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역성장 전망하고 수출로 돌파구?

입력 2023.0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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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2022년이었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무역적자이자 한해 적자 규모 472억 달러로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였습니다. 이전 최대였던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적자의 2배 넘는 규모입니다.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고물가로 수입액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 3개월 연속 수출 감소…그 중심엔 반도체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도 흔들리고 있다는 겁니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주요 수출 대상국들의 경기가 둔화 되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타격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연속 수출 감소가 바로 그겁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면 수출 증가율(붉은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떨어지다가 10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걸 볼 수 있죠. 예년과 다르게 수입증가율(회색선)이 수출증가율보다 훨씬 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저 추세가 바뀌지 않으면 적자 구도를 바꾸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가장 큰 효자 수출 품목이었던 반도체 타격이 컸고, 수출 대상국 1위 중국 수출도 크게 줄어든 게 주요인입니다. 그렇다면 반도체가 살아나고, 대중국 수출에 다시 활력이 돌아오면 올해 희망이 있겠죠?

하지만 현재로선 기대하기 힘듭니다. 먼저 반도체를 보면 지난해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9%로 수출 1위 품목입니다. 수출 2·3위인 석유제품·석유화학을 합친 액수보다도 더 많습니다. 반도체는 8월 -6.8% 수출감소를 시작으로 매달 감소 폭이 커져 11월엔 -28.6%, 12월엔 -29.1%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는 데이터 연산이 아닌 저장 기능인 메모리 반도체로 D램과 낸드플래시입니다.


지난해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충격은 컸습니다. D램과 관련된 칩들의 현물과 장기계약 가격 변동을 알려주는 DXI 지수는 지난해 27% 하락한 27,191pt로 마감됐고, DRAM 현물가격도 40%대 이상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분석 결과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4.1%를 기록하고,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7.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가격이 오르려면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 속에 반도체가 필요한 산업 분야에서 투자와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 증가를 적어도 올 상반기에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입니다. 김학주 한동대 ICT 창업학부 교수는 지난달 말 KBS 경제프로그램 ET에 출연해 "만약에 2023년에 인플레가 완화되고 금리가 하락 기조로 바뀐다고 하면 (반도체 분야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안전하게 봤을 때 2023년 하반기, 3분기 말에는 삼성전자(반도체 산업)도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대중국 수출이 최대 관건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 규모는 -27%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악화 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2021년 25.3%에서 지난해 22.8%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2위인 미국 16.1%를 크게 앞서 여전히 압도적 1위입니다. 대중국 수출이 이렇게 계속 악화돼서는 수출에서 탈출구를 찾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수출에 치명타를 주고 있는 반도체 수출과 대중국 수출은 긴밀하게 엮여 있습니다. 대중국 수출 핵심 품목이 바로 반도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41%가 대중국 수출이기 때문에 반도체 경기 싸이클 회복과 함께 중국 경기 반등도 우리 수출회복의 중요한 열쇠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중국의 경기는 회복할까요? 전문가마다 회복과 둔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한 건 현재로선 당장 올 상반기 상황은 좋아 보이지 않다는 겁니다.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로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제조업 PMI란 제조업 분야 구매담당자들이 신규주문·재고·고용 등의 회사 상황을 비중에 따라 점수로 매겨 경기 확장과 수축의 기준으로 삼는 겁니다.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아지고 낮아지면 수축되는 것을 뜻하는 거죠. 그런데 50 이하인데 전달보다 더 떨어졌다는 건 경기 수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거죠.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도 상하이 전면 봉쇄가 이뤄졌던 지난 5월 마이너스에 이어 10월과 11월에도 연속으로 역성장했습니다. 마이너스 소매판매는 소비위축이란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난달 코로나 봉쇄 조치를 풀면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당초 코로나 봉쇄 해제 초창기만 하더라도 중국국민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으로 경기가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확진자 급증에 따른 소비 부진 등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 방역 정책이 폐지되면서 앞으로 수개월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향후 몇 달 동안 중국 경제는 어려울 것이고,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성장률과 같거나 낮아질 수 있다. 지금껏 없었던 일”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그런데 '수출로 돌파구' 가능할까?

