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유지비·화재…한파에 드러난 전기차 3대 민낯

입력 2022.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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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한파 속 전기차, 美서 충전 불능 논란
영하 되면 운행 거리 최대 30%↓
전기요금 급등, 만만치 않은 유지비
'안 꺼지는' 화재 이슈도 시장 악재


■"영하 7도에 충전 안 됐다."… 테슬라 논란

일론 머스크의 좌충우돌식 행보 속에 '테슬라 신드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요 판매 시장인 중국에서 갑자기 생산량을 줄인 테슬라는 미국에서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할인 판매까지 들어갔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주가가 시가총액 3분의 1토막으로 쪼그라들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최근 미국에 몰아친 기록적인 한파 속에 터진 테슬라 충전 관련 이슈입니다.

테슬라S 모델 자료사진(출처:게티이미지/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테슬라S 모델 자료사진(출처:게티이미지/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핵심은 "테슬라, 한파에 충전이 안 돼 크리마스이브 망쳤다"는 논란입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라디오 진행자 도미닉 나티가 24일 SNS에 올린 내용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나티는 "섭씨 영하 7도였던 23일, 자신의 테슬라S를 급속 충전에 연결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이동을 하지 못해 크리스마스 계획을 취소했어야 했다"고 글에 적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해당 차 한 대의 문제인지, 겨울철 다른 전기차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결함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겨울 추위에 전기차 배터리 성능 '뚝', 시동 불량까지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있습니다. 아무리 배터리 충전을 확실히 해도 기온이 내려가면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국내외 주요 전기 차량의 저온에서의 최대 가능 운행 거리는 상온일 때보다 20~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운 날 스마트폰 배터리가 밖에서 빨리 닳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이런 짧아진 최대 주행 거리는 히터를 틀게 되면 더 줄어들게 됩니다. 엔진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더운 바람을 만드는 내연 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를 돌려 히터를 가동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겨울을 처음 겪는 일부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는 "운행 거리가 줄어들어 지방 가기가 겁난다." "혹시 중간에 차가 설까 봐 히터도 제대로 못 튼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충전비>주유비' 역전현상까지

전기차의 최대 장점 중 하나였던 '값싼 연료비 공식'도 일부 지역에서는 깨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전기요금이 급등한 유럽에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독일에서 테슬라 충전비용이 동급인 내연기관 차량의 기름값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높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전기차의 초기 차량 구입 가격까지 생각한다면 경제성에서 경쟁력이 확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독일 100마일(약 160km) 운행 비용>
*테슬라 모델3: 18.46유로
*혼다 시빅4도어: 18.32유로
-출처: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이런 충전비 역전 현상은 남의 나라의 이야기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한전의 적자 여파로 국내 전기요금도 다시 급등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한전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43%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보고해놓은 상태입니다.

■"한 번 붙으면 안 꺼진다"…여전히 꺼지지 않은 화재 이슈

여기에 잊을만하면 터지는 전기차 화재는 또 다른 악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배터리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웬만하면 안 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6일 전기승합차 화재 사고. 완전 진화에 9시간이 걸렸다.26일 전기승합차 화재 사고. 완전 진화에 9시간이 걸렸다.

26일 새벽에도 서울 강북구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서 불이 났고, 완전히 불을 끄기까지는 총 9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내연기관 차량도 불이 난다지만 진압 가능성과 시간 측면에서는 전기차는 여전히 해결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독 추운 올 겨울, 안전하게 보내려면

추워지면 전기차는 물론 일반 내연기관차도 각종 고장이 늘어나는 '동상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고장이나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겨울철 차량 관리>
①전기차 배터리·경유차 연료필터·휘발유차 부동액 주의
②되도록 지하주차장 이용, 야외 주차 시 벽쪽이나 동쪽 향해 주차
③터널 근처·해안도로·교량 위 얼음길 사고 주의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한파 속 자동차 고장의 주원인은 배터리와 냉각수 과열 때문인 경우가 많아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질 경우 엔진과 배터리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구성:박수연 / 인포그래픽: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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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전·유지비·화재…한파에 드러난 전기차 3대 민낯
    • 입력 2022-12-29 06:00:19
    취재K
한파 속 전기차, 美서 충전 불능 논란<br />영하 되면 운행 거리 최대 30%↓<br />전기요금 급등, 만만치 않은 유지비<br />'안 꺼지는' 화재 이슈도 시장 악재

