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예정지 축제분위기

입력 2004.08.11 (22:0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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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행정수도 입지가 확정, 발표된 오늘 현지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정작 연기, 공주지역 주민들은 착잡하고 걱정스런 표정이었지만 주변지역은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신행정수도를 축하하는 대형 에드벌룬이 내걸린 공주시내.
그러나 신행정수도의 중심지가 될 연기군 남면에는 결사반대라는 또 다른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마을 어귀에 모여 앞날을 걱정하는 주민들은 속이 다 탈 지경입니다.
특히 600여 년간 집성촌을 일구며 살아온 부안 임씨일가는 최근 수도이전위헌소원까지 냈습니다.
⊙임헌상(충남 연기군 남면): 땅을 내놓고서 나갈 때 우리가 뭘 먹고 살겠습니까?
⊙기자: 주변 산이 다 선산이라는 주민들은 당장 조상묘 3만기를 어떻게 하냐며 하소연입니다.
⊙임헌인(충남 연기군 남면): 선산이 다 이렇게 있는데 어디로 나가, 나가란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죽어도 못 나간다는 말이지.
⊙기자: 신행정수도를 반대하지는 않더라도 보상가가 낮을 경우 땅값이 비싼 외지로 나가 살 수 있을까도 큰 걱정입니다.
⊙송재왕(충남 연기군 남면): 뭘 다른 걸 할 수 있는 걸 찾아준다든지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축산을 하는데 나가서 뭘 해 먹고 살겠어요?
그 사람이 사업을 하겠어, 뭘하겠어요...
⊙기자: 그러나 같은 연기군이면서도 신행정수도 최종입지 경계선에 놓여 있는 이곳 금남면 용포리의 주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분위기입니다.
아직 신행정수도지역에 들어갈지 제외될지 결정이 안 됐기 때문입니다.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리던 재래시장 상인들은 혹시나 하며 내심 들떠 있습니다.
⊙성현모(충남 연기군 금남면): 행여나, 하는 마음이죠, 뭐...
행정수도라도 되면 활성화라도 되려나...
⊙기자: 주민들과 달리 오히려 신난 것은 보상과 투기를 노리는 외지 사람들입니다.
연기군 남면사무소, 아직 정리도 못한 전입자 신고카드가 쌓여 있습니다.
대부분 이곳에 연고라고는 없는 사람들입니다.
⊙면사무소 직원: 올 들어 9백 명쯤 늘었죠.
최근 몇 년은 계속 인구가 줄었었는데...
⊙기자: 연말부터 한두 개씩 늘어난 부동산중개업소는 한집 건너 한집꼴이 됐습니다.
특히 신행정수도 입지 인근의 조치원에는 아파트 분양 현장에 떴다방 등 투기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연기군이 지난달 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최근 거래가 크게 줄기는 했지만 이미 땅값은 오를 만큼 올랐습니다.
⊙손광호(부동산 회사 사장): 3, 4배 오른 데도 있어요.
3, 4배 오른 지역도 있고 농촌지역은 약 한 100% 정도 올랐다고 봐야 돼요.
⊙기자: 신행정수도 이전까지는 산 넘어 산, 그러나 연기, 공주 주민들에게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이미 큰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KBS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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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행정수도 예정지 축제분위기
    • 입력 2004-08-11 21:59:06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신행정수도 입지가 확정, 발표된 오늘 현지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정작 연기, 공주지역 주민들은 착잡하고 걱정스런 표정이었지만 주변지역은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신행정수도를 축하하는 대형 에드벌룬이 내걸린 공주시내. 그러나 신행정수도의 중심지가 될 연기군 남면에는 결사반대라는 또 다른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마을 어귀에 모여 앞날을 걱정하는 주민들은 속이 다 탈 지경입니다. 특히 600여 년간 집성촌을 일구며 살아온 부안 임씨일가는 최근 수도이전위헌소원까지 냈습니다. ⊙임헌상(충남 연기군 남면): 땅을 내놓고서 나갈 때 우리가 뭘 먹고 살겠습니까? ⊙기자: 주변 산이 다 선산이라는 주민들은 당장 조상묘 3만기를 어떻게 하냐며 하소연입니다. ⊙임헌인(충남 연기군 남면): 선산이 다 이렇게 있는데 어디로 나가, 나가란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죽어도 못 나간다는 말이지. ⊙기자: 신행정수도를 반대하지는 않더라도 보상가가 낮을 경우 땅값이 비싼 외지로 나가 살 수 있을까도 큰 걱정입니다. ⊙송재왕(충남 연기군 남면): 뭘 다른 걸 할 수 있는 걸 찾아준다든지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축산을 하는데 나가서 뭘 해 먹고 살겠어요? 그 사람이 사업을 하겠어, 뭘하겠어요... ⊙기자: 그러나 같은 연기군이면서도 신행정수도 최종입지 경계선에 놓여 있는 이곳 금남면 용포리의 주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분위기입니다. 아직 신행정수도지역에 들어갈지 제외될지 결정이 안 됐기 때문입니다.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리던 재래시장 상인들은 혹시나 하며 내심 들떠 있습니다. ⊙성현모(충남 연기군 금남면): 행여나, 하는 마음이죠, 뭐... 행정수도라도 되면 활성화라도 되려나... ⊙기자: 주민들과 달리 오히려 신난 것은 보상과 투기를 노리는 외지 사람들입니다. 연기군 남면사무소, 아직 정리도 못한 전입자 신고카드가 쌓여 있습니다. 대부분 이곳에 연고라고는 없는 사람들입니다. ⊙면사무소 직원: 올 들어 9백 명쯤 늘었죠. 최근 몇 년은 계속 인구가 줄었었는데... ⊙기자: 연말부터 한두 개씩 늘어난 부동산중개업소는 한집 건너 한집꼴이 됐습니다. 특히 신행정수도 입지 인근의 조치원에는 아파트 분양 현장에 떴다방 등 투기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연기군이 지난달 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최근 거래가 크게 줄기는 했지만 이미 땅값은 오를 만큼 올랐습니다. ⊙손광호(부동산 회사 사장): 3, 4배 오른 데도 있어요. 3, 4배 오른 지역도 있고 농촌지역은 약 한 100% 정도 올랐다고 봐야 돼요. ⊙기자: 신행정수도 이전까지는 산 넘어 산, 그러나 연기, 공주 주민들에게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이미 큰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KBS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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