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0명’ 지방대 속출…“벚꽃 피기 전에 잡아야?”

입력 2023.0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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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입 수시·정시 모집 전형에서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심지어는 ‘지원자가 1명도 없는’ 학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2023학년도 대입 수시·정시 모집 전형에서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심지어는 ‘지원자가 1명도 없는’ 학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장학금 주고 아이패드 사 주고…신입생 유치에 '사활'

#1. 광주 소재 사립 A 대학은 2023년 입학생 전원에게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 구입 명목으로 현금 60만 원을 지급한다. 최종 합격 후 입학 전까지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높은 어학 점수를 달성하면 현금을 추가 지원한다.

#2. 대전에 위치한 사립 B 대학은 수시 모집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첫 학기 장학금 지원 명목으로 100만~150만 원을 지급한다. 수도권 학생들의 등·하교를 위해 통학버스를 지원하고 1,700여 명 수용이 가능한 기숙사를 우선 배정한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이른바 '지방대 줄도산'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쓰는 말인데요.

포근한 날씨로 '벚꽃 개화 시기'가 빠른, 다시 말해 '수도권과 거리가 먼' 지역 소재의 대학일수록 '지방대 기피 현상' 때문에 신입생을 받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다소 농담처럼 들리던 이 말이 지금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2023학년도 대입 수시·정시 모집 전형에서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심지어는 '지원자가 1명도 없는' 학과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짙어진 위기감에 지방대들은 위 사례들처럼 여러 혜택을 내세우며 '신입생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하길 기다리지 말고, 3월 개강(開講) 이후인 벚꽃 피기 전에 잡아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며, '신입생 모시기'에 분투하는 지역 대학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봤습니다.

현재 지방대들은 다양한 지원 제도로 신입생 유치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다. (사진 출처=KBS 뉴스 영상 갈무리)현재 지방대들은 다양한 지원 제도로 신입생 유치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다. (사진 출처=KBS 뉴스 영상 갈무리)

■ 유학생도 충원 합격자도 '귀한 손님'…교사에게 '영화표' 제공, '점심' 대접까지

상기(上記)한 두 대학처럼, 현재 지방대들은 다양한 지원 제도로 신입생 유치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습니다. 경북의 모 대학에서는 친구와 '동반 입학'하는 학생에게 1명당 장학금 50만 원을 지급하는, 신입생 간 우정을 돋보이게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보였습니다. 대구의 한 대학은 일정 기준 충족 시 '전 학기 등록금 면제', '어학연수 지원' '도서비 지급' 등 해당 학생에게 대대적인 혜택 제공을 약속했지요.

최초 합격자는 물론, 충원 합격자에 대한 대우도 살뜰합니다. 광주 소재 모 대학과 나주에 위치한 한 대학이 40~1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데요.

내국인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도 '귀한 손님'으로 모시기 바쁩니다. 대학 관계자들이 동남·중앙아시아 등 현지를 직접 방문해 입학 설명회를 열고 홍보에 열성을 기울이는 식이랍니다. 또한, 개별 대학은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까지 협력해 대규모 '온라인 박람회'를 개최, 유학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최근 지방 대학 관계자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동남·중앙아시아 등 현지를 직접 방문, 입학 설명회를 열고 홍보에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최근 지방 대학 관계자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동남·중앙아시아 등 현지를 직접 방문, 입학 설명회를 열고 홍보에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입생 모셔오기'가 이토록 치열하다 보니, 일부 사정이 어려운 지방 대학의 교수들 사이에서는 '입시 철만 되면 영업직이 된 것 같다'는 푸념이 새어 나옵니다. 고3 수험생들의 대학 진학 설계를 담당하는 고등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대학 홍보를 명목으로 한 '읍소 아닌 읍소'를 해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한 지방대 교수 출신의 학자는 이달 초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쓴 글에서 '입시 철 일화'를 회고한 바 있습니다. 그는 해당 글에서 "'저쪽에 팸플릿 두고 가세요.' 학생 모집하러 고등학교 교무실에 들어가면 선생님들이 잡상인 보듯 했다"며 "입시 설명회는 영화관이 있는 곳에서 여는데, 대학이 뿌리는 '공짜 표'가 너무 많다. 고교 방문 설명회를 마치면 선생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점심을 함께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 수시는 '미(未)등록', 정시는 'NO 지원'…지방대 맹주 '지거국'도 흔들린다

이처럼 '산 넘고 물 건너' '이역만리(異域萬里)'에 이르기까지, 신입생 유치에 여념이 없는 지역 대학들.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듣기에는 그저 '웃픈' 이야기로 느껴지지만, 실제 통계상에서 '숫자로 규명된 지방대의 현실'은 냉엄하기만 합니다.

