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막무가내식 하천 수해 복구

입력 2004.09.16 (22:0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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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해로 인해 엉망이 된 하천을 정비하기 위해서 지난 2년 동안 4조원이 넘는 돈이 투입됐습니다마는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해 놔서 또다시 수해를 부르고 생태계도 파괴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명섭 기자입니다.
⊙기자: 이 설악산 자락의 하천은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지난해 매미 때 복구공사가 두 차례나 이루어졌지만 올해 또다시 복구공사가 실시됐습니다.
하천 여울폭을 50m에서 절반으로 줄여 제방을 쌓는 바람에 물살이 빨라지면서 제방을 쌓은 돌들이 쓸려 나갔기 때문입니다.
제방 붕괴의 위험이 높아지자 이번에는 제방 돌틈 사이를 아예 시멘트로 발라놓아 생명체가 살기 불가능해졌습니다.
⊙이광조(속초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생태계 자체를 원천적으로 죽여버리는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리는 아주 반환경적인 수해복구 공사가 되는 거죠.
⊙기자: 이 산지 소하천도 폭을 좁혀 무리하게 제방복구 사업을 벌이다 보니 물살이 세져 최근 2, 3년 사이에 하천 깊이가 1m 이상 깊어졌습니다.
이러다 보니 복구사업 때마다 제방을 높이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 제방높이가 5m를 훌쩍 넘었습니다.
그나마 빠른 물살에 제방 아래부터 파여 들어가고 있습니다.
물살이 센 산지의 하천을 고려하지 않고 평지하천공법을 그대로 적용하다보니 제방 부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덕중(양양군청 건설과): 산지 하천 따로 평지 하천 따로 설계기준이...
⊙기자: 산꼭대기까지 소하천 복구공사를 벌여 살림 경관과 계곡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는 곳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닥과 윗면을 콘크리트로 쳐놓은 하천의 제방은 결국 하천과 산림 식생대의 생태를 단절시키게 됩니다.
지난 2년 사이에 수해복구가 이루어진 하천은 9000여 개소, 예산만 4조원에 이릅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설계를 마쳐야 한다는 수해복구 지침에 따라 하천유역의 지형과 생태적 특성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졸속설계가 이루어져 땜질 제방공사는 계속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박창근(관동대 환경공학부 교수): 90% 이상이 친환경적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안전하지도 못한 그런 하천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 막무가내식 하천 수해복구가 예산낭비와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명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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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막무가내식 하천 수해 복구
    • 입력 2004-09-16 21:26:13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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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해로 인해 엉망이 된 하천을 정비하기 위해서 지난 2년 동안 4조원이 넘는 돈이 투입됐습니다마는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해 놔서 또다시 수해를 부르고 생태계도 파괴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명섭 기자입니다. ⊙기자: 이 설악산 자락의 하천은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지난해 매미 때 복구공사가 두 차례나 이루어졌지만 올해 또다시 복구공사가 실시됐습니다. 하천 여울폭을 50m에서 절반으로 줄여 제방을 쌓는 바람에 물살이 빨라지면서 제방을 쌓은 돌들이 쓸려 나갔기 때문입니다. 제방 붕괴의 위험이 높아지자 이번에는 제방 돌틈 사이를 아예 시멘트로 발라놓아 생명체가 살기 불가능해졌습니다. ⊙이광조(속초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생태계 자체를 원천적으로 죽여버리는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리는 아주 반환경적인 수해복구 공사가 되는 거죠. ⊙기자: 이 산지 소하천도 폭을 좁혀 무리하게 제방복구 사업을 벌이다 보니 물살이 세져 최근 2, 3년 사이에 하천 깊이가 1m 이상 깊어졌습니다. 이러다 보니 복구사업 때마다 제방을 높이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 제방높이가 5m를 훌쩍 넘었습니다. 그나마 빠른 물살에 제방 아래부터 파여 들어가고 있습니다. 물살이 센 산지의 하천을 고려하지 않고 평지하천공법을 그대로 적용하다보니 제방 부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덕중(양양군청 건설과): 산지 하천 따로 평지 하천 따로 설계기준이... ⊙기자: 산꼭대기까지 소하천 복구공사를 벌여 살림 경관과 계곡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는 곳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닥과 윗면을 콘크리트로 쳐놓은 하천의 제방은 결국 하천과 산림 식생대의 생태를 단절시키게 됩니다. 지난 2년 사이에 수해복구가 이루어진 하천은 9000여 개소, 예산만 4조원에 이릅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설계를 마쳐야 한다는 수해복구 지침에 따라 하천유역의 지형과 생태적 특성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졸속설계가 이루어져 땜질 제방공사는 계속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박창근(관동대 환경공학부 교수): 90% 이상이 친환경적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안전하지도 못한 그런 하천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 막무가내식 하천 수해복구가 예산낭비와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명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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