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수입 소금, 국산 소금으로 둔갑

⊙앵커: 국산 천일염의 10분의 1 가격인 수입산 소금을 염전에서 교묘하게 국산으로 세탁시키는 현장이 잡혔습니다.
정정훈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기자: 사람들이 염전에 무엇인가를 부지런히 뿌리고 있습니다.
잠깐 사이 뿌려진 양은 수십 포대나 됩니다.
뿌린 자리에 가보았습니다.
염전에는 아직 녹다 만 얼음 같은 덩어리가 군데군데 뿌려져 있습니다.
⊙기자: 뭐 뿌리는 겁니까?
⊙염전업자: 소금이요, 소금인데...
⊙기자: 소금을 다시 녹인다고요?
⊙염전업자: 네.
⊙기자: 근처 창고로 가 봤습니다.
염전 사람들은 여기저기 널려 있던 뿌리고 난 빈 포대를 감추기 바쁩니다.
창고 안에는 아직 뿌리지 못한 포대가 쌓여 있습니다.
포대에는 호주, 멕시코산 소금이라는 표시가 선명합니다.
그렇지만 수입산이 아니라고 발뺌합니다.
⊙염전업자: 소금은 소금이죠.
수입 소금은 안 쓰죠, 수입 소금은...
⊙기자: 그리고는 급하게 빈포대를 한꺼번에 모아 불태웁니다.
이틀 뒤, 이 염전을 다시 찾았습니다.
염전에서는 뒷정리 작업이 한창이고 창고에는 거둔 소금이 가득 쌓여 있윱求?
얼음결정 같았던 수입소금이 녹은 뒤 다시 결정체를 이뤄 국산 천일염으로 둔갑했습니다.
수입 소금을 국산으로 변하게 한 일종의 소금세탁인 셈입니다.
⊙조득제(대한염업조합 기획팀장): 뿌린 양만큼 나온다고 봐야 되겠죠.
일부 소금물이 유실되는 것은 제외하고...
⊙기자: 이렇게 만든 천일염은 한 포대에 8000원 정도.
수입산 소금을 이용해 며칠 만에 값을 10배 가량 부풀린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를 단속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송현인(산업자원부 수출입과): WTO의 원산지 규정이 품목별로 내년 말에 타결되기 때문에 2007년도까지 한국도 도입 예정입니다.
⊙기자: 이른바 세탁된 국산 천일염과 진짜 천일염은 성분에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덩어리 소금을 모양만 바꾸어 10배나 비싸게 파는 것은 지나친 폭리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현장추적 정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