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알펜시아 놓고 ‘양갈래 수사’ 나선 檢…최문순 “불법 없었다”

입력 2023.01.04 (13:52) 수정 2023.01.04 (13: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과정에서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입찰방해와 배임, 두 갈래로 나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두 혐의가 적시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강원도청과 KH그룹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 "최문순 전 지사, KH그룹과 입찰방해 공모"

KBS가 입수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신모 강원도청 협력관, 배상윤 KH그룹 회장과 김모 IHQ 대표 등 4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현행법상 '입찰방해'란 '입찰의 공정을 해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요,

검찰은 이들이 KH강원개발의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를 위해 KH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KH리츠를 허위 입찰자로 내세우기로 공모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규정상 1개사만 입찰서를 제출하면 자동으로 유찰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KH리츠'라는 서류상 회사를 만들어 마치 다른 두 회사가 입찰 경쟁을 하는 것처럼 꾸몄다는 겁니다.

'KH리츠'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입찰 직전 '평창리츠'로 회사 이름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사전 입찰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 최 전 지사 측이 KH그룹 측과 수차례 만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5차 입찰이 마감된 직후인 2021년 6월 21일 최 전 지사는 KH그룹이 소유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KH그룹 관계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녁 식사를 함께한 인사는 최 전 지사와 배 회장, 신 협력관과 김 대표로 모두 피의자 신분입니다.

이날은 입찰자 인터뷰 전날이었는데, 공식적인 낙찰 발표가 있기도 전에 이미 KH강원개발이 리조트를 인수하기로 결정된 것 아니었는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 "KH 계열사들 4476억 원 손해…배임 가능성"


KH그룹의 자금흐름을 쫓아온 검찰은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대금을 계열사 간 부당지원으로 마련한 것으로 의심합니다.

KH강원개발과 KH리츠의 입찰서류가 한국자산관리공사 입찰시스템 '온비드'에 제출된 2021년 6월 18일 KH강원개발에 계열사들의 돈이 모입니다.

KH필룩스와 KH일렉트론이 각각 300억 원과 60억 원을 대여한 겁니다.

KH필룩스는 2021년 8월 20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회사 자금 345억 원을 대여금으로 줬습니다.

또 지난해 2월 18일에도 KH필룩스는 1400억 원을, KH일렉트론은 171억 원을 KH강원개발에 보냈습니다.

같은 날 KH필룩스는 KH강원개발이 2,200억 원을 금융권에서 대출하는 과정에서 담보를 대신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자본금 1000만 원의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KH강원개발에 그룹 주력사인 KH필룩스 등의 자금이 들어간 게 배임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문순 "매입 의향 기업들 전부 만나... 불법 없어"

최 전 지사는 KBS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최 전 지사는 2021년 6월 21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배 회장 등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만났을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KH강원개발이 가장 높은 금액으로 입찰서를 제출해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낙찰이 결정된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이어 "KH계열사 두 곳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설사 계열사들이라고 해도 지방계약법에 따라 기업의 대표자가 다르면 다른 기업"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최 전 지사는 KH그룹 측과 수차례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KH그룹 뿐만 아니라 매입 의향을 가진 여러 기업들을 수시로 만나 홍보했다"며 "5차 입찰과정에서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은 KH그룹 말고도 세 곳이 더 있었는데 이들 기업도 모두 만났다"고 강조했습니다.

KH그룹 측도 "알펜시아 리조트의 당시 시장 가격이 5,000억 원 정도였는데, 우리만 단독 입찰할 것을 알았으면 왜 7,000억 원이 넘는 입찰액을 썼겠냐"고 반발했습니다.

아울러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이고, 수익금이 나면 대여금을 지불한 계열사들에게 득이 된다"며 "현 단계에서 마치 손해가 난 것처럼 배임 혐의를 적용한 건 지나치다"라고 해명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알펜시아 놓고 ‘양갈래 수사’ 나선 檢…최문순 “불법 없었다”
    • 입력 2023-01-04 13:52:46
    • 수정2023-01-04 13:56:23
    취재K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과정에서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입찰방해와 배임, 두 갈래로 나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두 혐의가 적시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강원도청과 KH그룹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 "최문순 전 지사, KH그룹과 입찰방해 공모"

KBS가 입수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신모 강원도청 협력관, 배상윤 KH그룹 회장과 김모 IHQ 대표 등 4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현행법상 '입찰방해'란 '입찰의 공정을 해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요,

검찰은 이들이 KH강원개발의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를 위해 KH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KH리츠를 허위 입찰자로 내세우기로 공모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규정상 1개사만 입찰서를 제출하면 자동으로 유찰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KH리츠'라는 서류상 회사를 만들어 마치 다른 두 회사가 입찰 경쟁을 하는 것처럼 꾸몄다는 겁니다.

'KH리츠'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입찰 직전 '평창리츠'로 회사 이름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사전 입찰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 최 전 지사 측이 KH그룹 측과 수차례 만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5차 입찰이 마감된 직후인 2021년 6월 21일 최 전 지사는 KH그룹이 소유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KH그룹 관계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녁 식사를 함께한 인사는 최 전 지사와 배 회장, 신 협력관과 김 대표로 모두 피의자 신분입니다.

이날은 입찰자 인터뷰 전날이었는데, 공식적인 낙찰 발표가 있기도 전에 이미 KH강원개발이 리조트를 인수하기로 결정된 것 아니었는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 "KH 계열사들 4476억 원 손해…배임 가능성"


KH그룹의 자금흐름을 쫓아온 검찰은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대금을 계열사 간 부당지원으로 마련한 것으로 의심합니다.

KH강원개발과 KH리츠의 입찰서류가 한국자산관리공사 입찰시스템 '온비드'에 제출된 2021년 6월 18일 KH강원개발에 계열사들의 돈이 모입니다.

KH필룩스와 KH일렉트론이 각각 300억 원과 60억 원을 대여한 겁니다.

KH필룩스는 2021년 8월 20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회사 자금 345억 원을 대여금으로 줬습니다.

또 지난해 2월 18일에도 KH필룩스는 1400억 원을, KH일렉트론은 171억 원을 KH강원개발에 보냈습니다.

같은 날 KH필룩스는 KH강원개발이 2,200억 원을 금융권에서 대출하는 과정에서 담보를 대신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자본금 1000만 원의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KH강원개발에 그룹 주력사인 KH필룩스 등의 자금이 들어간 게 배임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문순 "매입 의향 기업들 전부 만나... 불법 없어"

최 전 지사는 KBS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최 전 지사는 2021년 6월 21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배 회장 등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만났을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KH강원개발이 가장 높은 금액으로 입찰서를 제출해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낙찰이 결정된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이어 "KH계열사 두 곳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설사 계열사들이라고 해도 지방계약법에 따라 기업의 대표자가 다르면 다른 기업"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최 전 지사는 KH그룹 측과 수차례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KH그룹 뿐만 아니라 매입 의향을 가진 여러 기업들을 수시로 만나 홍보했다"며 "5차 입찰과정에서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은 KH그룹 말고도 세 곳이 더 있었는데 이들 기업도 모두 만났다"고 강조했습니다.

KH그룹 측도 "알펜시아 리조트의 당시 시장 가격이 5,000억 원 정도였는데, 우리만 단독 입찰할 것을 알았으면 왜 7,000억 원이 넘는 입찰액을 썼겠냐"고 반발했습니다.

아울러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이고, 수익금이 나면 대여금을 지불한 계열사들에게 득이 된다"며 "현 단계에서 마치 손해가 난 것처럼 배임 혐의를 적용한 건 지나치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