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대본집을 굿즈처럼’…3040은 자기계발서·5060은 문학

입력 2022.12.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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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서점에서 연간 도서 판매 현황을 나이대로 살펴보면, 일정한 경향성이 드러난다고 합니다. 나이대에 따라 선호하는 책의 분야가 다르다는 뜻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올 한 해 베스트셀러 트렌드를 나이대로 살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20대 사이의 인기에 힘입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대본집20대 사이의 인기에 힘입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대본집

■대본집을 '굿즈'처럼 소장하는 2030

올해 서점가에서 확연하게 눈에 띄는 흐름 가운데 하나는 대본집의 인기입니다. 특히 2030 독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집이나 원작 도서를 굿즈처럼 소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예스24가 집계해 봤더니, 올해 출간된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는 78종으로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많이 발간됐습니다. 판매량도 해마다 꾸준히 늘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판매 성장률이 139%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2030 독자들의 구매 비율이 58%가 넘습니다.

20대가 구매한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 베스트셀러 1위는 'n차 관람' 열풍을 보여준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 <헤어질 결심 각본>이 차지했습니다. 유행어로 등극한 명대사는 물론 영화에서는 삭제된 장면들까지 만날 수 있는 <헤어질 결심 각본>은 2022년 종합 베스트셀러 19위에 오르기도 했죠.

올해 초 방영된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대본집인 <그해 우리는 2>, <그해 우리는 1>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고, 웹드라마 '시맨틱 에러'의 <시맨틱 에러 포토에세이>와 <시맨틱 에러 대본집>이 나란히 4위와 5위를 차지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으로 꼽히며 개봉 후 입소문으로 역주행 중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원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6위를 기록했습니다.


30대가 구매한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 베스트셀러 1위 역시 <헤어질 결심 각본>이었습니다. 2위와 3위는 20대와는 다소 차이를 보여, <파친코 1, 2>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예스24는 올해 각본집이나 원작 도서의 인기 트렌드에는 팬덤 문화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영화도 다양한 영화관을 비교해 관람하거나 여러 번 보면서 미장센을 찾는 것처럼 대사를 활자로 읽으며 영화의 여운을 즐기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는 겁니다.

■자기계발서 찾는 3040

고금리·고물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재테크 도서 대신 자기계발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올해 독서시장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지난해 역성장했던 자기계발 분야는 올해 6.0%의 성장률로 반등했다고 합니다. 특히 경제 활동의 주축을 이루는 3040세대는 자력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체득하고 성공의 개념과 원리를 탐구할 수 있는 도서를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30대를 중심으로 자기계발서 탐독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예스24가 도서 전체 분야를 대상으로 나이대별 구매 비중을 분석해보니, 30대가 16.7%로 3위에 올랐는데, 자기계발 분야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에서는 25.81%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3040세대의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3040세대의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2022년 종합 베스트셀러 2위인 <역행자>는 3040세대가 가장 많이 읽은 자기계발서입니다. 지난 5월에 출간된 <역행자>는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인생 공략법이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7월 1주차부터 11월 4주차까지 22주 연속 자기계발 분야 1위에 올랐습니다.

■ 역사 소설 읽는 5060

경제 성장 제일주의를 부르짖던 시대에 태어난 5060세대는 급속한 사회변화를 겪은 우리나라 성장의 주역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현대사를 다룬 소설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감성에 젖을 수 있어 올해 소설, 시, 희곡 등 문학을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060세대 소설/시/희곡 베스트셀러5060세대 소설/시/희곡 베스트셀러

안중근의 마지막 날들을 다룬 김훈 작가의 소설
<하얼빈>은 5060세대가 구매한 소설/시/희곡 도서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습니다. 역사를 소재로 특유의 선 굵은 문체를 보여주며 오랜 시간 남성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 온 김훈 작가의 <하얼빈>은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6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 후 그를 추억하며 해방 이후 70년간의 현대사를 선 굵은 서사로 표현한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중장년 남성층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5060세대가 구매한 소설/시/희곡 도서 베스트셀러 4위를 차지했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 모두에게 도서로 전하는 '위로'

시대가 요구하는 독서의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는 여러 가지로 '위로'가 필요한 일들이 많았죠. 그래서인지 '위로'를 건네는 책들이 나이대와 관계없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불편한 편의점>을 비롯해 17위를 차지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모두 위로형 도서로, 일상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정한 시선으로 그렸다. 같은 맥락에서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역시 50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22년 ‘위로’를 키워드로 한 베스트셀러2022년 ‘위로’를 키워드로 한 베스트셀러

평소 책을 가까이하는 덕분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읽을 만한 책 좀 추천해줘봐요!" 그럼 저는 가장 먼저 이렇게 묻죠. "1년에 책을 몇 권이나 읽으시나요?" 책 추천을 부탁하는 분들의 공통점은 1년에 읽는 책이 몇 권 안 된다는 겁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그런 질문을 할 이유가 없죠.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답해줍니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부족한 것, 절실한 것을 채워줄 수 있는 독서를 하세요."라고요. 자발적인 필요나 쓸모가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독서는 굉장히 고통스러운 노동에 그칠 우려가 큽니다. 가뜩이나 힘든 일상에 독서에서마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겠죠. 하지만 꼭 필요한 독서는 우리 삶을 살찌우고 윤택하게 하는 데 더없이 큰 도움을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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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대본집을 굿즈처럼’…3040은 자기계발서·5060은 문학
    • 입력 2022-12-23 11:14:34
    취재K
서점에서 연간 도서 판매 현황을 나이대로 살펴보면, 일정한 경향성이 드러난다고 합니다. 나이대에 따라 선호하는 책의 분야가 다르다는 뜻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br /><br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올 한 해 베스트셀러 트렌드를 나이대로 살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br />
20대 사이의 인기에 힘입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대본집
■대본집을 '굿즈'처럼 소장하는 2030

