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우주센터를 케네디 우주센터처럼?…“교통 접근성부터 높여야”

입력 2023.01.10 (16:57) 수정 2023.01.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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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 탐사선 '다누리호'를 발사했던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

‘다누리호’ 발사 장면‘다누리호’ 발사 장면

지난해 8월 5일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다누리호'는 미국의 민간 우주회사인 '스페이스엑스'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습니다. 당시 '다누리호'를 쏘아 올린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케네디 우주센터는 미국 나사(NASA) 로켓 발사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케네디 우주센터는 플로리다주의 긴 해변을 따라 로켓 발사대들이 솟아 있고 인근에는 전 세계 우주산업을 선도하는 공장들도 입주해 있습니다. 로켓의 비행을 육안으로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아서 플로리다를 찾는 관광객들의 주요 여행 코스이기도 합니다.


■ 전남 고흥 '우주발사체 특구' 지정…나로 우주센터, 케네디 우주센터처럼 개발

미국에 케네디 우주센터가 있다면 한국에는 전남 고흥에 나로 우주센터가 있습니다. 나로 우주센터는 지난해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쏘아 올린 곳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1일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전남과 대전, 경남 3각 체제의 우주산업 클러스터 계획을 확정하면서 나로 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을 '발사체 특화지구'로 지정했습니다.

‘누리호’ 발사 장면 (사진 출처:연합뉴스)‘누리호’ 발사 장면 (사진 출처: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고흥에 국내 유일의 나로 우주센터가 구축돼 발사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최적의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민간 발사장 등 핵심 기반시설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청소년들이 우주산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테마파크인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컴플렉스'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에 버금가는 곳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입니다.

■ 찾아가기 힘든 나로 우주센터…고속도로 연결은 언제나?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이 발표된 나로 우주센터를 찾아가려면 어떻게 가야 할까요? 고흥 나로 우주센터는 현재 연결된 고속도로가 없습니다. 광주에서 나로 우주센터를 찾아간다면 2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2년 전 고흥군 봉래면 교동에서 나로 우주센터까지 진입로 개량공사를 마쳤지만 고흥읍에서 봉래면까지는 여전히 왕복 2차로와 왕복 4차로 길을 교대로 이용해야 합니다.


서울 강동구에서 가족과 함께 나로 우주센터로 여행을 온 이규선 씨는 취재진을 만나 "길이 구불구불한 곳이 많았고 2차로 도로여서 위험하기도 했다. 나로 우주센터를 오기 불편했다"고 말했습니다.

고흥군과 전라남도는 지난해 광주에서 고흥읍, 나로 우주센터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신설을 정부에 건의해 올해 정부 예산안에 기본조사 용역비 3억 원이 반영됐다고 밝혔습니다. 고속도로가 필요한지 정부 예산을 들여서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고흥군은 설명합니다. 하지만 향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 KTX 이용이 불가능한 고흥…보성 벌교~고흥 녹동 구간 신설 건의 방침

고흥에는 철도역도 없습니다.

여수와 순천, 광양, 보성, 곡성 등 전남 동부지역 시군에 철도역이 있어서 수도권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고 있지만 고흥은 유일하게 철도역이 없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 관광객이 KTX를 타고 나로 우주센터를 찾는 게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고흥군은 보성 벌교에서 고흥 녹동을 잇는 경전선 구간 신설을 바라고 있습니다. 고흥역과 녹동역, 2개의 역사를 만들어 KTX 이용객들의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선양규 고흥군 부군수는 "정부에 철도 건설을 건의하기 위해 올해 자체 예산 4억 8천만 원을 들여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 '우주발사체 특구' 성공하려면 SOC 투자 뒤따라야

정부가 고흥을 '우주발사체 특구'로 지정하면서 고흥군은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특구 지정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 2조 6,66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 1,380억 원, 고용유발효과 2만 785명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측된다는 자료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도로와 철도 여건으로는 관광객은커녕 발사체 관련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왕복 2차로 도로를 오갈 만큼 교통 접근성이 열악한 곳에 투자할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경제영토를 우주까지 확장하겠다며 내놓은 정부의 우주산업 클러스터 계획. 계획이 장밋빛에 그치지 않고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되려면 사회간접자본시설, SOC 투자가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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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 우주센터를 케네디 우주센터처럼?…“교통 접근성부터 높여야”
    • 입력 2023-01-10 16:57:28
    • 수정2023-01-10 16:59:18
    취재K
■ 달 탐사선 '다누리호'를 발사했던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

