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복잡한 아파트 이름…서울시, ‘가이드라인’ 마련한다

입력 2023.0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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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가 '길고 복잡한 작명(作名)'으로 지적받아온 아파트 이름에 대해 '순화 정책'을 추진합니다. 쉽게 부르고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을 짓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추진할 계획인데요.

아파트 작명에 법적 규제를 적용할 근거는 없는 상황이지만, 가급적 알기 쉬운 이름을 붙이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토론회를 몇 차례 개최해 건설사 및 재건축 조합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아파트 이름 순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서울시 공동주택지원과 재건축정책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9일 첫 토론회를 열면서 아파트 이름 순화 화두를 던진 바 있다"며 "(아파트 작명과 관련해) 찬반 의견이 다양하지만, 우리 시에서는 일단 너무 길고 복잡해 이해하기가 어려운 이름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이 어느 정도 필요하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토론회 등 지속적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어떤 아파트 명칭이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지 가이드라인을 만들려고 한다"며 "아직 로드맵까지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입주민 의견도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KBS는 작년 10월 9일 '한글날 특집' 기획기사로 '별별 아파트 이름의 세계'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오늘날 아파트 이름이 얼마나 길고 난해해졌는지, 이로 인해 발생되는 생활 불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분석한 기사입니다.

[※ KBS 디지털뉴스부 관계기사] “세종대왕도 못 외우겠네”…별별 ‘아파트 이름’의 세계 (2022년 10월 9일 자 보도)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74312

* 위 주소를 누르면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 기사 전문(全文)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현재 지역명·단지명과 외래어 브랜드가 혼합된, 12자를 넘어 18~19자에 이르는 무척 긴 이름의 아파트들도 존재합니다. 경기도 이천 송정동에 위치한 아파트 '이천증포3지구대원칸타빌2차더테라스'는 18자, 화성시 동탄 소재의 아파트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는 19자입니다.

실제 부동산 정보 조사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19년 분양된 전국 아파트 이름의 평균 자수(字數)는 9.84자로, 4.2자였던 1990년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건설 업계에서는 이처럼 길고 특별하게 짓는 아파트 이름을 '펫 네임(Pet Name·애칭)'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유한 정체성을 부여하고 상징화하는 작명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입지 조건, 자연 경관, 공간 특색 등을 강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붙는 단어들이 늘어나, 독특하면서도 복잡한 이름이 탄생되는 식인데요.

특히 2015년 이후 여러 건설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시공하는 재개발 붐이 일어남에 따라 각종 브랜드가 뒤섞여 아파트 이름은 말 그대로 '기묘'해졌습니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장은 "아파트에 지역명을 넣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더라도, 처음 접하는 어려운 외국어로 브랜드명을 만드는 건 브랜드 가치에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일상에서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특히 나이가 어린, 또는 많은 사람들은 언어 생활에서 그런 생소한 명칭들에 소외받을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아파트 이름도 '서로 잘 알아듣고 소통하기 좋은 우리말'로 많이 만들면 어떨까 싶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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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4 07:00:01
    취재K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가 '길고 복잡한 작명(作名)'으로 지적받아온 아파트 이름에 대해 '순화 정책'을 추진합니다. 쉽게 부르고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을 짓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추진할 계획인데요.

아파트 작명에 법적 규제를 적용할 근거는 없는 상황이지만, 가급적 알기 쉬운 이름을 붙이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토론회를 몇 차례 개최해 건설사 및 재건축 조합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아파트 이름 순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서울시 공동주택지원과 재건축정책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9일 첫 토론회를 열면서 아파트 이름 순화 화두를 던진 바 있다"며 "(아파트 작명과 관련해) 찬반 의견이 다양하지만, 우리 시에서는 일단 너무 길고 복잡해 이해하기가 어려운 이름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이 어느 정도 필요하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토론회 등 지속적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어떤 아파트 명칭이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지 가이드라인을 만들려고 한다"며 "아직 로드맵까지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입주민 의견도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KBS는 작년 10월 9일 '한글날 특집' 기획기사로 '별별 아파트 이름의 세계'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오늘날 아파트 이름이 얼마나 길고 난해해졌는지, 이로 인해 발생되는 생활 불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분석한 기사입니다.

[※ KBS 디지털뉴스부 관계기사] “세종대왕도 못 외우겠네”…별별 ‘아파트 이름’의 세계 (2022년 10월 9일 자 보도)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74312

* 위 주소를 누르면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 기사 전문(全文)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현재 지역명·단지명과 외래어 브랜드가 혼합된, 12자를 넘어 18~19자에 이르는 무척 긴 이름의 아파트들도 존재합니다. 경기도 이천 송정동에 위치한 아파트 '이천증포3지구대원칸타빌2차더테라스'는 18자, 화성시 동탄 소재의 아파트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는 19자입니다.

실제 부동산 정보 조사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19년 분양된 전국 아파트 이름의 평균 자수(字數)는 9.84자로, 4.2자였던 1990년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건설 업계에서는 이처럼 길고 특별하게 짓는 아파트 이름을 '펫 네임(Pet Name·애칭)'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유한 정체성을 부여하고 상징화하는 작명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입지 조건, 자연 경관, 공간 특색 등을 강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붙는 단어들이 늘어나, 독특하면서도 복잡한 이름이 탄생되는 식인데요.

특히 2015년 이후 여러 건설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시공하는 재개발 붐이 일어남에 따라 각종 브랜드가 뒤섞여 아파트 이름은 말 그대로 '기묘'해졌습니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장은 "아파트에 지역명을 넣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더라도, 처음 접하는 어려운 외국어로 브랜드명을 만드는 건 브랜드 가치에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일상에서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특히 나이가 어린, 또는 많은 사람들은 언어 생활에서 그런 생소한 명칭들에 소외받을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아파트 이름도 '서로 잘 알아듣고 소통하기 좋은 우리말'로 많이 만들면 어떨까 싶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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