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여론 외면받은 지나친 노조 요구

입력 2004.08.09 (21:5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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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노동계의 하계 임단협 협상이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경제난 속에서 벌어진 이번 노동계의 파업은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득보다 잃은 게 더 많았습니다.
이경호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지하철 노조와 도시철도 노조는 파업 나흘 만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파업 결의에도 불구하고 파업 돌입을 유보하고 임단협을 타결했습니다.
직권중재가 내려졌던 LG칼텍스정유도 보름 동안의 파업 끝에 복귀 여부를 둘러싸고 다소 노사간 갈등을 겪고 있지만 사실상 파업은 끝난 셈입니다.
노동계의 요구가 도를 넘었다는 여론이 우세해진 데다 사측도 단호한 대응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이동응(경총 상무): 지나친 요구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용인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성숙돼 있기 때문에 올해 노사분규는 무난히 해결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노동계는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원인이 정부의 직권중재가 잇따라 내려지면서 노사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수봉(민주노총 대변인): 직권중재가 사측이 교섭을 회피하고 협상을 제외시키는 원인으로 작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노조는 원치 않는 파업을 하게 됐고...
⊙기자: 하지만 그 동안 파업에 우호적이었던 젊은층 위주의 네티즌들조차 파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내는 등 노동계는 그 어느 해보다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노조는 반드시 약자라는 인식이 깨진 셈입니다.
⊙이정식(서울디지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앞으로 노동운동 개념도 이러한 변화된 여건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응을 할 때만이 그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대기업에 비해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이나 노조결성도 하지 못한 영세기업 노동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습니다.
출범시 대화와 협상의 노동운동을 약속했던 민주노총 지도부도 무모한 파업으로 약속을 어기게 돼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습니다.
노동계의 이번 여름투쟁은 파업이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정당한 수단이라고 해도 상식과 여론을 외면할 때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결국 올해 노동계의 여름투쟁은 상처만 남긴 채 끝났고 공무원노조법과 비정규직 보호법안 등 노사간의 산적한 현안은 논의 한번 못한 채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KBS뉴스 이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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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여론 외면받은 지나친 노조 요구
    • 입력 2004-08-09 21:58:06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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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노동계의 하계 임단협 협상이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경제난 속에서 벌어진 이번 노동계의 파업은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득보다 잃은 게 더 많았습니다. 이경호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지하철 노조와 도시철도 노조는 파업 나흘 만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파업 결의에도 불구하고 파업 돌입을 유보하고 임단협을 타결했습니다. 직권중재가 내려졌던 LG칼텍스정유도 보름 동안의 파업 끝에 복귀 여부를 둘러싸고 다소 노사간 갈등을 겪고 있지만 사실상 파업은 끝난 셈입니다. 노동계의 요구가 도를 넘었다는 여론이 우세해진 데다 사측도 단호한 대응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이동응(경총 상무): 지나친 요구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용인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성숙돼 있기 때문에 올해 노사분규는 무난히 해결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노동계는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원인이 정부의 직권중재가 잇따라 내려지면서 노사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수봉(민주노총 대변인): 직권중재가 사측이 교섭을 회피하고 협상을 제외시키는 원인으로 작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노조는 원치 않는 파업을 하게 됐고... ⊙기자: 하지만 그 동안 파업에 우호적이었던 젊은층 위주의 네티즌들조차 파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내는 등 노동계는 그 어느 해보다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노조는 반드시 약자라는 인식이 깨진 셈입니다. ⊙이정식(서울디지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앞으로 노동운동 개념도 이러한 변화된 여건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응을 할 때만이 그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대기업에 비해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이나 노조결성도 하지 못한 영세기업 노동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습니다. 출범시 대화와 협상의 노동운동을 약속했던 민주노총 지도부도 무모한 파업으로 약속을 어기게 돼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습니다. 노동계의 이번 여름투쟁은 파업이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정당한 수단이라고 해도 상식과 여론을 외면할 때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결국 올해 노동계의 여름투쟁은 상처만 남긴 채 끝났고 공무원노조법과 비정규직 보호법안 등 노사간의 산적한 현안은 논의 한번 못한 채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KBS뉴스 이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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