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무기, 무기, 무기’를 원한다”…우크라이나 부총리의 ‘전쟁 2년차’

입력 2023.01.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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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닫는 12월 30일,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도 KBS와 인터뷰를 했던 스테파니쉬나 부총리와의 두 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약간 늦은 그는 '연말이라 차가 많이 막혔다'며 미안함을 표했습니다. 개전 초기보다 수도 키이우의 상황이 나아진 듯 보였지만, 사실 전날로 예정돼 있던 인터뷰가 러시아의 키이우 대공습으로 하루 미뤄진 뒤였습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쏟아붓고 있으며, 이란과 합작하며 상황이 심각해졌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러시아는 최전방에 이란제 드론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부총리는 "겨울 내내 거의 매주, 중요한 기반 시설 요소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KBS와 인터뷰하고 있다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KBS와 인터뷰하고 있다

■ "기반 시설 30%는 완전히 파괴…러시아 미사일 공격은 '영공 테러'"

겨울을 맞아 러시아는 에너지 시설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과 전기와 가스를 끊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추운 겨울로 내몰아 사기를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물었습니다.

▶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

"러시아는 중부와 동부 우크라이나 등 전투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는 지역에도 계속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대학살이라고 불릴 만한 수준의 대규모 미사일이 거의 매주 날아옵니다. 이건 시민들에게는 주요한 테러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왜냐면 미사일이 명중하면 상당 기간 물과 전기가 끊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건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행해지는 '영공 테러'입니다. "

"(에너지 기반시설의 파괴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전체에서도 가장 큰 전력 네트워크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핵발전소 두 개가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있습니다. 자포리자와 체르노빌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이들은 우리의 생존의 주요한 요소입니다. 30%의 기반시설이 심각하게 손상됐습니다."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습으로 전기가 끊긴 대피소에 머무는 우크라이나 시민들 (사진=AP)러시아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습으로 전기가 끊긴 대피소에 머무는 우크라이나 시민들 (사진=AP)

■ "우리가 필요한 건 무기, 또 무기…지금의 두 배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때 미국은 두둑한 선물을 안겼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사거리가 7~80km에 달하는 요격미사일 패트리엇이었습니다. 이후에도 미국은 러시아 탱크에 대응할 브래들리 장갑차를, 프랑스는 경전차 지원을 각각 약속했고 영국은 주력 전차 챌린저2의 지원을 검토 중입니다. 개전 초기에는 지원을 거부했던 무기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어떤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일까요?

Q. 미국이 전에는 지원하지 않던 무기들도 지원했습니다. 전쟁을 빨리 끝내려는 건가요? 아니면 지금 전황이 어려워선가요?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두 정부의 영속적이고 지속 가능한 작업 덕분입니다. 두 번째로는,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저항에 대한 이해일 겁니다. 10발이나 되는 미사일 공격에도, 전기와 물이 없이도, 우크라이나 땅에서 빠져나가려는 행렬은 없었습니다. 지금 (러시아의) 공격의 목표는 사람들을 비도덕적으로 만들고, 젤렌스키 정부와 주민들에게 압력을 가하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패트리엇 등으로 방공망을 갖추는 건 사람들과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어떤 측면에선 우크라이나의 지금 상황이 이런 결정을 만들어 낸 데 역할을 한 겁니다."

