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까지 날아온 노랑부리저어새…순천만 철새보호 농지 2.5배 확대
입력 2023.01.15 (13:04)
수정 2023.01.1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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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왜 거기서 나와?…도심까지 날아온 노랑부리저어새
둔치 너머로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도심 한복판에 한 무리의 새떼가 내려앉았습니다. 평평한 주걱 모양의 부리를 휘저으며 먹이활동을 하는 노랑부리저어새입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Ⅱ급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지난 9일, 노랑부리저어새 50여 마리가 관찰된 곳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새롭게 조성 중인 도심 정원 '오천 그린광장'입니다. 해마다 순천만에 흑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각종 철새가 떼 지어 날아오지만, 시민들의 주거지 근처에서 노랑부리저어새 수십 마리가 관찰된 것은 드문 일입니다.
■ 철새 개체 수 늘면서 확장되는 서식지
노랑부리저어새가 순천 도심까지 날아든 건 철새들의 먹이활동 공간이 순천만에서 도심 방향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이번 겨울에 순천만을 찾아온 흑두루미가 한때 만 마리에 육박했을 정도로 순천만은 이미 철새 안식처로서 포화 상태입니다. 흑두루미만 해도 순천만 인근 광양만과 경남 하동 갈사만 등으로 서식지를 확대하는 상황입니다.
■ 비닐하우스 뜯고…논에는 볍씨 뿌리고
지난 11일 순천만 인근 들녘에서 굴착기 한 대가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가 철새들의 먹이활동 공간으로 조성한 이른바 '희망농업단지' 안에 있는 비닐하우스인데 철새 보호 차원에서 뜯어내는 겁니다. 비닐하우스를 소유한 농민은 순천시의 보상금을 받고 철거에 동의했습니다.
들녘 한편에서는 볍씨를 뿌리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철새들의 먹이터를 분산하기 위해 논에 볍씨를 살포하는 겁니다. 이번 철새 서식지 보호 활동에는 천수만이 있는 충남 서산과 강원도 철원, 전남 여수, 광양, 고흥 등 흑두루미 도래지의 자치단체 관계자들도 함께했습니다. 순천시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해 자치단체들의 협력을 제안하면서 보호 활동을 시연한 겁니다.
■ 철새보호 농지 '희망농업단지' 2.5배로 키운다
순천시는 흑두루미 등 철새들의 먹이활동과 서식지 보호를 위한 '희망농업단지'를 큰 폭으로 확장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정된 '희망농업단지'가 62ha인데 앞으로 171ha까지 키우겠다는 겁니다. 이 사업에 예산 210억 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희망농업단지'가 확대되면 이곳에 있는 전봇대도 추가로 뽑을 예정입니다. 순천시는 그동안 철새들이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전봇대 282개를 뽑았는데 앞으로 161개를 더 철거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흑두루미 등 철새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에 순천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 이즈미시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가 조류인플루엔자로 대량 폐사하면서 상당수 개체가 순천만으로 서식지를 옮긴 것을 반면교사 삼아 국내에서도 흑두루미 월동지를 분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 흑두루미 도래 전국 자치단체, 서식지 보전 협약
그래서 순천시와 충남 서산시, 강원도 철원군 등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흑두루미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들 자치단체는 지난 12일 순천시청에서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어 앞으로 서식지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질병 발생 정보 등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가 철새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 관련 근거를 만들고 예산을 지원해야만 자치단체들의 철새 서식지 보전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둔치 너머로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도심 한복판에 한 무리의 새떼가 내려앉았습니다. 평평한 주걱 모양의 부리를 휘저으며 먹이활동을 하는 노랑부리저어새입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Ⅱ급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지난 9일, 노랑부리저어새 50여 마리가 관찰된 곳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새롭게 조성 중인 도심 정원 '오천 그린광장'입니다. 해마다 순천만에 흑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각종 철새가 떼 지어 날아오지만, 시민들의 주거지 근처에서 노랑부리저어새 수십 마리가 관찰된 것은 드문 일입니다.
■ 철새 개체 수 늘면서 확장되는 서식지
노랑부리저어새가 순천 도심까지 날아든 건 철새들의 먹이활동 공간이 순천만에서 도심 방향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이번 겨울에 순천만을 찾아온 흑두루미가 한때 만 마리에 육박했을 정도로 순천만은 이미 철새 안식처로서 포화 상태입니다. 흑두루미만 해도 순천만 인근 광양만과 경남 하동 갈사만 등으로 서식지를 확대하는 상황입니다.
