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한국의 베르사유’에서 ‘관광 클러스터’로?

입력 2023.0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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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 보고를 했습니다.

영화와 음악, 게임 등 K-콘텐츠 수출 규모를 2021년 124억 달러에서 올해 150억 달러로 늘리고, 외국인 관광객 수도 천만 명대로 늘려 올해를 '관광 대국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연관 기사]
윤 대통령 “교육, 지방 균형발전·저출산 문제 해결에 핵심”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6761079
문체부 “K-콘텐츠 수출 강화…청와대는 관광 클러스터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6782478

하지만 이번 보고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청와대 활용'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업무보고 앞뒤로 열린 두 차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청와대를 '역사문화관광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내용에 집중됐습니다.

■ 문체부 "청와대 중심으로 테마형 관광 단지 만들 것"

문체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청와대를 중심으로 인근 박물관과 미술관, 서촌과 북촌 일대를 엮어 '역사문화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프리미엄 전시 공간으로 꾸미겠다고 한 기존 발표는 청와대 경내에만 해당하는 내용이고, 이번엔 주변 권역까지 함께 묶어 범위가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전병극 문체부 1차관은 4일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클러스터(cluster)'의 사전적 의미를 설명하며 "역사 전통 지구, 야간관광, K-푸드(한식), 미술품 전시, 걷는 길 등 테마형 집적단지로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대통령실 산하 청와대 관리 ·활용 자문단의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라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나올 것으로 기대됐던 청와대 활용안 로드맵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체부가 지난해 밝힌 것처럼 청와대를 복합 예술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가 이미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일정에 청와대를 사용하는 일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월드컵 축구 국가 대표팀을 격려하는 만찬을 열고 있다.지난해 12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월드컵 축구 국가 대표팀을 격려하는 만찬을 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국빈 만찬을 시작으로 청와대 영빈관과 상춘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문체부의 업무보고 역시 영빈관에서 받았습니다. 다른 부처 보고도 마찬가집니다. 한 달 새 총 14번, 이틀에 한 번꼴로 청와대를 찾고 있어 윤 대통령이 내세운 '용산 시대'가 무색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청와대 경내에서 고려~조선 시대에 이르는 유물이 발견된 점도 중요 변수입니다. 지난 3일 공개된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결과를 보면, 청와대 권역 모두 8곳에서 고려와 조선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확인됐습니다. 고려 남경과 관련된 건물지가 매장됐을 가능성도 있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제언입니다.

■ 청와대 활용안에 尹 별도 언급 없어…"상반기 관광 상품 개발"

업무보고 뒤 기자들을 만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 활용 방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느냐'는 KBS 취재진의 질의에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영빈관·상춘재 등 윤 대통령의 청와대 활용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관광 클러스터 개발이 차질없이 이뤄질지 묻는 말에는 영빈관뿐 아니라 춘추관에서도 문학 관련 전시가 열리고 있다며 "청와대 활용(방식)은 다양하다"고 답했습니다.

앞으로도 민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청와대 개발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박종택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이어진 질문에 "청와대를 중심으로 주변에 많은 관광자원이 있는데 이것들이 하나로 연계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올 상반기에 이를 하나로 연계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집중 홍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윤성천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도 사전 브리핑에서 아직 자문단의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유물이 나왔다고 바로 계획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함께 개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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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한국의 베르사유’에서 ‘관광 클러스터’로?
    • 입력 2023-01-06 07:00:01
    취재K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 보고를 했습니다.

영화와 음악, 게임 등 K-콘텐츠 수출 규모를 2021년 124억 달러에서 올해 150억 달러로 늘리고, 외국인 관광객 수도 천만 명대로 늘려 올해를 '관광 대국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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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보고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청와대 활용'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업무보고 앞뒤로 열린 두 차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청와대를 '역사문화관광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내용에 집중됐습니다.

■ 문체부 "청와대 중심으로 테마형 관광 단지 만들 것"

문체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청와대를 중심으로 인근 박물관과 미술관, 서촌과 북촌 일대를 엮어 '역사문화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프리미엄 전시 공간으로 꾸미겠다고 한 기존 발표는 청와대 경내에만 해당하는 내용이고, 이번엔 주변 권역까지 함께 묶어 범위가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전병극 문체부 1차관은 4일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클러스터(cluster)'의 사전적 의미를 설명하며 "역사 전통 지구, 야간관광, K-푸드(한식), 미술품 전시, 걷는 길 등 테마형 집적단지로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대통령실 산하 청와대 관리 ·활용 자문단의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라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나올 것으로 기대됐던 청와대 활용안 로드맵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체부가 지난해 밝힌 것처럼 청와대를 복합 예술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가 이미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일정에 청와대를 사용하는 일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월드컵 축구 국가 대표팀을 격려하는 만찬을 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국빈 만찬을 시작으로 청와대 영빈관과 상춘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문체부의 업무보고 역시 영빈관에서 받았습니다. 다른 부처 보고도 마찬가집니다. 한 달 새 총 14번, 이틀에 한 번꼴로 청와대를 찾고 있어 윤 대통령이 내세운 '용산 시대'가 무색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청와대 경내에서 고려~조선 시대에 이르는 유물이 발견된 점도 중요 변수입니다. 지난 3일 공개된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결과를 보면, 청와대 권역 모두 8곳에서 고려와 조선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확인됐습니다. 고려 남경과 관련된 건물지가 매장됐을 가능성도 있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제언입니다.

■ 청와대 활용안에 尹 별도 언급 없어…"상반기 관광 상품 개발"

업무보고 뒤 기자들을 만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 활용 방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느냐'는 KBS 취재진의 질의에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영빈관·상춘재 등 윤 대통령의 청와대 활용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관광 클러스터 개발이 차질없이 이뤄질지 묻는 말에는 영빈관뿐 아니라 춘추관에서도 문학 관련 전시가 열리고 있다며 "청와대 활용(방식)은 다양하다"고 답했습니다.

앞으로도 민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청와대 개발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박종택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이어진 질문에 "청와대를 중심으로 주변에 많은 관광자원이 있는데 이것들이 하나로 연계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올 상반기에 이를 하나로 연계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집중 홍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윤성천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도 사전 브리핑에서 아직 자문단의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유물이 나왔다고 바로 계획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함께 개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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