‘다누리호’ 발사 장면
지난해 8월 5일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다누리호'는 미국의 민간 우주회사인 '스페이스엑스'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습니다. 당시 '다누리호'를 쏘아 올린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케네디 우주센터는 미국 나사(NASA) 로켓 발사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케네디 우주센터는 플로리다주의 긴 해변을 따라 로켓 발사대들이 솟아 있고 인근에는 전 세계 우주산업을 선도하는 공장들도 입주해 있습니다. 로켓의 비행을 육안으로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아서 플로리다를 찾는 관광객들의 주요 여행 코스이기도 합니다.


■ 전남 고흥 '우주발사체 특구' 지정…나로 우주센터, 케네디 우주센터처럼 개발

미국에 케네디 우주센터가 있다면 한국에는 전남 고흥에 나로 우주센터가 있습니다. 나로 우주센터는 지난해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쏘아 올린 곳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1일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전남과 대전, 경남 3각 체제의 우주산업 클러스터 계획을 확정하면서 나로 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을 '발사체 특화지구'로 지정했습니다.

‘누리호’ 발사 장면 (사진 출처: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고흥에 국내 유일의 나로 우주센터가 구축돼 발사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최적의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민간 발사장 등 핵심 기반시설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청소년들이 우주산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테마파크인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컴플렉스'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에 버금가는 곳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입니다.

■ 찾아가기 힘든 나로 우주센터…고속도로 연결은 언제나?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이 발표된 나로 우주센터를 찾아가려면 어떻게 가야 할까요? 고흥 나로 우주센터는 현재 연결된 고속도로가 없습니다. 광주에서 나로 우주센터를 찾아간다면 2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2년 전 고흥군 봉래면 교동에서 나로 우주센터까지 진입로 개량공사를 마쳤지만 고흥읍에서 봉래면까지는 여전히 왕복 2차로와 왕복 4차로 길을 교대로 이용해야 합니다.


서울 강동구에서 가족과 함께 나로 우주센터로 여행을 온 이규선 씨는 취재진을 만나 "길이 구불구불한 곳이 많았고 2차로 도로여서 위험하기도 했다. 나로 우주센터를 오기 불편했다"고 말했습니다.

고흥군과 전라남도는 지난해 광주에서 고흥읍, 나로 우주센터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신설을 정부에 건의해 올해 정부 예산안에 기본조사 용역비 3억 원이 반영됐다고 밝혔습니다. 고속도로가 필요한지 정부 예산을 들여서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고흥군은 설명합니다. 하지만 향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 KTX 이용이 불가능한 고흥…보성 벌교~고흥 녹동 구간 신설 건의 방침

고흥에는 철도역도 없습니다.

여수와 순천, 광양, 보성, 곡성 등 전남 동부지역 시군에 철도역이 있어서 수도권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고 있지만 고흥은 유일하게 철도역이 없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 관광객이 KTX를 타고 나로 우주센터를 찾는 게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고흥군은 보성 벌교에서 고흥 녹동을 잇는 경전선 구간 신설을 바라고 있습니다. 고흥역과 녹동역, 2개의 역사를 만들어 KTX 이용객들의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선양규 고흥군 부군수는 "정부에 철도 건설을 건의하기 위해 올해 자체 예산 4억 8천만 원을 들여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 '우주발사체 특구' 성공하려면 SOC 투자 뒤따라야

정부가 고흥을 '우주발사체 특구'로 지정하면서 고흥군은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특구 지정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 2조 6,66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 1,380억 원, 고용유발효과 2만 785명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측된다는 자료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도로와 철도 여건으로는 관광객은커녕 발사체 관련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왕복 2차로 도로를 오갈 만큼 교통 접근성이 열악한 곳에 투자할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경제영토를 우주까지 확장하겠다며 내놓은 정부의 우주산업 클러스터 계획. 계획이 장밋빛에 그치지 않고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되려면 사회간접자본시설, SOC 투자가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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