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이름 새긴 한국전쟁 추모의 벽 ‘무더기 오류’

입력 2023.01.10 (06:40) 수정 2023.01.1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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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4만 3천여 명의 이름을 새긴 한국전쟁 추모의 벽이 미국 워싱턴 D.C.에 세워졌는데요.

이 이름들 가운데 천여 명의 철자가 틀렸고 전사자 5백여 명은 아예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6.25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아 세워진 한국전쟁 추모의 벽.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한국인과 미국인들을 처음으로 한데 모아 4만 3천여 명을 잊지 말자는 공간으로 조성됐습니다.

그런데 이 벽에 새겨진 이름들이 무더기로 잘못됐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할 바커/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아들/역사학자 : "이름 철자가 틀린 게 천여 명, 누락된 이름도 5백 명 정도 됩니다."]

전사자 이름은 누락됐고 전쟁이 아닌 사고로 숨진 이들의 이름은 포함됐습니다.

다른 조종사를 구하려다 격추된 존 쾰시 중위와 프레드릭 베어 등 무공훈장을 받은 전사자들의 이름도 철자가 틀렸습니다.

[할 바커/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아들/역사학자 : "오늘 아침에도 한 유대인 병사 가족이 연락 와서 자기네 이름 철자도 잘못 썼다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던 바커 형제는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잘못 기재됐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를 미 국방부와 백악관에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할 바커/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아들/역사학자 : "국방부 장관과 백악관, 의회 대표자들이 거기에 있었고 모두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에 대한 KBS의 서면 질의에 사상자 명단의 오류를 알고 있다며 매우 유감스러운 실수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미 내무부와 협력해 적절하게 추가와 수정을 통해 실수를 바로잡겠다며 이름이 잘못됐거나 빠진 가족들은 국방부에 연락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쟁을 기억하기 위해 조성된 추모의 벽, 그러나 미국 정부는 알면서도 잘못된 명단을 넘겨줬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이세영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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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사자 이름 새긴 한국전쟁 추모의 벽 ‘무더기 오류’
    • 입력 2023-01-10 06:40:05
    • 수정2023-01-10 08:13:46
    뉴스광장 1부
[앵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4만 3천여 명의 이름을 새긴 한국전쟁 추모의 벽이 미국 워싱턴 D.C.에 세워졌는데요.

이 이름들 가운데 천여 명의 철자가 틀렸고 전사자 5백여 명은 아예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6.25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아 세워진 한국전쟁 추모의 벽.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한국인과 미국인들을 처음으로 한데 모아 4만 3천여 명을 잊지 말자는 공간으로 조성됐습니다.

그런데 이 벽에 새겨진 이름들이 무더기로 잘못됐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할 바커/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아들/역사학자 : "이름 철자가 틀린 게 천여 명, 누락된 이름도 5백 명 정도 됩니다."]

전사자 이름은 누락됐고 전쟁이 아닌 사고로 숨진 이들의 이름은 포함됐습니다.

다른 조종사를 구하려다 격추된 존 쾰시 중위와 프레드릭 베어 등 무공훈장을 받은 전사자들의 이름도 철자가 틀렸습니다.

[할 바커/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아들/역사학자 : "오늘 아침에도 한 유대인 병사 가족이 연락 와서 자기네 이름 철자도 잘못 썼다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던 바커 형제는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잘못 기재됐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를 미 국방부와 백악관에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할 바커/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아들/역사학자 : "국방부 장관과 백악관, 의회 대표자들이 거기에 있었고 모두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에 대한 KBS의 서면 질의에 사상자 명단의 오류를 알고 있다며 매우 유감스러운 실수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미 내무부와 협력해 적절하게 추가와 수정을 통해 실수를 바로잡겠다며 이름이 잘못됐거나 빠진 가족들은 국방부에 연락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쟁을 기억하기 위해 조성된 추모의 벽, 그러나 미국 정부는 알면서도 잘못된 명단을 넘겨줬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이세영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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