■ 비닐하우스 뜯고…논에는 볍씨 뿌리고
지난 11일 순천만 인근 들녘에서 굴착기 한 대가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가 철새들의 먹이활동 공간으로 조성한 이른바 '희망농업단지' 안에 있는 비닐하우스인데 철새 보호 차원에서 뜯어내는 겁니다. 비닐하우스를 소유한 농민은 순천시의 보상금을 받고 철거에 동의했습니다.
들녘 한편에서는 볍씨를 뿌리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철새들의 먹이터를 분산하기 위해 논에 볍씨를 살포하는 겁니다. 이번 철새 서식지 보호 활동에는 천수만이 있는 충남 서산과 강원도 철원, 전남 여수, 광양, 고흥 등 흑두루미 도래지의 자치단체 관계자들도 함께했습니다. 순천시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해 자치단체들의 협력을 제안하면서 보호 활동을 시연한 겁니다.
■ 철새보호 농지 '희망농업단지' 2.5배로 키운다
순천시는 흑두루미 등 철새들의 먹이활동과 서식지 보호를 위한 '희망농업단지'를 큰 폭으로 확장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정된 '희망농업단지'가 62ha인데 앞으로 171ha까지 키우겠다는 겁니다. 이 사업에 예산 210억 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전봇대 철거 행사 (2009년 4월, 순천만)
'희망농업단지'가 확대되면 이곳에 있는 전봇대도 추가로 뽑을 예정입니다. 순천시는 그동안 철새들이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전봇대 282개를 뽑았는데 앞으로 161개를 더 철거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흑두루미 등 철새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에 순천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 이즈미시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가 조류인플루엔자로 대량 폐사하면서 상당수 개체가 순천만으로 서식지를 옮긴 것을 반면교사 삼아 국내에서도 흑두루미 월동지를 분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 흑두루미 도래 전국 자치단체, 서식지 보전 협약
그래서 순천시와 충남 서산시, 강원도 철원군 등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흑두루미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들 자치단체는 지난 12일 순천시청에서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어 앞으로 서식지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질병 발생 정보 등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가 철새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 관련 근거를 만들고 예산을 지원해야만 자치단체들의 철새 서식지 보전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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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까지 날아온 노랑부리저어새…순천만 철새보호 농지 2.5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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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1-15 13:04:19
- 수정2023-01-15 19:21:18
■ 네가 왜 거기서 나와?…도심까지 날아온 노랑부리저어새
둔치 너머로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도심 한복판에 한 무리의 새떼가 내려앉았습니다. 평평한 주걱 모양의 부리를 휘저으며 먹이활동을 하는 노랑부리저어새입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Ⅱ급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지난 9일, 노랑부리저어새 50여 마리가 관찰된 곳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새롭게 조성 중인 도심 정원 '오천 그린광장'입니다. 해마다 순천만에 흑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각종 철새가 떼 지어 날아오지만, 시민들의 주거지 근처에서 노랑부리저어새 수십 마리가 관찰된 것은 드문 일입니다.
■ 철새 개체 수 늘면서 확장되는 서식지
노랑부리저어새가 순천 도심까지 날아든 건 철새들의 먹이활동 공간이 순천만에서 도심 방향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이번 겨울에 순천만을 찾아온 흑두루미가 한때 만 마리에 육박했을 정도로 순천만은 이미 철새 안식처로서 포화 상태입니다. 흑두루미만 해도 순천만 인근 광양만과 경남 하동 갈사만 등으로 서식지를 확대하는 상황입니다.
■ 비닐하우스 뜯고…논에는 볍씨 뿌리고
지난 11일 순천만 인근 들녘에서 굴착기 한 대가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가 철새들의 먹이활동 공간으로 조성한 이른바 '희망농업단지' 안에 있는 비닐하우스인데 철새 보호 차원에서 뜯어내는 겁니다. 비닐하우스를 소유한 농민은 순천시의 보상금을 받고 철거에 동의했습니다.
들녘 한편에서는 볍씨를 뿌리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철새들의 먹이터를 분산하기 위해 논에 볍씨를 살포하는 겁니다. 이번 철새 서식지 보호 활동에는 천수만이 있는 충남 서산과 강원도 철원, 전남 여수, 광양, 고흥 등 흑두루미 도래지의 자치단체 관계자들도 함께했습니다. 순천시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해 자치단체들의 협력을 제안하면서 보호 활동을 시연한 겁니다.
