 합니다.

필요한 고온 고압을 주게 되면 양성자들이 서로 밀어내는 반발력보다 더 큰 힘으로 서로를 향해 가까워지는데요.

신기한 점이 일정거리 이상 가까워지면 반발력은 사라지고 오히려 서로 화해하듯이 착! 하고 달라붙어요.

이렇게 원자핵이 일정거리 이상 가까워지면 착 달라붙게끔 도와주는 힘을 ‘강한 핵력’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핵융합에 성공하면 질량결손이 생기고 그 결손된 질량만큼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나와 그걸 통해 터빈을 돌려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거죠.

사실 태양 같은 경우는 워낙 중력이 크다 보니까 충분한 압력이 있어서, 1000만℃ 정도의 온도만 되어도 핵들이 융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구에서는 그 정도의 중력이 없다보니 부족한 압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온도를 엄청나게 높이는 방법을 택해야 했는데요.

그래서 지구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최소 1억℃의온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앵커]

꿈의 에너지라고 불리는 '핵융합 기술'.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맞습니다.

전 세계가 연구 중인 핵융합 방식에는 대표적으로 2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토카막 방식’과 ‘레이저 방식’입니다.

우리나라는 ‘토카막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 1위의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어요.

‘토카막 방식’의 원리는 쉽게 생각해서 저기 도넛 같은 통 모양 안에 수소원자를 넣고 엄청나게 돌려요.

그럼 회전하는 수소원자끼리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1억℃의 플라스마 상태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우주에서도 1억℃를 버티는 금속은 없거든요?

핵융합 금속 장치가 녹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토카막 장치는 자기장으로 공중에 띄우는 전략, 즉, 1억℃의 플라즈마를 금속 내벽에 안 닿게 공중에 띄워버려요.

마치 공중에 둥둥 떠있는 뜨거운 도넛처럼요.

그런데 이렇게 공중에 띄어놔도 이 플라스마에서 열이 새어나와서 내부 금속에 조금씩 손상을 가한다고 해요.

열이 안 새어 나오게 자기장을 예쁘게 걸어서 잘 막는 것이 핵융합 기술의 관건인데, 이게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입니다.

최근에 새로운 방식을 써서 국제 학술지 네이처지에도 게재가 되는데요.

왼쪽이 다른 나라 방식인데, 파란색 경계가 불안정해서 열이 새어나가지만, 오른쪽 우리나라가 최근에 개발한 FIRE 모드 방식은 아주 안정적입니다.

이것 덕분에 1억℃ 이상의 온도 30초 이상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요.

지금 보고 계신 영상이 실제 1억℃의 플라스마가 형성되고 있는 건데요,

과학자들은 약 300초까지만 버티면 나타날 수 있는 모든 현상을 제어할 수 있다는 증거고 계속 운전이 가능해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앵커]

그럼 이번에 미국에서 성공한 방식은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것과 어떻게 다른 거죠?

[답변]

이번에 미국에서 ‘토카막 전략’이 아니라 레이저를 쏴서 온도를 높이는 전략을 썼어요.

쉽게 설명하자면, 192개의 레이저를 아주 작은 점에 동시에 발사해 그 점에 농축해놓은 수소원자들이 뜨거운 열로 핵융합에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방식이에요.

이 방식은 레이저 투입 에너지 대비 실제로 뽑아낸 에너지가 150% 정도 됩니다.

하지만 여기엔 아직 한계가 있어요.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레이저를 만들기 위해 투입된 에너지, 그리고 레이저를 쏘는 에너지 등 즉, 초기 전체 투입한 에너지 대비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은 건 아니에요.

그리고 이 방식의 단점은 지속이 불가능해요.

레이저를 계속 쏴야 하는데 계속 쏠 출력이 없어서 일시적으로만 띄엄띄엄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도 역사상 최초로 핵융합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 준 기념비적인 사건이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 곳곳엔 유한한 에너지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빼앗기 위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무한한 에너지인 수소를 이용한 핵융합 기술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가 더 이상 죄 없는 민간인을 학살하는 만행은 사라지고, 조금 더 나은 지구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기술의 최전선에 우리나라 과학자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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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12-22 20:20:30
    뉴스7(대전)
[앵커]

어려운 과학기사를 쉽게 풀어보는 ‘과학기사를 부탁해‘ 과.기.부 순섭니다.

오늘은 과학커뮤니케이터 ‘엑소’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이선호 님과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과학 기사 가져오셨습니까?

[답변]

최근 미국이 핵융합 발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엄청난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국에서 성공한 핵융합의 의미와 우리나라는 핵융합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드리려고 나왔습니다.