지난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소위 '지원자 0명'으로 집계된 학과는 26곳(대학 기준 14곳)이었습니다. 학원 측은 "4년 전인 2020학년도에는 3개 학과에 불과했는데, 이번에 26개 학과로 8배 넘게 급증했다"고 분석했는데요.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지방권 대학 가운데 18.6%(130개 대학, 3만 3,270명)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지방권 대학 가운데 18.6%(130개 대학, 3만 3,270명)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지원자 0명 학과'를 시·도별로 분류하면, 경북 10곳, 경남 4곳, 전남 4곳, 부산 2곳, 충남 2곳, 충북 2곳, 강원 1곳, 전북 1곳 순이었습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아닌, 모두 '지방에 위치한 대학 학과'들이었습니다.

이 학원은 앞서 '2023학년도 전국 216개 대학 수시 미등록 규모 분석'을 통해, 지방권 대학 가운데 18.6%(130개 대학, 3만 3,270명)가 수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3.0%(42개 대학, 1,396명)를 기록한 서울권 대학의 6배 이상 되는 규모입니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지방거점국립대(약칭 지거국)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지거국 자퇴생은 2016년 3,930명에서 2021년 6,366명으로 1.6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작년 11월 기준, 한 지거국에서는 근 5년간 4,000여 명의 학생이 자퇴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 지방대 교수·교육 전문가 "자체 경쟁력 강화, 취업 지원 필요…학생들 '성공 확신' 심어주는 '강소대학' 많아져야"

지방대 교수들은 지역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 교육 도입을 통한 '자체 경쟁력 강화', 중앙 정부 차원의 '취업 지원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영일 동강대 교수는 앞서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방대 입학생 감소 현상은) 학령 인구와 지역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지방대 활성화를 위해 "거시적인 측면의 중앙 정책이 필요하다. 취업 정책에 있어 '지역 인재 할당제'를 강화하고, (지역에) 청년들이 놀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종로학원 주최로 열린 ‘2023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 학부모들이 배치 참고표를 보며 입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작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종로학원 주최로 열린 ‘2023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 학부모들이 배치 참고표를 보며 입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양오봉 전북대 교수는 지방대 자체적으로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좋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며, "AI(인공지능)나 코딩 교육을 강화, 융복합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현주 영진전문대 부총장도 "실제 취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 지능형 로봇,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교육 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교육 전문가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졸업 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강소대학'이 지역 사회에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도시 진학을 추구하는 요즘 학생들의 인식을 간과하고, 전통적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해서는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 지역 대학을 가야만 하는지'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특성화된 경쟁력'을 지방대 스스로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도 그 대학 나오면 진로가 어떻게 거듭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지원: 최민주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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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원자 0명’ 지방대 속출…“벚꽃 피기 전에 잡아야?”
    • 입력 2023-01-15 08:00:39
    취재K
2023학년도 대입 수시·정시 모집 전형에서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심지어는 ‘지원자가 1명도 없는’ 학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장학금 주고 아이패드 사 주고…신입생 유치에 '사활'

#1. 광주 소재 사립 A 대학은 2023년 입학생 전원에게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 구입 명목으로 현금 60만 원을 지급한다. 최종 합격 후 입학 전까지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높은 어학 점수를 달성하면 현금을 추가 지원한다.

#2. 대전에 위치한 사립 B 대학은 수시 모집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첫 학기 장학금 지원 명목으로 100만~150만 원을 지급한다. 수도권 학생들의 등·하교를 위해 통학버스를 지원하고 1,700여 명 수용이 가능한 기숙사를 우선 배정한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이른바 '지방대 줄도산'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쓰는 말인데요.

포근한 날씨로 '벚꽃 개화 시기'가 빠른, 다시 말해 '수도권과 거리가 먼' 지역 소재의 대학일수록 '지방대 기피 현상' 때문에 신입생을 받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다소 농담처럼 들리던 이 말이 지금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2023학년도 대입 수시·정시 모집 전형에서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심지어는 '지원자가 1명도 없는' 학과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짙어진 위기감에 지방대들은 위 사례들처럼 여러 혜택을 내세우며 '신입생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하길 기다리지 말고, 3월 개강(開講) 이후인 벚꽃 피기 전에 잡아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며, '신입생 모시기'에 분투하는 지역 대학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봤습니다.

현재 지방대들은 다양한 지원 제도로 신입생 유치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다. (사진 출처=KBS 뉴스 영상 갈무리)
■ 유학생도 충원 합격자도 '귀한 손님'…교사에게 '영화표' 제공, '점심' 대접까지

상기(上記)한 두 대학처럼, 현재 지방대들은 다양한 지원 제도로 신입생 유치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습니다. 경북의 모 대학에서는 친구와 '동반 입학'하는 학생에게 1명당 장학금 50만 원을 지급하는, 신입생 간 우정을 돋보이게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보였습니다. 대구의 한 대학은 일정 기준 충족 시 '전 학기 등록금 면제', '어학연수 지원' '도서비 지급' 등 해당 학생에게 대대적인 혜택 제공을 약속했지요.

