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구속 영장 발부…“혐의 소명·증거인멸 우려”

[앵커]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의 관할 지자체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됐습니다.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단 게, 법원의 판단인데, 참사 원인 등을 규명 중인 특수본 수사는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김성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참사 전후 부실한 대응을 해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박희영/용산구청장/어제 : "(휴대전화 왜 바꾼 건가요?) ..."]

법원은 3시간 가까운 심문 끝에, 박 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선출직 공무원이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대규모 인파 행사가 예정된 경우 관할 지자체에, 일차적 안전관리 책임이 있단, 특수본의 논리를, 법원이 받아들인 겁니다.

참사 후 휴대전화 교체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특수본은 확인했는데, 이 역시 영장 발부의 이유가 됐습니다.

용산구청의 안전 책임자라고 볼 수 있는 최원준 안전재난 과장도 함께 구속됐습니다.

최 과장의 경우, 참사 당일 사적인 술자리가 있었고, 이후, 참사를 인지한 뒤에도 현장으로 가지 않고 귀가한 정황이 확인돼, '직무 유기' 혐의 역시 있습니다.

특수본은 그동안 여러 기관의 과실이 모여 참사를 키웠다는, 이른바 '공동정범' 논리를 내세워왔는데, 앞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 이어,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청 주요 관계자의 신병까지 확보함에 따라,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소방당국 현장 지휘책임자였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 결과와, 참사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 등을 포함한 중간 수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최재혁/영상편집:황보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