■"영하 7도에 충전 안 됐다."… 테슬라 논란

일론 머스크의 좌충우돌식 행보 속에 '테슬라 신드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요 판매 시장인 중국에서 갑자기 생산량을 줄인 테슬라는 미국에서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할인 판매까지 들어갔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주가가 시가총액 3분의 1토막으로 쪼그라들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최근 미국에 몰아친 기록적인 한파 속에 터진 테슬라 충전 관련 이슈입니다.

테슬라S 모델 자료사진(출처:게티이미지/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핵심은 "테슬라, 한파에 충전이 안 돼 크리마스이브 망쳤다"는 논란입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라디오 진행자 도미닉 나티가 24일 SNS에 올린 내용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나티는 "섭씨 영하 7도였던 23일, 자신의 테슬라S를 급속 충전에 연결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이동을 하지 못해 크리스마스 계획을 취소했어야 했다"고 글에 적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해당 차 한 대의 문제인지, 겨울철 다른 전기차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결함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겨울 추위에 전기차 배터리 성능 '뚝', 시동 불량까지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있습니다. 아무리 배터리 충전을 확실히 해도 기온이 내려가면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국내외 주요 전기 차량의 저온에서의 최대 가능 운행 거리는 상온일 때보다 20~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운 날 스마트폰 배터리가 밖에서 빨리 닳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이런 짧아진 최대 주행 거리는 히터를 틀게 되면 더 줄어들게 됩니다. 엔진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더운 바람을 만드는 내연 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를 돌려 히터를 가동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겨울을 처음 겪는 일부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는 "운행 거리가 줄어들어 지방 가기가 겁난다." "혹시 중간에 차가 설까 봐 히터도 제대로 못 튼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충전비>주유비' 역전현상까지

전기차의 최대 장점 중 하나였던 '값싼 연료비 공식'도 일부 지역에서는 깨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전기요금이 급등한 유럽에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독일에서 테슬라 충전비용이 동급인 내연기관 차량의 기름값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높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전기차의 초기 차량 구입 가격까지 생각한다면 경제성에서 경쟁력이 확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독일 100마일(약 160km) 운행 비용>
*테슬라 모델3: 18.46유로
*혼다 시빅4도어: 18.32유로
-출처: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이런 충전비 역전 현상은 남의 나라의 이야기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한전의 적자 여파로 국내 전기요금도 다시 급등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한전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43%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보고해놓은 상태입니다.

■"한 번 붙으면 안 꺼진다"…여전히 꺼지지 않은 화재 이슈

여기에 잊을만하면 터지는 전기차 화재는 또 다른 악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배터리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웬만하면 안 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6일 전기승합차 화재 사고. 완전 진화에 9시간이 걸렸다.
26일 새벽에도 서울 강북구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서 불이 났고, 완전히 불을 끄기까지는 총 9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내연기관 차량도 불이 난다지만 진압 가능성과 시간 측면에서는 전기차는 여전히 해결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독 추운 올 겨울, 안전하게 보내려면

추워지면 전기차는 물론 일반 내연기관차도 각종 고장이 늘어나는 '동상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고장이나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겨울철 차량 관리>
①전기차 배터리·경유차 연료필터·휘발유차 부동액 주의
②되도록 지하주차장 이용, 야외 주차 시 벽쪽이나 동쪽 향해 주차
③터널 근처·해안도로·교량 위 얼음길 사고 주의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한파 속 자동차 고장의 주원인은 배터리와 냉각수 과열 때문인 경우가 많아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질 경우 엔진과 배터리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구성:박수연 / 인포그래픽: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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