반도체와 중국 수출 여건이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나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수출에 대해 부정적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수출이 -1.3%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출이 지난해보다 더 안 좋아진다는 거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일 수출화물 선적 현장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감소로 전환된 수출은 올해도 글로벌 교역과 반도체 업황 위축 등으로 -4.5%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이 올해 수준까지 회복돼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정부는 올해 수출증가율이 -4.5%로 꺾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책 지원을 통해 증가세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동남아국가연합, 중동, 중남미, 아프르카 같은 신흥수출을 확대하고 그동안 주력 산업이 아니었던 방산·원전·인프라 건설 같은 새로운 수출 동력을 찾아보겠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복합 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며 "인프라 건설, 원전,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출전략을 직접 챙기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방위산업과 해외 플랜트의 경우 각각 170억 달러와 300억 달러 이상 수주를 목표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단순 숫자만 봐서는 두 분야 합쳐서 우리나라 수출 5위 일반기계(511.3억 달러)에 이어 6위에 올라설 것처럼 보이지만 수주 목표이기 때문에 수주가 되더라도 실제 수출액으로 잡히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런데 수출 전망이 안 좋은데 왜 수출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걸까요? 경제성장을 하려면 '순수출·소비·투자·정부지출' 이 4가지 중에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경기악화로 개인소비와 기업투자는 줄어들 전망이고 수출도 전망이 안 좋으면 정부지출을 늘리면 됩니다. 하지만 정부는 작은 정부, 건전 재정을 기치로 내걸고 있어서 정부지출을 늘리는 대신 오히려 정부 지출 예산을 지난해 추경 포함 총지출보다 6% 줄였습니다.

정부지출을 줄이고 찾을 수 있는 일은 그나마 강점이 있었던 수출이라는 겁니다.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반도체나 대중국 수출이 안 좋으니 다른 루트도 개척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로 상반기에 특히 안 좋을 거로 전망하고 중앙 재정을 상반기에 주로 투입해 집행률을 6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추경호 부총리도 지난달 "정부가 2023년 성장률 전망을 1.6%로 제시했지만, 2023년 상반기는 평균보다 좋지 않고, 하반기에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예상대로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지면 다행이지만 LG경영연구원을 비롯해 하반기에도 경기가 좋지 않을 거로 전망하는 곳이 많습니다. 실제로 하반기 경제도 안 좋을 경우 추경을 통한 정부지출 확대 논의가 불가피해집니다. 정부지출 카드를 완전히 버려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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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역성장 전망하고 수출로 돌파구?
    • 입력 2023-01-08 08:00:45
    취재K

'무역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2022년이었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무역적자이자 한해 적자 규모 472억 달러로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였습니다. 이전 최대였던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적자의 2배 넘는 규모입니다.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고물가로 수입액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 3개월 연속 수출 감소…그 중심엔 반도체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도 흔들리고 있다는 겁니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주요 수출 대상국들의 경기가 둔화 되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타격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연속 수출 감소가 바로 그겁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면 수출 증가율(붉은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떨어지다가 10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걸 볼 수 있죠. 예년과 다르게 수입증가율(회색선)이 수출증가율보다 훨씬 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저 추세가 바뀌지 않으면 적자 구도를 바꾸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가장 큰 효자 수출 품목이었던 반도체 타격이 컸고, 수출 대상국 1위 중국 수출도 크게 줄어든 게 주요인입니다. 그렇다면 반도체가 살아나고, 대중국 수출에 다시 활력이 돌아오면 올해 희망이 있겠죠?

하지만 현재로선 기대하기 힘듭니다. 먼저 반도체를 보면 지난해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9%로 수출 1위 품목입니다. 수출 2·3위인 석유제품·석유화학을 합친 액수보다도 더 많습니다. 반도체는 8월 -6.8% 수출감소를 시작으로 매달 감소 폭이 커져 11월엔 -28.6%, 12월엔 -29.1%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는 데이터 연산이 아닌 저장 기능인 메모리 반도체로 D램과 낸드플래시입니다.


