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선거 개입’ 대전 서구체육회 당선무효…재선거 예고

입력 2023.01.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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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체육회장하고 얘기를 좀 했습니다. 예우에 맞게 시 체육회 부회장 하시는 걸로 조율을 다 해놨어요. 시장님하고도 얘기가 다 된 상태니까 선거 나오고 이런 것보다는 그렇게 해서 여기 시 체육회 (부회장) 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대전시 체육회) 회장이 시장님한테 얘기해서 조율이 된 거예요. 가부만 결정해달라고…"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체육회 선거개입 폭로 녹취록 중에서)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이 대전 서구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경시 후보를 불러내 한 말입니다.

현직 구청장이 특정 후보에게 구 체육회 선거 불출마를 대가로 시 체육회 부회장 자리를 제안한 이 발언은 지난달, KBS 단독 보도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고 지역사회에 상당한 파문이 일었습니다.

보도 직후 논란 속에 치러진 구 체육회장 선거는 3주 만에 당선무효 결정이 나 재선거를 치르게 됐고 선관위의 고발 조치에 따라 경찰은 구청장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체육회장 선거개입 의혹을 폭로한 KBS의 단독 보도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후폭풍이 거셉니다.


■체육회장 선거 3주만에 '당선 무효'…초유의 사태

2023년 1월 13일, 대전 서구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선거를 치른지 불과 3주 만에 제2대 이성준 서구체육회장 당선인에 대한 당선무효 결정을 내렸습니다.

선거에 낙선한 김경시, 이종응 후보가 이의제기를 한 부분이 받아들여 진 겁니다.

학계와 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 7명으로 이뤄진 선거운영위원회는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당선 무효를 심의·의결했습니다.

박종환 대전 서구체육회 사무국장은 “제 3자에 의한 선거 혼탁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었다”며 “대전 서구 정무특보 등 그런 분들이 지위를 이용해 사전에 작업을 많이 했다”고 당선 무효 의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당선무효 결정에 따라 대전 서구 체육회는 선거운영위원회를 재구성해 60일 이내 재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다만, 당선인이 개입한 정황은 없다고 판단해 이성준 당선인의 재출마는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만약 당선인이 당선무효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경우 재선거 여부는 법원 판단에 따라 가려지게 될 전망입니다.


■대전 서구청장실 압수수색…경찰 수사도 본격화

대전 서구 체육회의 당선무효 결정이 있기 이틀 전인 지난 11일, 대전 서구청 구청장실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습니다.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휴대전화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통화와 문자 내역을 분석해 선거 개입 정황을 수사할 방침입니다.

압수수색에 앞서 경찰은 이번 사건 관계자 4명도 소환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의혹의 당사자인 서철모 구청장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도 전했습니다.


■ 경찰 수사 어디까지 가나…대전 서구의회, 특위 구성 예고

서 구청장에 적용된 혐의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입니다. 김경시 후보에게 불출마를 조건으로 대전시 체육회 부회장직을 제안한 행위가 위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법률에는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公私)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상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수사는 앞서 선관위가 서 구청장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선관위는 당시, 서 구청장과 함께 녹취록에 등장한 이장우 대전시장도 수사 의뢰했습니다.


논란은 지역 정치권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을 두고 여야가 공방 중인 가운데 대전 서구의회가 이번 사안을 다루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논의 중입니다.

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임시회에서 '선거개입 의혹 조사 특위'를 구성해 진상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거부할 경우 민주당 의원 단독으로라도 구성할 계획입니다. 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은 앞서 지난 3일부터 대전경찰청 앞에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선거개입 의혹 보도 이후 대전 선관위의 고발, 그리고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어 당선무효 결정까지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의 선거 개입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대전 서구 체육계는 유례없는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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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장 선거 개입’ 대전 서구체육회 당선무효…재선거 예고
    • 입력 2023-01-16 16:22:34
    취재K

“대전시 체육회장하고 얘기를 좀 했습니다. 예우에 맞게 시 체육회 부회장 하시는 걸로 조율을 다 해놨어요. 시장님하고도 얘기가 다 된 상태니까 선거 나오고 이런 것보다는 그렇게 해서 여기 시 체육회 (부회장) 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대전시 체육회) 회장이 시장님한테 얘기해서 조율이 된 거예요. 가부만 결정해달라고…"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체육회 선거개입 폭로 녹취록 중에서)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이 대전 서구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경시 후보를 불러내 한 말입니다.

현직 구청장이 특정 후보에게 구 체육회 선거 불출마를 대가로 시 체육회 부회장 자리를 제안한 이 발언은 지난달, KBS 단독 보도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고 지역사회에 상당한 파문이 일었습니다.

보도 직후 논란 속에 치러진 구 체육회장 선거는 3주 만에 당선무효 결정이 나 재선거를 치르게 됐고 선관위의 고발 조치에 따라 경찰은 구청장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체육회장 선거개입 의혹을 폭로한 KBS의 단독 보도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후폭풍이 거셉니다.


■체육회장 선거 3주만에 '당선 무효'…초유의 사태

2023년 1월 13일, 대전 서구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선거를 치른지 불과 3주 만에 제2대 이성준 서구체육회장 당선인에 대한 당선무효 결정을 내렸습니다.

선거에 낙선한 김경시, 이종응 후보가 이의제기를 한 부분이 받아들여 진 겁니다.

학계와 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 7명으로 이뤄진 선거운영위원회는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당선 무효를 심의·의결했습니다.

박종환 대전 서구체육회 사무국장은 “제 3자에 의한 선거 혼탁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었다”며 “대전 서구 정무특보 등 그런 분들이 지위를 이용해 사전에 작업을 많이 했다”고 당선 무효 의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당선무효 결정에 따라 대전 서구 체육회는 선거운영위원회를 재구성해 60일 이내 재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다만, 당선인이 개입한 정황은 없다고 판단해 이성준 당선인의 재출마는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만약 당선인이 당선무효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경우 재선거 여부는 법원 판단에 따라 가려지게 될 전망입니다.


■대전 서구청장실 압수수색…경찰 수사도 본격화

대전 서구 체육회의 당선무효 결정이 있기 이틀 전인 지난 11일, 대전 서구청 구청장실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습니다.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휴대전화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통화와 문자 내역을 분석해 선거 개입 정황을 수사할 방침입니다.

압수수색에 앞서 경찰은 이번 사건 관계자 4명도 소환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의혹의 당사자인 서철모 구청장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도 전했습니다.


■ 경찰 수사 어디까지 가나…대전 서구의회, 특위 구성 예고

서 구청장에 적용된 혐의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입니다. 김경시 후보에게 불출마를 조건으로 대전시 체육회 부회장직을 제안한 행위가 위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법률에는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公私)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상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수사는 앞서 선관위가 서 구청장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선관위는 당시, 서 구청장과 함께 녹취록에 등장한 이장우 대전시장도 수사 의뢰했습니다.


논란은 지역 정치권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을 두고 여야가 공방 중인 가운데 대전 서구의회가 이번 사안을 다루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논의 중입니다.

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임시회에서 '선거개입 의혹 조사 특위'를 구성해 진상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거부할 경우 민주당 의원 단독으로라도 구성할 계획입니다. 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은 앞서 지난 3일부터 대전경찰청 앞에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선거개입 의혹 보도 이후 대전 선관위의 고발, 그리고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어 당선무효 결정까지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의 선거 개입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대전 서구 체육계는 유례없는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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