Q. 올해 전황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러시아가 더 공세에 나설까요?

"국방부 장관이 더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제가 따로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는 러시아 대통령이 상징적인 날짜를 정말 사랑한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고, 2월 24일은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이 시작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는 러시아군의 사기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Q.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지원 무기는 방어용에만 국한돼야 하고 공격용은 안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있어선 방어용 무기가 곧 공격용 무기입니다. 영토 보존과 주권 수호를 위해 우리 땅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무기를 받았지만, 여전히 양적으로 부족합니다. 이는 특정 작전에서 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걸 어렵게 합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군사)지원의 규모와 범위를 넓히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군사적 지원이 이뤄지는 1차 목표는 우리가 생존하고 방어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거리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전쟁이 유럽에서 가장 큰 나라의 영토에서 일어나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간과해선 안 됩니다. 전쟁은 다른 시나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다른 얼굴을 갖고 있고 다른 전략 전술을 갖고 있으며, 이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우리는 군사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전시 규정에 따라 그걸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받은 것 이상의 추가적인 대량의 군사 지원을 정말 필요로 합니다. 적어도 지금의 두 배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영공 방어에 가장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무기에 대한 열망은 강렬했습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30분간의 인터뷰 중 거의 모든 답변에서 '추가적인 무기 지원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수치(지금의 2배)까지 제시했습니다. 확전은 거부하는 서방 국가들의 셈법과 '이겨야 사는' 전쟁 당사자의 입장엔 큰 간극이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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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림반도까지 영토 되찾을 것"…젤렌스키 '세계 평화회의' 제안 이유는?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던 지난해 3월 인터뷰에서 "영토는 양보할 수 없으며 2015년 뺏긴 크림반도까지 찾을 것'이라는 협상 조건을 확인해준 인물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양보할 수도 있을 거라는 기사들이 나오던 시점이었습니다. 부총리는 1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영토 모두를 되찾을 것'이란 목표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Q. 지난달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2022년 2월 24일(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뺏긴 영토를 되찾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크림반도는 제외한다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했던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다른 성명으로 답변을 갈음하고 싶습니다. 그는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만났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 입장이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 미국 행정부 전체의 입장입니다. 목표는 러시아 연방이 시작한 모든 것들을 합법화하지 않기 위해 우리의 영토를 모두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작년 11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수호를 미국이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양적, 질적으로 늘리기 위해 제도화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사는 변함없다"는게 우크라이나의 입장이지만, 언제 변할지 모르는 그들의 지지를 잡아두기 위해서라도 미래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말, 젤렌스키 대통령이 10대 평화협상 조건을 제시하고, 내년 2월에 유엔에서 '평화정상회의'를 열어 구체화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러시아에 맞설 무기 제공 ▲ 우크라이나에 재정·에너지·사회적 안정 지원 ▲ 10개 평화조건 이행과 글로벌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 3단계 평화계획'입니다. 조건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 정상회의의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인데 그 필요성을 부총리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Q. 젤렌스키 대통령이 갑자기 평화회의를 제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왜 주최자는 유엔이어야 하나요?

"그건 주저함의 전략적 모호성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우리 전략적 이해의 일환입니다. 냉전 시대를 지나오면서 함께 세계 평화를 보장해온 건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의 파트너들입니다. 평화를 보장해야 하고 평화와 규범에 근거한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고 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확고히 해야 하며, 유엔은 전세계를 뭉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입니다."

"일부 국가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조항들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핵 안전이나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더 효과적 조치를 제공할 수도 있어요. 이런 것들은 군사적이 아닌 하이브리드 전쟁의 주요한 위기를 낳는 요소들입니다."

"이런 논의들은 이 전쟁의 끝을 향해 가기 위한 이해를 만드는 데 필요해요. 우리는 러시아의 테러나 그들의 계획, 굶주림을 받아들여선 안 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푸틴의 어떤 선언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전 세계는 그의 의제에 따르는 방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의제를 형성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게 필연적으로 이 전쟁을 끝내고 정의를 회복하는 길일 거예요."

올가 스테파니쉬나 부총리가 KBS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올가 스테파니쉬나 부총리가 KBS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러시아는 거짓으로 협상을 말한다"…한국에 하고 싶은 말은?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개전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도 협상을 원했고 협상을 위한 틀도 만들어졌지만, 러시아가 저지른 대규모 전쟁 범죄 이후 협상이 멀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서 양자협상은 휴전의 구성 요소를 갖고 있든, 아니면 러시아의 최후 통첩을 논의해야 하든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바람도 언급했습니다.