■ 철새보호 농지 '희망농업단지' 2.5배로 키운다
순천시는 흑두루미 등 철새들의 먹이활동과 서식지 보호를 위한 '희망농업단지'를 큰 폭으로 확장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정된 '희망농업단지'가 62ha인데 앞으로 171ha까지 키우겠다는 겁니다. 이 사업에 예산 210억 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희망농업단지'가 확대되면 이곳에 있는 전봇대도 추가로 뽑을 예정입니다. 순천시는 그동안 철새들이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전봇대 282개를 뽑았는데 앞으로 161개를 더 철거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흑두루미 등 철새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에 순천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 이즈미시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가 조류인플루엔자로 대량 폐사하면서 상당수 개체가 순천만으로 서식지를 옮긴 것을 반면교사 삼아 국내에서도 흑두루미 월동지를 분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 흑두루미 도래 전국 자치단체, 서식지 보전 협약
그래서 순천시와 충남 서산시, 강원도 철원군 등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흑두루미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들 자치단체는 지난 12일 순천시청에서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어 앞으로 서식지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질병 발생 정보 등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가 철새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 관련 근거를 만들고 예산을 지원해야만 자치단체들의 철새 서식지 보전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둔치 너머로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도심 한복판에 한 무리의 새떼가 내려앉았습니다. 평평한 주걱 모양의 부리를 휘저으며 먹이활동을 하는 노랑부리저어새입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Ⅱ급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지난 9일, 노랑부리저어새 50여 마리가 관찰된 곳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새롭게 조성 중인 도심 정원 '오천 그린광장'입니다. 해마다 순천만에 흑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각종 철새가 떼 지어 날아오지만, 시민들의 주거지 근처에서 노랑부리저어새 수십 마리가 관찰된 것은 드문 일입니다.
■ 철새 개체 수 늘면서 확장되는 서식지
노랑부리저어새가 순천 도심까지 날아든 건 철새들의 먹이활동 공간이 순천만에서 도심 방향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이번 겨울에 순천만을 찾아온 흑두루미가 한때 만 마리에 육박했을 정도로 순천만은 이미 철새 안식처로서 포화 상태입니다. 흑두루미만 해도 순천만 인근 광양만과 경남 하동 갈사만 등으로 서식지를 확대하는 상황입니다.
■ 비닐하우스 뜯고…논에는 볍씨 뿌리고
지난 11일 순천만 인근 들녘에서 굴착기 한 대가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가 철새들의 먹이활동 공간으로 조성한 이른바 '희망농업단지' 안에 있는 비닐하우스인데 철새 보호 차원에서 뜯어내는 겁니다. 비닐하우스를 소유한 농민은 순천시의 보상금을 받고 철거에 동의했습니다.
들녘 한편에서는 볍씨를 뿌리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철새들의 먹이터를 분산하기 위해 논에 볍씨를 살포하는 겁니다. 이번 철새 서식지 보호 활동에는 천수만이 있는 충남 서산과 강원도 철원, 전남 여수, 광양, 고흥 등 흑두루미 도래지의 자치단체 관계자들도 함께했습니다. 순천시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해 자치단체들의 협력을 제안하면서 보호 활동을 시연한 겁니다.
■ 철새보호 농지 '희망농업단지' 2.5배로 키운다
순천시는 흑두루미 등 철새들의 먹이활동과 서식지 보호를 위한 '희망농업단지'를 큰 폭으로 확장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정된 '희망농업단지'가 62ha인데 앞으로 171ha까지 키우겠다는 겁니다. 이 사업에 예산 210억 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희망농업단지'가 확대되면 이곳에 있는 전봇대도 추가로 뽑을 예정입니다. 순천시는 그동안 철새들이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전봇대 282개를 뽑았는데 앞으로 161개를 더 철거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흑두루미 등 철새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에 순천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 이즈미시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가 조류인플루엔자로 대량 폐사하면서 상당수 개체가 순천만으로 서식지를 옮긴 것을 반면교사 삼아 국내에서도 흑두루미 월동지를 분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 흑두루미 도래 전국 자치단체, 서식지 보전 협약
그래서 순천시와 충남 서산시, 강원도 철원군 등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흑두루미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들 자치단체는 지난 12일 순천시청에서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어 앞으로 서식지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질병 발생 정보 등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가 철새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 관련 근거를 만들고 예산을 지원해야만 자치단체들의 철새 서식지 보전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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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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