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로봇 강아지를 바라보는 간절한 마음(타산지석 일본④)

입력 2023.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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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기획 창 ‘바겐세일 재팬’ 中에서〉

일본 도쿄의 한 사원, 3살과 5살, 그리고 7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음을 신께 감사드리는 ‘시치고산’ 행사, 출시 3년, 무사히 세 살이 된 아이보를 위해 열렸습니다.

아이보는 카메라로 주인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고 탑재된 AI인공지능기술로 반복 학습 하면서 스스로 진화합니다.

아시카기 나미 소니 스토어
"눈에 붙어 있는 카메라로 100명까지 얼굴 인식도 할 수 있어요. 엉덩이에 부착된 카메라는 집안 구조를 기억하기 때문에 청소 로봇과 마찬가지로 자기 집안 구조를 기억하고 충전대가 어디에 있는지를 기억해서 찾아가요."

아이보를 개발한 소니사는 일본 반도체 부활을 위해 8개 회사가 모여 만든 반도체 연합체, ‘라피더스’의 중심에도 서 있습니다.

이시다 아츠오 소니 AI로보틱스
"현재 소니는 혼다와 함께 전기자동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구조는 아이보와 같아요.
아이보로 축적한 경험 또는 기술이 전기자동차에서도 활용될 수 있어요. 소니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통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에요."

지난달 초, 도쿄 국제 전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공작기계 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최첨단 제조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테마로 기획, 전시된 이 행사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건 단연 로봇입니다.

제조업 강국인 일본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수요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며, 지금도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인간과 작업장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동 로봇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오가와 켄이치 일본 산업용 로봇업체 관계자
"협동로봇은 힘 센서, 같은 것을 내장한 로봇이므로 제조현장이나 사람을 고용하려고 해도 고용하기 힘든 곳에서 이 로봇, 특히 협동 로봇을 사용하면 사람이 없어도 자동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잃어버린 30년이란 그림자가 이어지면서 일본은 침체를 돌파할 동력을 찾아 전력을 쏟고 있는 중입니다.

설성수 한남대 명예교수
"산업이라고 하는 게 산업 자체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앞에서 보면은 과학기술이 지원을 해줘야 하고요. 뒤부분에서 보면은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식이나 사회제도가 받쳐줘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을 놓고 보면은 1970년대 80년대 유용했던 산업화적인 패러다임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대단히 강점이 있는데 소위 지식사회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나 제도,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지원이 약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아베 유아 일본 헤드헌터 업체 직원
"주위에 사회생활하는 동료들을 보면 출세욕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위로 올라가지 못하니까요."

NHK의 설문조사 결과 일본의 이삼십대는 앞으로 부모 세대보다 잘 살기 어렵다며 미래를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성공에 대한 조사에서도 80%가까운 일본의 20대는 “출세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요시미 슌야 도쿄대교수
"간단하게 말하겠습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40년이 될거예요. 잃어버린 50년이 될거예요.
앞으로 10년이나 15년으로는 일본의 쇠퇴가 끝나지 않을거예요. 지금 20대, 30대가 사회의
주류가 되었을 때 그때의 일본은 지금의 일본과는 다르게 바뀌어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대한민국 우리는 어떨까? 우리의 젊은 층, MZ 세대들은 중장년층보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며 일본의 젊은 층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종호 박사 국회 미래연구원 삶의질센터장
"우리나라의 특징을 보면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미래에 대해 훨씬 더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 사회보장 등이 잘되어 있어서 노년층의 행복감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의 노년층은 빈곤, 소외 등으로 인해서 행복감이 낮은 것 또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따라올 수 있는 비관론을 주의해야 하지만 우리의 MZ는 다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학자들의 의견입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한국은) 기성세대와 새로운 젊은 세대가 배턴터치를 하면서 우리 경제를 선진국 경제로 끌어오게된 것입니다. 이 속에서 기성세대는 추격의 성공에 대한 자부심,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자부심으로 충만되어 있고 미래 세대는 세계화의 기적 속에서 일본을 추월하는 그런 자부심, 자신감,
그리고 선진경제를 더욱더 튼튼히 하는 그런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미래를 불안하게 보는 일본인들의 부정적 시각, 비관론이 회생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는 원인이었단 분석도 있습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갑자기 버블이 붕괴되는 과정 속에서 저성장 다음에 안정 성장이 온다고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저성장 다음에는 제로성장이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 거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이것이 소위 경제비관론이었고 잃어버린 10년으로 명명한 근본적인 이유였습니다. 이처럼 경제비관론에 빠져들고 전 국민이 이것을 비관론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자 경제 심리는 얼어붙었고 이 속에서 디플레이션 악순환 속에 급격히 빠져들어갔던 것입니다.

