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드는 ‘동토의 땅’…시베리아에 냉각시설 ‘필수’

입력 2023.01.16 (06:46) 수정 2023.01.1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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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에도 여전히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 기후 변화일 것입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국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영구 동토층마저 녹기 시작했는데요.

건물과 도로, 에너지 시설의 안전성까지 위협하면서, 땅을 얼리기 위한 냉각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습니다.

조빛나 특파원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순록을 기르는 유목민의 작은 정착지에서 가스전 개발과 함께 야말의 중심도시로 성장한 살레하르트.

북극권이 시작되는 북위 66도 33분에 살레하르트가 있습니다.

영원히 녹지 않는 땅 위에 세워진 줄 알았지만 이젠 달라진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한창인 한 대학교.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 곳곳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뼈대가 일부 드러난 곳도 있습니다.

지은 지 20년이 돼 가는 대단지 아파트도 마찬가집니다.

[알렉세이 곤차로프/북극연구소 연구원 : "주요 변형은 약 10~15년 전 지구온난화가 시작되면서 생겼습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지고 건물에서 약간의 변형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도로에선 늘 보수공사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갈라지고, 일부는 꺼지면서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블라디슬라프 푸쉬카례프/북극연구센터 연구원 : "도로를 건설할 때 지하의 영구동토층이 녹을 수 있다는 것을 아무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시설 곳곳에선 안전 진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수 장치를 설치해 땅 속 온도 변화를 실시간 파악하고 녹는 속도가 빠른 곳엔 추가로 냉각 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건물 지하는 물론 지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냉각시스템입니다.

차가운 바깥공기를 땅 속으로 전달해, 땅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안톤 시니츠키/북극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지지력을 높이고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땅을 인위적으로 동결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시설 설계단계부터 영구동토층 변화를 반영하도록 하고 기업에는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살레하르트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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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아드는 ‘동토의 땅’…시베리아에 냉각시설 ‘필수’
    • 입력 2023-01-16 06:46:14
    • 수정2023-01-16 06:51:02
    뉴스광장 1부
[앵커]

새해에도 여전히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 기후 변화일 것입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국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영구 동토층마저 녹기 시작했는데요.

건물과 도로, 에너지 시설의 안전성까지 위협하면서, 땅을 얼리기 위한 냉각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습니다.

조빛나 특파원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순록을 기르는 유목민의 작은 정착지에서 가스전 개발과 함께 야말의 중심도시로 성장한 살레하르트.

북극권이 시작되는 북위 66도 33분에 살레하르트가 있습니다.

영원히 녹지 않는 땅 위에 세워진 줄 알았지만 이젠 달라진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한창인 한 대학교.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 곳곳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뼈대가 일부 드러난 곳도 있습니다.

지은 지 20년이 돼 가는 대단지 아파트도 마찬가집니다.

[알렉세이 곤차로프/북극연구소 연구원 : "주요 변형은 약 10~15년 전 지구온난화가 시작되면서 생겼습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지고 건물에서 약간의 변형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도로에선 늘 보수공사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갈라지고, 일부는 꺼지면서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블라디슬라프 푸쉬카례프/북극연구센터 연구원 : "도로를 건설할 때 지하의 영구동토층이 녹을 수 있다는 것을 아무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시설 곳곳에선 안전 진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수 장치를 설치해 땅 속 온도 변화를 실시간 파악하고 녹는 속도가 빠른 곳엔 추가로 냉각 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건물 지하는 물론 지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냉각시스템입니다.

차가운 바깥공기를 땅 속으로 전달해, 땅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안톤 시니츠키/북극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지지력을 높이고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땅을 인위적으로 동결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시설 설계단계부터 영구동토층 변화를 반영하도록 하고 기업에는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살레하르트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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