지난해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충격은 컸습니다. D램과 관련된 칩들의 현물과 장기계약 가격 변동을 알려주는 DXI 지수는 지난해 27% 하락한 27,191pt로 마감됐고, DRAM 현물가격도 40%대 이상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분석 결과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4.1%를 기록하고,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7.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가격이 오르려면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 속에 반도체가 필요한 산업 분야에서 투자와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 증가를 적어도 올 상반기에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입니다. 김학주 한동대 ICT 창업학부 교수는 지난달 말 KBS 경제프로그램 ET에 출연해 "만약에 2023년에 인플레가 완화되고 금리가 하락 기조로 바뀐다고 하면 (반도체 분야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안전하게 봤을 때 2023년 하반기, 3분기 말에는 삼성전자(반도체 산업)도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대중국 수출이 최대 관건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 규모는 -27%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악화 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2021년 25.3%에서 지난해 22.8%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2위인 미국 16.1%를 크게 앞서 여전히 압도적 1위입니다. 대중국 수출이 이렇게 계속 악화돼서는 수출에서 탈출구를 찾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수출에 치명타를 주고 있는 반도체 수출과 대중국 수출은 긴밀하게 엮여 있습니다. 대중국 수출 핵심 품목이 바로 반도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41%가 대중국 수출이기 때문에 반도체 경기 싸이클 회복과 함께 중국 경기 반등도 우리 수출회복의 중요한 열쇠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중국의 경기는 회복할까요? 전문가마다 회복과 둔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한 건 현재로선 당장 올 상반기 상황은 좋아 보이지 않다는 겁니다.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로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제조업 PMI란 제조업 분야 구매담당자들이 신규주문·재고·고용 등의 회사 상황을 비중에 따라 점수로 매겨 경기 확장과 수축의 기준으로 삼는 겁니다.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아지고 낮아지면 수축되는 것을 뜻하는 거죠. 그런데 50 이하인데 전달보다 더 떨어졌다는 건 경기 수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거죠.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도 상하이 전면 봉쇄가 이뤄졌던 지난 5월 마이너스에 이어 10월과 11월에도 연속으로 역성장했습니다. 마이너스 소매판매는 소비위축이란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난달 코로나 봉쇄 조치를 풀면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당초 코로나 봉쇄 해제 초창기만 하더라도 중국국민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으로 경기가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확진자 급증에 따른 소비 부진 등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 방역 정책이 폐지되면서 앞으로 수개월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향후 몇 달 동안 중국 경제는 어려울 것이고,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성장률과 같거나 낮아질 수 있다. 지금껏 없었던 일”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그런데 '수출로 돌파구' 가능할까?

반도체와 중국 수출 여건이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나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수출에 대해 부정적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수출이 -1.3%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출이 지난해보다 더 안 좋아진다는 거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일 수출화물 선적 현장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감소로 전환된 수출은 올해도 글로벌 교역과 반도체 업황 위축 등으로 -4.5%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이 올해 수준까지 회복돼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정부는 올해 수출증가율이 -4.5%로 꺾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책 지원을 통해 증가세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동남아국가연합, 중동, 중남미, 아프르카 같은 신흥수출을 확대하고 그동안 주력 산업이 아니었던 방산·원전·인프라 건설 같은 새로운 수출 동력을 찾아보겠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복합 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며 "인프라 건설, 원전,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출전략을 직접 챙기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방위산업과 해외 플랜트의 경우 각각 170억 달러와 300억 달러 이상 수주를 목표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단순 숫자만 봐서는 두 분야 합쳐서 우리나라 수출 5위 일반기계(511.3억 달러)에 이어 6위에 올라설 것처럼 보이지만 수주 목표이기 때문에 수주가 되더라도 실제 수출액으로 잡히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런데 수출 전망이 안 좋은데 왜 수출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걸까요? 경제성장을 하려면 '순수출·소비·투자·정부지출' 이 4가지 중에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경기악화로 개인소비와 기업투자는 줄어들 전망이고 수출도 전망이 안 좋으면 정부지출을 늘리면 됩니다. 하지만 정부는 작은 정부, 건전 재정을 기치로 내걸고 있어서 정부지출을 늘리는 대신 오히려 정부 지출 예산을 지난해 추경 포함 총지출보다 6% 줄였습니다.

정부지출을 줄이고 찾을 수 있는 일은 그나마 강점이 있었던 수출이라는 겁니다.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반도체나 대중국 수출이 안 좋으니 다른 루트도 개척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로 상반기에 특히 안 좋을 거로 전망하고 중앙 재정을 상반기에 주로 투입해 집행률을 6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추경호 부총리도 지난달 "정부가 2023년 성장률 전망을 1.6%로 제시했지만, 2023년 상반기는 평균보다 좋지 않고, 하반기에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예상대로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지면 다행이지만 LG경영연구원을 비롯해 하반기에도 경기가 좋지 않을 거로 전망하는 곳이 많습니다. 실제로 하반기 경제도 안 좋을 경우 추경을 통한 정부지출 확대 논의가 불가피해집니다. 정부지출 카드를 완전히 버려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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