"러시아가 협상을 다시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만. 여전히 우크라이나와 비민주적인 세계가 마주 앉는데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궁극적인 게 아니라 종착점이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강하고 단결되고 자유로운 이 종착점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은 이미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는 등 정치적 입장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치적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되기 위해서라도 군사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전장에서 승리를 시작하고 내각에서 끝낼 것입니다. 꼭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위한 더 많은 군사 지원에 집중해주세요. 그러면, 우리는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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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무기, 무기, 무기’를 원한다”…우크라이나 부총리의 ‘전쟁 2년차’
    • 입력 2023-01-11 07:00:32
    특파원 리포트

2022년을 닫는 12월 30일,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도 KBS와 인터뷰를 했던 스테파니쉬나 부총리와의 두 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약간 늦은 그는 '연말이라 차가 많이 막혔다'며 미안함을 표했습니다. 개전 초기보다 수도 키이우의 상황이 나아진 듯 보였지만, 사실 전날로 예정돼 있던 인터뷰가 러시아의 키이우 대공습으로 하루 미뤄진 뒤였습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쏟아붓고 있으며, 이란과 합작하며 상황이 심각해졌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러시아는 최전방에 이란제 드론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부총리는 "겨울 내내 거의 매주, 중요한 기반 시설 요소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KBS와 인터뷰하고 있다
■ "기반 시설 30%는 완전히 파괴…러시아 미사일 공격은 '영공 테러'"

겨울을 맞아 러시아는 에너지 시설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과 전기와 가스를 끊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추운 겨울로 내몰아 사기를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물었습니다.

▶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

"러시아는 중부와 동부 우크라이나 등 전투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는 지역에도 계속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대학살이라고 불릴 만한 수준의 대규모 미사일이 거의 매주 날아옵니다. 이건 시민들에게는 주요한 테러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왜냐면 미사일이 명중하면 상당 기간 물과 전기가 끊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건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행해지는 '영공 테러'입니다. "

"(에너지 기반시설의 파괴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전체에서도 가장 큰 전력 네트워크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핵발전소 두 개가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있습니다. 자포리자와 체르노빌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이들은 우리의 생존의 주요한 요소입니다. 30%의 기반시설이 심각하게 손상됐습니다."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습으로 전기가 끊긴 대피소에 머무는 우크라이나 시민들 (사진=AP)
■ "우리가 필요한 건 무기, 또 무기…지금의 두 배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때 미국은 두둑한 선물을 안겼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사거리가 7~80km에 달하는 요격미사일 패트리엇이었습니다. 이후에도 미국은 러시아 탱크에 대응할 브래들리 장갑차를, 프랑스는 경전차 지원을 각각 약속했고 영국은 주력 전차 챌린저2의 지원을 검토 중입니다. 개전 초기에는 지원을 거부했던 무기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어떤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일까요?

Q. 미국이 전에는 지원하지 않던 무기들도 지원했습니다. 전쟁을 빨리 끝내려는 건가요? 아니면 지금 전황이 어려워선가요?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두 정부의 영속적이고 지속 가능한 작업 덕분입니다. 두 번째로는,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저항에 대한 이해일 겁니다. 10발이나 되는 미사일 공격에도, 전기와 물이 없이도, 우크라이나 땅에서 빠져나가려는 행렬은 없었습니다. 지금 (러시아의) 공격의 목표는 사람들을 비도덕적으로 만들고, 젤렌스키 정부와 주민들에게 압력을 가하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패트리엇 등으로 방공망을 갖추는 건 사람들과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어떤 측면에선 우크라이나의 지금 상황이 이런 결정을 만들어 낸 데 역할을 한 겁니다."

Q. 올해 전황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러시아가 더 공세에 나설까요?

"국방부 장관이 더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제가 따로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는 러시아 대통령이 상징적인 날짜를 정말 사랑한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고, 2월 24일은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이 시작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는 러시아군의 사기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Q.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지원 무기는 방어용에만 국한돼야 하고 공격용은 안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있어선 방어용 무기가 곧 공격용 무기입니다. 영토 보존과 주권 수호를 위해 우리 땅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무기를 받았지만, 여전히 양적으로 부족합니다. 이는 특정 작전에서 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걸 어렵게 합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군사)지원의 규모와 범위를 넓히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군사적 지원이 이뤄지는 1차 목표는 우리가 생존하고 방어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거리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전쟁이 유럽에서 가장 큰 나라의 영토에서 일어나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간과해선 안 됩니다. 전쟁은 다른 시나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다른 얼굴을 갖고 있고 다른 전략 전술을 갖고 있으며, 이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우리는 군사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전시 규정에 따라 그걸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받은 것 이상의 추가적인 대량의 군사 지원을 정말 필요로 합니다. 적어도 지금의 두 배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영공 방어에 가장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무기에 대한 열망은 강렬했습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30분간의 인터뷰 중 거의 모든 답변에서 '추가적인 무기 지원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수치(지금의 2배)까지 제시했습니다. 확전은 거부하는 서방 국가들의 셈법과 '이겨야 사는' 전쟁 당사자의 입장엔 큰 간극이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연관 기사] [단독] 우크라 부총리가 말하는 ‘전쟁 2년 차’…“다음 달 러 대공세 가능성”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6406997

