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전기차 속도 ‘뚝뚝’ 떨어져…30초 만에 ‘0’

입력 2023.01.06 (17:27) 수정 2023.01.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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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전기차 보급이 30만대를 넘어서면서 각종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도로를 달리던 전기차 속도가 갑자기 줄면서 30초도 안 돼 멈춰섰는데요.

운전자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는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첨단 전기차들을 선보이고 있죠.

미래 자동차의 선두주자인 전기차.

전기차는 조용하고, 진동이 적은 데다 매연이 나오지 않습니다.

또, 내연기관보다 유지비도 적게 들어서 눈여겨보는 분들이 많죠.

이런 여러 장점 때문에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빠르게 늘어 지난해 9월 말 기준 35만 대에 육박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기차를 몰다 아찔한 사고를 겪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

갑자기 덜컹하더니, 그대로 멈춰 버립니다.

시속 100km에서 0km가 되는데 채 30초가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차들이 쌩쌩 지나치는 위험한 상황이었는데요.

한 번 멈춘 차는 꼼짝하질 않았습니다.

기아의 한 전기차를 모는 A 씨가, 지난달 14일 겪은 일입니다.

[A 씨/전기차 차주 : "(시속) 100km로 설정하고 달리고 있던 상태였거든요. 근데 5~10km씩 이제 점점 줄어드니까 제가 갓길로도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A씨는 경북 경주를 출발해 2시간을 달린 뒤, 충주휴게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가량 지나 용인분기점 인근에서 갑작스런 멈춤이 발생한 겁니다.

[A 씨/전기차 차주 : "휴게소에 한 번 들러서 50% 이상 다시 충전하고, 그러더니 갑자기 차에서 경고등이 뜨더니 사라지면서 (멈췄어요)."]

기아 측은 점검 결과 전기차 배터리를 연결하는 배선 부분에 접촉 불량이 있었다며, 조립 불량이 출력 제한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해당 차종에 잦은 고장이 아니며, 개별 차량의 일회성 사고라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대전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는데요.

충전 전력이 40%가량 남은 상태였던 전기차가 고속도로 주행 중 속도가 갑자기 줄면서 멈춰섰습니다.

[박선주/전기차 운전자 : "갑자기 속도가 뚝뚝 떨어지는 거예요. 천천히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너무 당황해서 갓길 쪽으로 차를 움직이기는 했는데 차가 안전지대로 들어가는 순간 멈춰 서 버렸어요."]

같은 경험을 한 운전자, 또 있습니다.

4차선 일반 도로에서 시속 50킬로미터로 달리던 전기차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섰습니다.

[김정열/전기차 운전자 : "(충전량이) 65% 남아 있어 3일은 더 갈 수 있습니다. 가속페달을 밟았는데도 전혀 나가지가 않고 변속도 되지 않고…. 길 한복판에서 너무 당황스러워서…."]

'벽돌 현상', 게임기나 휴대전화가 고장 나 전원이 켜지지 않거나, 작동을 멈춘 모습이 벽돌과 닮았다고 해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차량 리콜을 받은 이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벽돌 현상'이 전기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집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거나, 겨울철과 같은 추운 날씨에서는 배터리가 빨리 소모돼 실제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든다는 겁니다.

[테슬라 차량 소유주 : "히터를 틀거나 하면 주행거리에 좀 손실이 많이 느껴지고, 추운 상태에서는 주행 중에도 충전이 또 안 돼요. 1km를 주행했는데 실제로는 2~3km가 줄어들어 있고…."]

운전자 입장에선 빠른 대처법을 숙지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특성상 다양한 유형의 배터리 불량으로 출력이 갑자기 제한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출력 제한' 경고등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갓길 등 안전한 장소로 빠져나와 차를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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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6 17:27:05
    • 수정2023-01-06 17: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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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전기차 보급이 30만대를 넘어서면서 각종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도로를 달리던 전기차 속도가 갑자기 줄면서 30초도 안 돼 멈춰섰는데요.

운전자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는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첨단 전기차들을 선보이고 있죠.

미래 자동차의 선두주자인 전기차.

전기차는 조용하고, 진동이 적은 데다 매연이 나오지 않습니다.

또, 내연기관보다 유지비도 적게 들어서 눈여겨보는 분들이 많죠.

이런 여러 장점 때문에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빠르게 늘어 지난해 9월 말 기준 35만 대에 육박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기차를 몰다 아찔한 사고를 겪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

갑자기 덜컹하더니, 그대로 멈춰 버립니다.

시속 100km에서 0km가 되는데 채 30초가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차들이 쌩쌩 지나치는 위험한 상황이었는데요.

한 번 멈춘 차는 꼼짝하질 않았습니다.

기아의 한 전기차를 모는 A 씨가, 지난달 14일 겪은 일입니다.

[A 씨/전기차 차주 : "(시속) 100km로 설정하고 달리고 있던 상태였거든요. 근데 5~10km씩 이제 점점 줄어드니까 제가 갓길로도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A씨는 경북 경주를 출발해 2시간을 달린 뒤, 충주휴게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가량 지나 용인분기점 인근에서 갑작스런 멈춤이 발생한 겁니다.

[A 씨/전기차 차주 : "휴게소에 한 번 들러서 50% 이상 다시 충전하고, 그러더니 갑자기 차에서 경고등이 뜨더니 사라지면서 (멈췄어요)."]

기아 측은 점검 결과 전기차 배터리를 연결하는 배선 부분에 접촉 불량이 있었다며, 조립 불량이 출력 제한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해당 차종에 잦은 고장이 아니며, 개별 차량의 일회성 사고라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대전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는데요.

충전 전력이 40%가량 남은 상태였던 전기차가 고속도로 주행 중 속도가 갑자기 줄면서 멈춰섰습니다.

[박선주/전기차 운전자 : "갑자기 속도가 뚝뚝 떨어지는 거예요. 천천히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너무 당황해서 갓길 쪽으로 차를 움직이기는 했는데 차가 안전지대로 들어가는 순간 멈춰 서 버렸어요."]

같은 경험을 한 운전자, 또 있습니다.

4차선 일반 도로에서 시속 50킬로미터로 달리던 전기차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섰습니다.

[김정열/전기차 운전자 : "(충전량이) 65% 남아 있어 3일은 더 갈 수 있습니다. 가속페달을 밟았는데도 전혀 나가지가 않고 변속도 되지 않고…. 길 한복판에서 너무 당황스러워서…."]

'벽돌 현상', 게임기나 휴대전화가 고장 나 전원이 켜지지 않거나, 작동을 멈춘 모습이 벽돌과 닮았다고 해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차량 리콜을 받은 이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벽돌 현상'이 전기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집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거나, 겨울철과 같은 추운 날씨에서는 배터리가 빨리 소모돼 실제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든다는 겁니다.

[테슬라 차량 소유주 : "히터를 틀거나 하면 주행거리에 좀 손실이 많이 느껴지고, 추운 상태에서는 주행 중에도 충전이 또 안 돼요. 1km를 주행했는데 실제로는 2~3km가 줄어들어 있고…."]

운전자 입장에선 빠른 대처법을 숙지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특성상 다양한 유형의 배터리 불량으로 출력이 갑자기 제한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출력 제한' 경고등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갓길 등 안전한 장소로 빠져나와 차를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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