최초 합격자는 물론, 충원 합격자에 대한 대우도 살뜰합니다. 광주 소재 모 대학과 나주에 위치한 한 대학이 40~1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데요.

내국인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도 '귀한 손님'으로 모시기 바쁩니다. 대학 관계자들이 동남·중앙아시아 등 현지를 직접 방문해 입학 설명회를 열고 홍보에 열성을 기울이는 식이랍니다. 또한, 개별 대학은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까지 협력해 대규모 '온라인 박람회'를 개최, 유학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최근 지방 대학 관계자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동남·중앙아시아 등 현지를 직접 방문, 입학 설명회를 열고 홍보에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입생 모셔오기'가 이토록 치열하다 보니, 일부 사정이 어려운 지방 대학의 교수들 사이에서는 '입시 철만 되면 영업직이 된 것 같다'는 푸념이 새어 나옵니다. 고3 수험생들의 대학 진학 설계를 담당하는 고등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대학 홍보를 명목으로 한 '읍소 아닌 읍소'를 해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한 지방대 교수 출신의 학자는 이달 초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쓴 글에서 '입시 철 일화'를 회고한 바 있습니다. 그는 해당 글에서 "'저쪽에 팸플릿 두고 가세요.' 학생 모집하러 고등학교 교무실에 들어가면 선생님들이 잡상인 보듯 했다"며 "입시 설명회는 영화관이 있는 곳에서 여는데, 대학이 뿌리는 '공짜 표'가 너무 많다. 고교 방문 설명회를 마치면 선생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점심을 함께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 수시는 '미(未)등록', 정시는 'NO 지원'…지방대 맹주 '지거국'도 흔들린다

이처럼 '산 넘고 물 건너' '이역만리(異域萬里)'에 이르기까지, 신입생 유치에 여념이 없는 지역 대학들.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듣기에는 그저 '웃픈' 이야기로 느껴지지만, 실제 통계상에서 '숫자로 규명된 지방대의 현실'은 냉엄하기만 합니다.

지난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소위 '지원자 0명'으로 집계된 학과는 26곳(대학 기준 14곳)이었습니다. 학원 측은 "4년 전인 2020학년도에는 3개 학과에 불과했는데, 이번에 26개 학과로 8배 넘게 급증했다"고 분석했는데요.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지방권 대학 가운데 18.6%(130개 대학, 3만 3,270명)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지원자 0명 학과'를 시·도별로 분류하면, 경북 10곳, 경남 4곳, 전남 4곳, 부산 2곳, 충남 2곳, 충북 2곳, 강원 1곳, 전북 1곳 순이었습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아닌, 모두 '지방에 위치한 대학 학과'들이었습니다.

이 학원은 앞서 '2023학년도 전국 216개 대학 수시 미등록 규모 분석'을 통해, 지방권 대학 가운데 18.6%(130개 대학, 3만 3,270명)가 수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3.0%(42개 대학, 1,396명)를 기록한 서울권 대학의 6배 이상 되는 규모입니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지방거점국립대(약칭 지거국)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지거국 자퇴생은 2016년 3,930명에서 2021년 6,366명으로 1.6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작년 11월 기준, 한 지거국에서는 근 5년간 4,000여 명의 학생이 자퇴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 지방대 교수·교육 전문가 "자체 경쟁력 강화, 취업 지원 필요…학생들 '성공 확신' 심어주는 '강소대학' 많아져야"

지방대 교수들은 지역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 교육 도입을 통한 '자체 경쟁력 강화', 중앙 정부 차원의 '취업 지원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영일 동강대 교수는 앞서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방대 입학생 감소 현상은) 학령 인구와 지역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지방대 활성화를 위해 "거시적인 측면의 중앙 정책이 필요하다. 취업 정책에 있어 '지역 인재 할당제'를 강화하고, (지역에) 청년들이 놀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종로학원 주최로 열린 ‘2023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 학부모들이 배치 참고표를 보며 입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양오봉 전북대 교수는 지방대 자체적으로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좋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며, "AI(인공지능)나 코딩 교육을 강화, 융복합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현주 영진전문대 부총장도 "실제 취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 지능형 로봇,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교육 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교육 전문가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졸업 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강소대학'이 지역 사회에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도시 진학을 추구하는 요즘 학생들의 인식을 간과하고, 전통적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해서는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 지역 대학을 가야만 하는지'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특성화된 경쟁력'을 지방대 스스로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도 그 대학 나오면 진로가 어떻게 거듭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지원: 최민주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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