■ "크림반도까지 영토 되찾을 것"…젤렌스키 '세계 평화회의' 제안 이유는?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던 지난해 3월 인터뷰에서 "영토는 양보할 수 없으며 2015년 뺏긴 크림반도까지 찾을 것'이라는 협상 조건을 확인해준 인물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양보할 수도 있을 거라는 기사들이 나오던 시점이었습니다. 부총리는 1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영토 모두를 되찾을 것'이란 목표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Q. 지난달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2022년 2월 24일(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뺏긴 영토를 되찾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크림반도는 제외한다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했던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다른 성명으로 답변을 갈음하고 싶습니다. 그는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만났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 입장이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 미국 행정부 전체의 입장입니다. 목표는 러시아 연방이 시작한 모든 것들을 합법화하지 않기 위해 우리의 영토를 모두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작년 11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수호를 미국이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양적, 질적으로 늘리기 위해 제도화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사는 변함없다"는게 우크라이나의 입장이지만, 언제 변할지 모르는 그들의 지지를 잡아두기 위해서라도 미래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말, 젤렌스키 대통령이 10대 평화협상 조건을 제시하고, 내년 2월에 유엔에서 '평화정상회의'를 열어 구체화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러시아에 맞설 무기 제공 ▲ 우크라이나에 재정·에너지·사회적 안정 지원 ▲ 10개 평화조건 이행과 글로벌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 3단계 평화계획'입니다. 조건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 정상회의의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인데 그 필요성을 부총리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Q. 젤렌스키 대통령이 갑자기 평화회의를 제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왜 주최자는 유엔이어야 하나요?

"그건 주저함의 전략적 모호성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우리 전략적 이해의 일환입니다. 냉전 시대를 지나오면서 함께 세계 평화를 보장해온 건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의 파트너들입니다. 평화를 보장해야 하고 평화와 규범에 근거한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고 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확고히 해야 하며, 유엔은 전세계를 뭉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입니다."

"일부 국가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조항들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핵 안전이나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더 효과적 조치를 제공할 수도 있어요. 이런 것들은 군사적이 아닌 하이브리드 전쟁의 주요한 위기를 낳는 요소들입니다."

"이런 논의들은 이 전쟁의 끝을 향해 가기 위한 이해를 만드는 데 필요해요. 우리는 러시아의 테러나 그들의 계획, 굶주림을 받아들여선 안 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푸틴의 어떤 선언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전 세계는 그의 의제에 따르는 방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의제를 형성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게 필연적으로 이 전쟁을 끝내고 정의를 회복하는 길일 거예요."

올가 스테파니쉬나 부총리가 KBS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러시아는 거짓으로 협상을 말한다"…한국에 하고 싶은 말은?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개전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도 협상을 원했고 협상을 위한 틀도 만들어졌지만, 러시아가 저지른 대규모 전쟁 범죄 이후 협상이 멀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서 양자협상은 휴전의 구성 요소를 갖고 있든, 아니면 러시아의 최후 통첩을 논의해야 하든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바람도 언급했습니다.

"러시아가 협상을 다시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만. 여전히 우크라이나와 비민주적인 세계가 마주 앉는데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궁극적인 게 아니라 종착점이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강하고 단결되고 자유로운 이 종착점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은 이미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는 등 정치적 입장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치적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되기 위해서라도 군사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전장에서 승리를 시작하고 내각에서 끝낼 것입니다. 꼭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위한 더 많은 군사 지원에 집중해주세요. 그러면, 우리는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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