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1000P 안착의 과제

입력 2005.03.0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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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

종합주가지수가 어제도 천 포인트를 유지했습니다.
과거에도 주가가 세 차례나 천 포인트를 돌파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엔 경기 확장 국면을 마감하고 경기 침체기에 들어서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천 포인트 고지를 지키지 못하고 곤두박질치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아직 경기회복 초기이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천 포인트 대에 안착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높습니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우리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점검하고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경기 회복 국면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합니다. 지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과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전체 경기도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내수 지표인 도소매판매액은 3%나 감소해 아직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이것이 전체 소비 시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선 가계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향상돼야 합니다. 투자 활성화와 고용 불안 해소, 중소기업의 회생 등을 통해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내수 회복 기대감에 바탕을 둔 주가 상승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저금리 기조와 간접투자 활성화 등의 힘이 컸습니다. 세계 주식시장의 IT버블이 붕괴되었던 2002년 한해를 제외하고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지난해까지 61조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해 왔습니다.

그 결과 외국자금의 비중이 42%로까지 높아지면서 주가 상승의 혜택이 이들에게만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불만과 함께 단기 투기성 자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금융기관과 같은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투기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며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건전한 기관투자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개방적이고 선진화된 금융제도와 기업들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들은 언제든지 새로운 수익처를 향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물가 급등이나 자산시장의 버블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경제 운영이 필요합니다.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주가가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부동산 투자가 줄어들고, 저금리로 인해 적립식 주식펀드와 같은 간접투자가 활성화됐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경기 회복과 함께 부동산 버블이나 벤처 버블이 발생하고 금리가 치솟는다면 자금은 다시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국내 기관 및 개인의 투자기반을 확충하고 금융산업 선진화에 필요한 제도적 인프라 개선에 주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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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1000P 안착의 과제
    • 입력 2005-03-03 08: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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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 종합주가지수가 어제도 천 포인트를 유지했습니다. 과거에도 주가가 세 차례나 천 포인트를 돌파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엔 경기 확장 국면을 마감하고 경기 침체기에 들어서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천 포인트 고지를 지키지 못하고 곤두박질치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아직 경기회복 초기이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천 포인트 대에 안착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높습니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우리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점검하고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경기 회복 국면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합니다. 지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과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전체 경기도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내수 지표인 도소매판매액은 3%나 감소해 아직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이것이 전체 소비 시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선 가계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향상돼야 합니다. 투자 활성화와 고용 불안 해소, 중소기업의 회생 등을 통해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내수 회복 기대감에 바탕을 둔 주가 상승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저금리 기조와 간접투자 활성화 등의 힘이 컸습니다. 세계 주식시장의 IT버블이 붕괴되었던 2002년 한해를 제외하고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지난해까지 61조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해 왔습니다. 그 결과 외국자금의 비중이 42%로까지 높아지면서 주가 상승의 혜택이 이들에게만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불만과 함께 단기 투기성 자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금융기관과 같은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투기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며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건전한 기관투자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개방적이고 선진화된 금융제도와 기업들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들은 언제든지 새로운 수익처를 향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물가 급등이나 자산시장의 버블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경제 운영이 필요합니다.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주가가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부동산 투자가 줄어들고, 저금리로 인해 적립식 주식펀드와 같은 간접투자가 활성화됐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경기 회복과 함께 부동산 버블이나 벤처 버블이 발생하고 금리가 치솟는다면 자금은 다시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국내 기관 및 개인의 투자기반을 확충하고 금융산업 선진화에 필요한 제도적 인프라 개선에 주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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