고도성장은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속도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때 저성장을 추락이 아닌
성숙 경제로 나아가는 새로운 진입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신태균 전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
"사회는 일반적으로 성장, 성취, 성숙의 단계로 이동합니다. 사회가 이동하려면 키워드가 변화해야 합니다. 지난 성장, 성취사회가 양과 질의 사회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성숙사회의 키워드는 '격'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대한민국 사회가 이제 양과 질의 차원을 떠나서 '격'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대한민국도 일본처럼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70년대, 경제 규모가 작았던 당시의 10% 성장과 지금 거대한 손으로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2%의 경제 성장을 똑같이 비교해 좌절하는 것은 의미 없는 비관론만 부추긴다는 겁니다.

와타나베 히로시 국제통화연구소 이사장
"1970부터 1990년대의 일본은 성취감을 느꼈어요. 만족을 했었죠.. 높이 올라가게 되자 더 이상 그런 갈망이 없어졌어요. 최근 한국의 평균 소득이 일본을 따라가고 있는데요. 한국에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우린 일본을 넘어섰다, 우린 성공했다’ 생각하면 앞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2050, 2060년을 새로운 목표로 두고 중장기적인 성공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해요."

#일본 #잃어버린30년 #바겐세일재팬 #TSMC반도체 #라피더스 #Rapidus #2나노 #한일평균임금 #1인당명목GDP #소니아이보 #japan #日本

방송일시: KBS 1TV 2022.12.27. 밤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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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2 08:00:41
    세계는 지금
▲ 〈시사기획 창 ‘바겐세일 재팬’ 中에서〉

일본 도쿄의 한 사원, 3살과 5살, 그리고 7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음을 신께 감사드리는 ‘시치고산’ 행사, 출시 3년, 무사히 세 살이 된 아이보를 위해 열렸습니다.

아이보는 카메라로 주인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고 탑재된 AI인공지능기술로 반복 학습 하면서 스스로 진화합니다.

아시카기 나미 소니 스토어
"눈에 붙어 있는 카메라로 100명까지 얼굴 인식도 할 수 있어요. 엉덩이에 부착된 카메라는 집안 구조를 기억하기 때문에 청소 로봇과 마찬가지로 자기 집안 구조를 기억하고 충전대가 어디에 있는지를 기억해서 찾아가요."

아이보를 개발한 소니사는 일본 반도체 부활을 위해 8개 회사가 모여 만든 반도체 연합체, ‘라피더스’의 중심에도 서 있습니다.

이시다 아츠오 소니 AI로보틱스
"현재 소니는 혼다와 함께 전기자동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구조는 아이보와 같아요.
아이보로 축적한 경험 또는 기술이 전기자동차에서도 활용될 수 있어요. 소니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통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에요."

지난달 초, 도쿄 국제 전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공작기계 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최첨단 제조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테마로 기획, 전시된 이 행사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건 단연 로봇입니다.

제조업 강국인 일본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수요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며, 지금도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인간과 작업장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동 로봇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오가와 켄이치 일본 산업용 로봇업체 관계자
"협동로봇은 힘 센서, 같은 것을 내장한 로봇이므로 제조현장이나 사람을 고용하려고 해도 고용하기 힘든 곳에서 이 로봇, 특히 협동 로봇을 사용하면 사람이 없어도 자동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잃어버린 30년이란 그림자가 이어지면서 일본은 침체를 돌파할 동력을 찾아 전력을 쏟고 있는 중입니다.

