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상생노사의 시련

입력 2004.06.11 (08:55) 수정 2004.10.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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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삼 해설위원]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임단협상이 본격화된 각 사업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총파업에는 서울대 병원을 비롯한 전국 100여 개의 국공립병원노조가 동참하고 있습니다. 아직 큰 혼란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조와 병원측은 지난 2달 동안 교섭을 벌여왔으나 의견절충에 실패한데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안도 서로 거부해 파업에 이르게 됐습니다.
주요쟁점은 주5일 근무와 임금인상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 등입니다.
노조측은 토요일을 쉬는 완전한 주 40시간제를 요구하는 반면 병원들은 생명을 다루는 특성상 그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금은 노조측이 10.7% 인상을 요구하지만 병원측은 동결입니다. 비정규직도 없애자, 그럴 수 없다는 입장으로 판이하게 다릅니다.
보건의료노조의 이번 파업은 병원의료계의 첫 산별교섭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올 하투 전반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다른 산별노조들의 투쟁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택시노조와 금속노조는 다음주초 각각 파업찬반투표를 통해 오는 16일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금속산업연맹은 오는 29일 총파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또 공공연맹이 이달 말에 그리고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 등 궤도연대도 다음달 중순 하투에 가세할 계획입니다.
민노총은 올해를 단위노조가 아닌 산별교섭 원년으로 만들겠다면서 강력한 투쟁을 경고해 왔습니다. 주 5일제나 비정규직 등 사회적 요구는 산별교섭을 통해 접점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섭니다.
그러나 재계는 사업장별 여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괄적인 교섭은 어렵고 이중 삼중의 교섭부담 등을 들어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대립은 최근 민노총의 노사정 복귀를 계기로 마련된 이른바 상생의 노사관계 분위기를 급속히 냉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줄파업 사태로 이어져 위기니 아니니 하는 우리의 경제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더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올 노사관계는 풀어야할 중요한 과제들이 어느 해 보다 산적해 있습니다. 총선으로 일정이 지연됐을 뿐입니다. 대화와 타협, 양보...이런 말들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깁니다. 우리는 지금 상생노사를 위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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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상생노사의 시련
    • 입력 2004-06-11 08:48:49
    • 수정2004-10-11 16: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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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삼 해설위원]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임단협상이 본격화된 각 사업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총파업에는 서울대 병원을 비롯한 전국 100여 개의 국공립병원노조가 동참하고 있습니다. 아직 큰 혼란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조와 병원측은 지난 2달 동안 교섭을 벌여왔으나 의견절충에 실패한데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안도 서로 거부해 파업에 이르게 됐습니다. 주요쟁점은 주5일 근무와 임금인상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 등입니다. 노조측은 토요일을 쉬는 완전한 주 40시간제를 요구하는 반면 병원들은 생명을 다루는 특성상 그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금은 노조측이 10.7% 인상을 요구하지만 병원측은 동결입니다. 비정규직도 없애자, 그럴 수 없다는 입장으로 판이하게 다릅니다. 보건의료노조의 이번 파업은 병원의료계의 첫 산별교섭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올 하투 전반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다른 산별노조들의 투쟁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택시노조와 금속노조는 다음주초 각각 파업찬반투표를 통해 오는 16일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금속산업연맹은 오는 29일 총파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또 공공연맹이 이달 말에 그리고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 등 궤도연대도 다음달 중순 하투에 가세할 계획입니다. 민노총은 올해를 단위노조가 아닌 산별교섭 원년으로 만들겠다면서 강력한 투쟁을 경고해 왔습니다. 주 5일제나 비정규직 등 사회적 요구는 산별교섭을 통해 접점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섭니다. 그러나 재계는 사업장별 여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괄적인 교섭은 어렵고 이중 삼중의 교섭부담 등을 들어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대립은 최근 민노총의 노사정 복귀를 계기로 마련된 이른바 상생의 노사관계 분위기를 급속히 냉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줄파업 사태로 이어져 위기니 아니니 하는 우리의 경제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더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올 노사관계는 풀어야할 중요한 과제들이 어느 해 보다 산적해 있습니다. 총선으로 일정이 지연됐을 뿐입니다. 대화와 타협, 양보...이런 말들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깁니다. 우리는 지금 상생노사를 위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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