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기고 라이브 방송’…시청한 또래들 ‘조롱’

[앵커]

한편,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중학생들이 친구를 모텔로 불러 옷을 벗기고 때리는 장면을 SNS를 통해 생중계 한 건데요.

가해 학생들은 장난이라고 했지만 학교 친구 수십 명이 이 장면을 지켜봤고 괴롭히라고 부추긴 사람도 있었습니다.

박가영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모텔입니다.

어젯밤 11시쯤, 이곳에서 중학생 2명이 또래 친구의 옷을 벗기고 때리는 장면을 SNS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했습니다.

학교 친구 등 30여 명이 실시간으로 이를 지켜봤고, 일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댓글을 남겼습니다.

상황을 심각하게 본 한 학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괴롭힘은 30여 분 만에 끝이 났습니다.

이들은 대학생이라고 속이고 모텔에 들어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모텔 관계자/음성변조 : "(방에) 막걸리에 컵라면에 냉장고에도 막걸리 3병이 들어있고, 경찰관한테는 함부로 소리를 지르고..."]

가해 학생들은 친구 사이에 단순한 장난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학생은 생중계되는 장면에서 가혹 행위로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강제로 옷을 벗기는 장면을 확보한 뒤 이들 2명을 입건해 강압과 협박이 있었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대구 동부경찰서 담당 수사관 : "그 외에 혹시라도 모를 강압이라든지 그런 게 있다면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쪽으로 확대될 수는 있습니다."]

가해 학생뿐 아니라 또래 네티즌들은 실시간 채팅으로 피해 학생을 조롱하거나 괴롭힘을 부추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우석/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사이버 비행이라든지 사이버 불링(괴롭힘) 등에 대해서 범죄란 인식을 심어주고, 윤리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 심어줘야 (합니다)."]

가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측은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