설성수 한남대 명예교수
"산업이라고 하는 게 산업 자체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앞에서 보면은 과학기술이 지원을 해줘야 하고요. 뒤부분에서 보면은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식이나 사회제도가 받쳐줘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을 놓고 보면은 1970년대 80년대 유용했던 산업화적인 패러다임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대단히 강점이 있는데 소위 지식사회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나 제도,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지원이 약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아베 유아 일본 헤드헌터 업체 직원
"주위에 사회생활하는 동료들을 보면 출세욕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위로 올라가지 못하니까요."

NHK의 설문조사 결과 일본의 이삼십대는 앞으로 부모 세대보다 잘 살기 어렵다며 미래를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성공에 대한 조사에서도 80%가까운 일본의 20대는 “출세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요시미 슌야 도쿄대교수
"간단하게 말하겠습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40년이 될거예요. 잃어버린 50년이 될거예요.
앞으로 10년이나 15년으로는 일본의 쇠퇴가 끝나지 않을거예요. 지금 20대, 30대가 사회의
주류가 되었을 때 그때의 일본은 지금의 일본과는 다르게 바뀌어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대한민국 우리는 어떨까? 우리의 젊은 층, MZ 세대들은 중장년층보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며 일본의 젊은 층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종호 박사 국회 미래연구원 삶의질센터장
"우리나라의 특징을 보면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미래에 대해 훨씬 더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 사회보장 등이 잘되어 있어서 노년층의 행복감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의 노년층은 빈곤, 소외 등으로 인해서 행복감이 낮은 것 또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따라올 수 있는 비관론을 주의해야 하지만 우리의 MZ는 다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학자들의 의견입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한국은) 기성세대와 새로운 젊은 세대가 배턴터치를 하면서 우리 경제를 선진국 경제로 끌어오게된 것입니다. 이 속에서 기성세대는 추격의 성공에 대한 자부심,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자부심으로 충만되어 있고 미래 세대는 세계화의 기적 속에서 일본을 추월하는 그런 자부심, 자신감,
그리고 선진경제를 더욱더 튼튼히 하는 그런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미래를 불안하게 보는 일본인들의 부정적 시각, 비관론이 회생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는 원인이었단 분석도 있습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갑자기 버블이 붕괴되는 과정 속에서 저성장 다음에 안정 성장이 온다고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저성장 다음에는 제로성장이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 거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이것이 소위 경제비관론이었고 잃어버린 10년으로 명명한 근본적인 이유였습니다. 이처럼 경제비관론에 빠져들고 전 국민이 이것을 비관론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자 경제 심리는 얼어붙었고 이 속에서 디플레이션 악순환 속에 급격히 빠져들어갔던 것입니다.

고도성장은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속도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때 저성장을 추락이 아닌
성숙 경제로 나아가는 새로운 진입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신태균 전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
"사회는 일반적으로 성장, 성취, 성숙의 단계로 이동합니다. 사회가 이동하려면 키워드가 변화해야 합니다. 지난 성장, 성취사회가 양과 질의 사회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성숙사회의 키워드는 '격'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대한민국 사회가 이제 양과 질의 차원을 떠나서 '격'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대한민국도 일본처럼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70년대, 경제 규모가 작았던 당시의 10% 성장과 지금 거대한 손으로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2%의 경제 성장을 똑같이 비교해 좌절하는 것은 의미 없는 비관론만 부추긴다는 겁니다.

와타나베 히로시 국제통화연구소 이사장
"1970부터 1990년대의 일본은 성취감을 느꼈어요. 만족을 했었죠.. 높이 올라가게 되자 더 이상 그런 갈망이 없어졌어요. 최근 한국의 평균 소득이 일본을 따라가고 있는데요. 한국에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우린 일본을 넘어섰다, 우린 성공했다’ 생각하면 앞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2050, 2060년을 새로운 목표로 두고 중장기적인 성공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해요."

#일본 #잃어버린30년 #바겐세일재팬 #TSMC반도체 #라피더스 #Rapidus #2나노 #한일평균임금 #1인당명목GDP #소니아이보 #japan #日本

방송일시: KBS 1TV 2022.12.27. 밤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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