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달리던 전기차, 30초 만에 ‘속도 0’…“배터리 배선 불량”

입력 2023.01.05 (19:19) 수정 2023.01.0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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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던 차량이 30초도 안 돼 갑자기 멈춰버린다면, 누구라도 크게 당황하실 겁니다.

한 전기차의 운전자가 출고 1년 4개월 만에 이런 아찔한 일을 겪었습니다.

제조사는 배선 불량으로 생긴 고장이라는데, 전문가들은 전기차에서 이런 일이 종종 있을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동고속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

갑자기 덜컹하더니, 그대로 멈춰 버립니다.

시속 100km에서 0km가 되는데 채 30초가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차들이 쌩쌩 지나치는 상황, 한 번 멈춘 차는 꼼짝하질 않습니다.

기아의 한 전기차를 모는 A 씨가, 지난달 14일 겪은 일입니다.

[A 씨/전기차 차주 : "100km로 설정하고 달리고 있었거든요. 근데 5~10km씩 이제 점점 줄어드니까 제가 갓길로도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경북 경주를 출발해 2시간을 달린 뒤, 충주휴게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가량 지나 서용인분기점 인근에서 갑작스런 멈춤이 발생했습니다.

[A 씨/전기차 차주 : "휴게소에 한 번 들러서 50% 이상 다시 충전하고, 그러더니 갑자기 차에서 경고등이 뜨더니 사라지면서 (멈췄어요)."]

사고 차량엔 A 씨와 가족 등 모두 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사고 위험 속에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1시간 넘게 견인차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아 측은 점검 결과 전기차 배터리를 연결하는 배선 부분에 접촉 불량이 있었다며, 조립 불량이 출력 제한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차종에 잦은 고장이 아니며, 개별 차량의 일회성 사고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기차는 다양한 유형의 배터리 불량으로, 출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운전자 입장에선 빠른 대처법을 숙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영석/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 : "브레이크나 뭐 조향(핸들)이라든지 각종 전자기기를 작동하기 위한 12V (보조) 배터리가 내연기관과 동일하게 설치가 돼 있습니다. 빨리 갓길 쪽으로 안전한 장소로 이제 차를 회피시켜서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출력 제한 경고등이 들어올 때까지 주행해선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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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로 달리던 전기차, 30초 만에 ‘속도 0’…“배터리 배선 불량”
    • 입력 2023-01-05 19:19:31
    • 수정2023-01-05 19:44:02
    뉴스 7
[앵커]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던 차량이 30초도 안 돼 갑자기 멈춰버린다면, 누구라도 크게 당황하실 겁니다.

한 전기차의 운전자가 출고 1년 4개월 만에 이런 아찔한 일을 겪었습니다.

제조사는 배선 불량으로 생긴 고장이라는데, 전문가들은 전기차에서 이런 일이 종종 있을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동고속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

갑자기 덜컹하더니, 그대로 멈춰 버립니다.

시속 100km에서 0km가 되는데 채 30초가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차들이 쌩쌩 지나치는 상황, 한 번 멈춘 차는 꼼짝하질 않습니다.

기아의 한 전기차를 모는 A 씨가, 지난달 14일 겪은 일입니다.

[A 씨/전기차 차주 : "100km로 설정하고 달리고 있었거든요. 근데 5~10km씩 이제 점점 줄어드니까 제가 갓길로도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경북 경주를 출발해 2시간을 달린 뒤, 충주휴게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가량 지나 서용인분기점 인근에서 갑작스런 멈춤이 발생했습니다.

[A 씨/전기차 차주 : "휴게소에 한 번 들러서 50% 이상 다시 충전하고, 그러더니 갑자기 차에서 경고등이 뜨더니 사라지면서 (멈췄어요)."]

사고 차량엔 A 씨와 가족 등 모두 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사고 위험 속에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1시간 넘게 견인차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아 측은 점검 결과 전기차 배터리를 연결하는 배선 부분에 접촉 불량이 있었다며, 조립 불량이 출력 제한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차종에 잦은 고장이 아니며, 개별 차량의 일회성 사고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기차는 다양한 유형의 배터리 불량으로, 출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운전자 입장에선 빠른 대처법을 숙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영석/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 : "브레이크나 뭐 조향(핸들)이라든지 각종 전자기기를 작동하기 위한 12V (보조) 배터리가 내연기관과 동일하게 설치가 돼 있습니다. 빨리 갓길 쪽으로 안전한 장소로 이제 차를 회피시켜서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출력 제한 경고등이 들어올 때까지 주행해선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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