올해 서점가에서 확연하게 눈에 띄는 흐름 가운데 하나는 대본집의 인기입니다. 특히 2030 독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집이나 원작 도서를 굿즈처럼 소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예스24가 집계해 봤더니, 올해 출간된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는 78종으로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많이 발간됐습니다. 판매량도 해마다 꾸준히 늘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판매 성장률이 139%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2030 독자들의 구매 비율이 58%가 넘습니다.

20대가 구매한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 베스트셀러 1위는 'n차 관람' 열풍을 보여준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 <헤어질 결심 각본>이 차지했습니다. 유행어로 등극한 명대사는 물론 영화에서는 삭제된 장면들까지 만날 수 있는 <헤어질 결심 각본>은 2022년 종합 베스트셀러 19위에 오르기도 했죠.

올해 초 방영된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대본집인 <그해 우리는 2>, <그해 우리는 1>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고, 웹드라마 '시맨틱 에러'의 <시맨틱 에러 포토에세이>와 <시맨틱 에러 대본집>이 나란히 4위와 5위를 차지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으로 꼽히며 개봉 후 입소문으로 역주행 중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원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6위를 기록했습니다.


30대가 구매한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 베스트셀러 1위 역시 <헤어질 결심 각본>이었습니다. 2위와 3위는 20대와는 다소 차이를 보여, <파친코 1, 2>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예스24는 올해 각본집이나 원작 도서의 인기 트렌드에는 팬덤 문화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영화도 다양한 영화관을 비교해 관람하거나 여러 번 보면서 미장센을 찾는 것처럼 대사를 활자로 읽으며 영화의 여운을 즐기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는 겁니다.

■자기계발서 찾는 3040

고금리·고물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재테크 도서 대신 자기계발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올해 독서시장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지난해 역성장했던 자기계발 분야는 올해 6.0%의 성장률로 반등했다고 합니다. 특히 경제 활동의 주축을 이루는 3040세대는 자력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체득하고 성공의 개념과 원리를 탐구할 수 있는 도서를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30대를 중심으로 자기계발서 탐독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예스24가 도서 전체 분야를 대상으로 나이대별 구매 비중을 분석해보니, 30대가 16.7%로 3위에 올랐는데, 자기계발 분야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에서는 25.81%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3040세대의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2022년 종합 베스트셀러 2위인 <역행자>는 3040세대가 가장 많이 읽은 자기계발서입니다. 지난 5월에 출간된 <역행자>는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인생 공략법이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7월 1주차부터 11월 4주차까지 22주 연속 자기계발 분야 1위에 올랐습니다.

■ 역사 소설 읽는 5060

경제 성장 제일주의를 부르짖던 시대에 태어난 5060세대는 급속한 사회변화를 겪은 우리나라 성장의 주역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현대사를 다룬 소설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감성에 젖을 수 있어 올해 소설, 시, 희곡 등 문학을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060세대 소설/시/희곡 베스트셀러
안중근의 마지막 날들을 다룬 김훈 작가의 소설
<하얼빈>은 5060세대가 구매한 소설/시/희곡 도서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습니다. 역사를 소재로 특유의 선 굵은 문체를 보여주며 오랜 시간 남성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 온 김훈 작가의 <하얼빈>은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6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 후 그를 추억하며 해방 이후 70년간의 현대사를 선 굵은 서사로 표현한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중장년 남성층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5060세대가 구매한 소설/시/희곡 도서 베스트셀러 4위를 차지했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 모두에게 도서로 전하는 '위로'

시대가 요구하는 독서의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는 여러 가지로 '위로'가 필요한 일들이 많았죠. 그래서인지 '위로'를 건네는 책들이 나이대와 관계없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불편한 편의점>을 비롯해 17위를 차지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모두 위로형 도서로, 일상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정한 시선으로 그렸다. 같은 맥락에서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역시 50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22년 ‘위로’를 키워드로 한 베스트셀러
평소 책을 가까이하는 덕분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읽을 만한 책 좀 추천해줘봐요!" 그럼 저는 가장 먼저 이렇게 묻죠. "1년에 책을 몇 권이나 읽으시나요?" 책 추천을 부탁하는 분들의 공통점은 1년에 읽는 책이 몇 권 안 된다는 겁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그런 질문을 할 이유가 없죠.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답해줍니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부족한 것, 절실한 것을 채워줄 수 있는 독서를 하세요."라고요. 자발적인 필요나 쓸모가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독서는 굉장히 고통스러운 노동에 그칠 우려가 큽니다. 가뜩이나 힘든 일상에 독서에서마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겠죠. 하지만 꼭 필요한 독서는 우리 삶을 살찌우고 윤택하게 하는 데 더없이 큰 도움을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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