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감사로 친환경 농업 흔들

입력 2004.08.20 (21:59)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화학비료 대신 축산분뇨를 쓰는 친환경 농업사업이 감사원 감사결과로 인해서 중단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기준치가 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이유인데, 농민들과 전문가들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감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학비료 대신 축산분뇨를 발효시킨 액체비료로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는 이 마을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최근 감사원이 일부 액체비료에서 기준치가 넘는 구리와 아연이 검출됐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김한경(농민):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감사원이 발표를 해 버리니까 우리 친환경농법을 하고 있는 우리 농가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
다시 화학비료를 뿌려서 농사지으라는 얘기입니까?
⊙기자: 구리와 아연은 농작물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환경부가 규정한 토양오염물질로 분류됐다는 게 감사원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감사원의 발표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합니다.
구리와 아연은 중금속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저장탱크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됩니다.
⊙최동윤(농진청 축산기술연구소 연구사): 검사 결과 구리와 아연이 상층부보다 하층부에서 다섯 배 내지 최대 10배까지 많이 검출이 됐습니다.
⊙기자: 때문에 제대로 된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액체를 완전히 뒤섞어야 하는데 감사원은 밑바닥의 샘플만 채취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 공기를 불어 넣어 순환시켜야 하는데 그게 어려웠어요.
⊙기자: 그곳에서 샘플 채취했나요?
⊙감사원 관계자: 네.
⊙기자: 축산분뇨는 또 6개월 정도 저장탱크에서 완전히 발효돼야 액체 비료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사원은 발효도 안 된 축산분뇨에서 샘플을 채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중근(농민): 이것은 아직 발효가 안 되고 저장하는 중입니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그분은 그것은 상관없다, 그냥 분뇨 속에 있는 성분을 조사하기 위한 거다...
⊙기자: 그러나 전문가들은 발효과정을 거친 중금속과 그렇지 못한 중금속은 분명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맹원재(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종신 회원): 미생물의 발효에 의해서 유기체로 전환되면 독성이 훨씬 줄어들고 또 논밭에 뿌려서 식물이 활용할 때도 더욱 안전하게 됩니다.
⊙기자: 감사원은 또 토양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중금속 기준치를 물 1kg에 구리는 30mg, 아연은 99mg으로 잡았습니다.
⊙이명주(상지대 환경공학과 교수): 구리 농도가 적은 지역도 있고 또 아연 농도가 많은 지역도 있고 그래서 그 토양에 있어서의 영양염류, 그 농도에 맞게 비료가 공급돼야지...
⊙기자: 실제로 독일에서는 구리와 아연의 기준치를 토양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농림부는 올해 설치하려던 이와 같은 액비저장소 800개 가운데 이와 같은 500개에 대해서는 사업추진을 유보했습니다.
감사원의 졸속감사로 이미 국고 130억원이 투입된 친환경 농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대홍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졸속 감사로 친환경 농업 흔들
    • 입력 2004-08-20 21:57:36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화학비료 대신 축산분뇨를 쓰는 친환경 농업사업이 감사원 감사결과로 인해서 중단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기준치가 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이유인데, 농민들과 전문가들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감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학비료 대신 축산분뇨를 발효시킨 액체비료로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는 이 마을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최근 감사원이 일부 액체비료에서 기준치가 넘는 구리와 아연이 검출됐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김한경(농민):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감사원이 발표를 해 버리니까 우리 친환경농법을 하고 있는 우리 농가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 다시 화학비료를 뿌려서 농사지으라는 얘기입니까? ⊙기자: 구리와 아연은 농작물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환경부가 규정한 토양오염물질로 분류됐다는 게 감사원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감사원의 발표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합니다. 구리와 아연은 중금속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저장탱크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됩니다. ⊙최동윤(농진청 축산기술연구소 연구사): 검사 결과 구리와 아연이 상층부보다 하층부에서 다섯 배 내지 최대 10배까지 많이 검출이 됐습니다. ⊙기자: 때문에 제대로 된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액체를 완전히 뒤섞어야 하는데 감사원은 밑바닥의 샘플만 채취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 공기를 불어 넣어 순환시켜야 하는데 그게 어려웠어요. ⊙기자: 그곳에서 샘플 채취했나요? ⊙감사원 관계자: 네. ⊙기자: 축산분뇨는 또 6개월 정도 저장탱크에서 완전히 발효돼야 액체 비료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사원은 발효도 안 된 축산분뇨에서 샘플을 채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중근(농민): 이것은 아직 발효가 안 되고 저장하는 중입니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그분은 그것은 상관없다, 그냥 분뇨 속에 있는 성분을 조사하기 위한 거다... ⊙기자: 그러나 전문가들은 발효과정을 거친 중금속과 그렇지 못한 중금속은 분명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맹원재(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종신 회원): 미생물의 발효에 의해서 유기체로 전환되면 독성이 훨씬 줄어들고 또 논밭에 뿌려서 식물이 활용할 때도 더욱 안전하게 됩니다. ⊙기자: 감사원은 또 토양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중금속 기준치를 물 1kg에 구리는 30mg, 아연은 99mg으로 잡았습니다. ⊙이명주(상지대 환경공학과 교수): 구리 농도가 적은 지역도 있고 또 아연 농도가 많은 지역도 있고 그래서 그 토양에 있어서의 영양염류, 그 농도에 맞게 비료가 공급돼야지... ⊙기자: 실제로 독일에서는 구리와 아연의 기준치를 토양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농림부는 올해 설치하려던 이와 같은 액비저장소 800개 가운데 이와 같은 500개에 대해서는 사업추진을 유보했습니다. 감사원의 졸속감사로 이미 국고 130억원이 투입된 친환경 농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대홍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대선특집페이지 대선특집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