[앵커]

내용 들어가기 전에, 핵융합 기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답변]

핵융합 기술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수소 같은 가벼운 원자들이 서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감소된 질량만큼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건데요,

이런 핵 융합을 위해선 원자핵끼리 서로 합체를 해야 하는데 원자핵에는 (+)전하를 띄는 양성자가 있어요.

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운 것처럼 같은 전하끼리는 서로 밀어내는 성질이 있잖아요?

원자핵들도 같은 (+)전하를 띄기 때문에 서로를 엄청나게 밀어냅니다.

결국 이런 원자핵을 억지로 합체시켜주기 위해선 엄청난 고온과 고압이 있어야 합니다.

필요한 고온 고압을 주게 되면 양성자들이 서로 밀어내는 반발력보다 더 큰 힘으로 서로를 향해 가까워지는데요.

신기한 점이 일정거리 이상 가까워지면 반발력은 사라지고 오히려 서로 화해하듯이 착! 하고 달라붙어요.

이렇게 원자핵이 일정거리 이상 가까워지면 착 달라붙게끔 도와주는 힘을 ‘강한 핵력’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핵융합에 성공하면 질량결손이 생기고 그 결손된 질량만큼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나와 그걸 통해 터빈을 돌려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거죠.

사실 태양 같은 경우는 워낙 중력이 크다 보니까 충분한 압력이 있어서, 1000만℃ 정도의 온도만 되어도 핵들이 융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구에서는 그 정도의 중력이 없다보니 부족한 압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온도를 엄청나게 높이는 방법을 택해야 했는데요.

그래서 지구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최소 1억℃의온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앵커]

꿈의 에너지라고 불리는 '핵융합 기술'.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맞습니다.

전 세계가 연구 중인 핵융합 방식에는 대표적으로 2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토카막 방식’과 ‘레이저 방식’입니다.

우리나라는 ‘토카막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 1위의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어요.

‘토카막 방식’의 원리는 쉽게 생각해서 저기 도넛 같은 통 모양 안에 수소원자를 넣고 엄청나게 돌려요.

그럼 회전하는 수소원자끼리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1억℃의 플라스마 상태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우주에서도 1억℃를 버티는 금속은 없거든요?

핵융합 금속 장치가 녹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토카막 장치는 자기장으로 공중에 띄우는 전략, 즉, 1억℃의 플라즈마를 금속 내벽에 안 닿게 공중에 띄워버려요.

마치 공중에 둥둥 떠있는 뜨거운 도넛처럼요.

그런데 이렇게 공중에 띄어놔도 이 플라스마에서 열이 새어나와서 내부 금속에 조금씩 손상을 가한다고 해요.

열이 안 새어 나오게 자기장을 예쁘게 걸어서 잘 막는 것이 핵융합 기술의 관건인데, 이게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입니다.

최근에 새로운 방식을 써서 국제 학술지 네이처지에도 게재가 되는데요.

왼쪽이 다른 나라 방식인데, 파란색 경계가 불안정해서 열이 새어나가지만, 오른쪽 우리나라가 최근에 개발한 FIRE 모드 방식은 아주 안정적입니다.

이것 덕분에 1억℃ 이상의 온도 30초 이상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요.

지금 보고 계신 영상이 실제 1억℃의 플라스마가 형성되고 있는 건데요,

과학자들은 약 300초까지만 버티면 나타날 수 있는 모든 현상을 제어할 수 있다는 증거고 계속 운전이 가능해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앵커]

그럼 이번에 미국에서 성공한 방식은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것과 어떻게 다른 거죠?

[답변]

이번에 미국에서 ‘토카막 전략’이 아니라 레이저를 쏴서 온도를 높이는 전략을 썼어요.

쉽게 설명하자면, 192개의 레이저를 아주 작은 점에 동시에 발사해 그 점에 농축해놓은 수소원자들이 뜨거운 열로 핵융합에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방식이에요.

이 방식은 레이저 투입 에너지 대비 실제로 뽑아낸 에너지가 150% 정도 됩니다.

하지만 여기엔 아직 한계가 있어요.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레이저를 만들기 위해 투입된 에너지, 그리고 레이저를 쏘는 에너지 등 즉, 초기 전체 투입한 에너지 대비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은 건 아니에요.

그리고 이 방식의 단점은 지속이 불가능해요.

레이저를 계속 쏴야 하는데 계속 쏠 출력이 없어서 일시적으로만 띄엄띄엄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도 역사상 최초로 핵융합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 준 기념비적인 사건이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 곳곳엔 유한한 에너지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빼앗기 위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무한한 에너지인 수소를 이용한 핵융합 기술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가 더 이상 죄 없는 민간인을 학살하는 만행은 사라지고, 조금 더 나은 지구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기술의 최전선에 우리나라 과학자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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