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의 시사본부] 이성윤 전 지검장 “검찰, 윤석열 사단 같은 패거리 문화로는 신뢰 못 받아…국민 위한 수사하고 있나 묻고 싶다”

입력 2023.01.17 (18:05) 수정 2023.01.1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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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라서 자료 제공하는 것은 의무, 중앙지검에서 불기소 처분 받아
-서울행정법원, “尹 前총장 징계는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는 정당한 징계”로 판결
-검찰총장 직위에 있던 사람이 퇴임 직후에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검찰 조직 전체의 신뢰에 엄청난 영향 미치는 일
-사익이나 특정 세력 위한 수사가 아닌 국민을 위한 수사 하고 있는지 검사들에게 묻고싶어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영일의 시사본부
■ 방송시간 : 2023년 1월 17일 (화) 12:20-13:56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 출연 :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



▷ 최영일 : KBS 1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 2023년 신년을 맞아서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서 올해로 검사 생활만 30년째이신데요. 윤석열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사실상 검찰 2인자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시기도 했습니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이성윤 : 안녕하십니까, 이성윤입니다. 반갑습니다.

▷ 최영일 : 반갑습니다. 새해가 이제 절반 이상 지났지만 그래도 처음 뵀으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이성윤 : 진행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최영일 : 감사합니다. 라디오 인터뷰는 처음이시죠?

▶ 이성윤 : 처음입니다.

▷ 최영일 : 방송 인터뷰 자체가 오늘 처음이셔서 편안하게 말씀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여쭤볼 부분이요, 지난해 6월 박은정 광주지검 부장검사와 함께 재수사를 받게 되셨어요. 그래서 한 시민단체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감사 및 징계 과정을 문제 삼아서 고발했던 건인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셨습니까?

▶ 이성윤 : 이게 보수 시민단체가 저를 고발한 사건인데요,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법무부에서 채널A 사건 감찰을 위해서 중앙지검에 채널A 사건 수사 기록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라서 감찰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요. 그에 따라 당연히 제공한 것인데 이게 직권남용이라는 겁니다. 듣는 사람도 황당하지만 이런 내용의 취지고요,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국회에서 국정감사 때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때 자료 제출에 응한다든가 감사원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에 이 자료 제출에 응한다든가 이런 경우도 앞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이고요, 오죽했으면 2021년 6월달에 중앙지검에서 혐의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 했습니다.

▷ 최영일 : 이것은 이제 정리가 됐는데 “정말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얘기하셨어요.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에서는 혐의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지금 받으셨고, 그리고 징계에 대해서는 서울행정법원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적법하다 이렇게 나왔지 않습니까?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오히려 면직 이상의 징계도 가능하다 엄정하게 또 판단을 했는데 이건 어떻게 되는 걸까요?

▶ 이성윤 :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일어난 일인데요, 법무부에서 감찰 규정에 따라서 저희 중앙지검에 채널A 사건 감찰로 해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요, 그 감찰 규정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중앙지검의 장은 자료 제출에 응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의무에 따라 자료 제출을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직권남용이 명백히 안 된다라고 혐의없음 한 사건이고요, 윤 총장의 징계 관련 사건은 비위가 많이 알려져 있어서 제가 뭐 특별히 보탤 말은 없습니다만 서울행정법원에서 윤 총장의 징계에 대해서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가 정당하다 이렇게 명확히 판결했어요. 아시다시피 면직이라는 말은 그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의미입니다.

▷ 최영일 : 그럼 말씀하신 대로 이게 추미애 장관 당시 벌어졌던 일이잖아요? 징계가 내려졌는데 초기에는 가처분으로 직으로 돌아왔죠. 하지만 본안 소송에서는 이것은 타당했다 이렇게 결정이 났던 사건이죠.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지금은 또 법무부 장관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전화가 와서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 이게 보도됐던 내용입니다. 이런 거친 말들을 쏟아내는 등 “당시 윤 총장의 수사 감찰 방해가 있었다.” 이런 말씀을 하신 바가 있잖아요. 당시 상황은 어땠던 겁니까?

▶ 이성윤 : 그게 2020년 4월 29일 무렵 제가 서울중앙검사로서 채널A 사건의 관련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때의 일이거든요. 그때 윤석열 저 검찰총장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차마 입에 담기도 뭐 한 말들을 쏟아내며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의 정확한 워딩이, 풀 워딩이 뭐냐고 기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요. 차마 제 입으로, 도저히 제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표현들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검찰총장이 측근에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는 지검장에게 전화해서 막말한 셈이죠. 이런 검찰총장이 또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심한 모멸감을 느꼈지만,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채널A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습니까? 또 2022년 5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한동수 감찰부장이 비슷한 취지의 말씀을 하셨어요. 윤석열 전 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에 대한 채널A 감찰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다리를 책장에 얻어 놓고 "보고서 저리 두고 가"라고 말하고 압수수색 하겠다고 하자 격분하면서 "뭐? 쇼하지 마라."라고 말했고 인권부와 병행 조사하겠다고 하자 "뭐, 병행?"이라고 되물으며 갑자기 자리에서 나와서 위협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채널A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법원은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했고요, 또 그 며칠간의 막말한 정황은 판결문에도 나와 있습니다.

▷ 최영일 : 그래요? 판결문에도 들어 있습니까?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말씀하신 아까 내용들은 또 국회에서도 증인으로 나오기도 했던 내용들이에요.

▶ 이성윤 : 예,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해서 징계 취소 소송 1심은 패소, 그럼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나요?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 이성윤 : 법무부 측에서 1심에서 승소한 변호인을 해촉했고요, 작년 10월 중순경에 취소 소송 변론준비기일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법무부가 그 딜레마에 빠진 것 같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전 총장의 징계와 무관하다고 할 수가 없거든요. 왜냐하면 윤석열 전 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과 관련된 채널A 사건을,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다는 것이 비위잖아요.

▷ 최영일 : 그러니까 좀 비호하려는 느낌이 있는 거죠.

▶ 이성윤 : 비호했다는 것이 비위 사실이니까. 재판부도 윤석열 총장과 한동훈 전 검사장의 친분 관계가 공정한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판단을 했거든요. 그래서 한동훈 장관도 자기가 이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이노공 차관이 이 사건을 지휘하게 됐는데 이노공 차관도 과거에 윤석열 전 총장과 카풀을 하는 등 친분 관계가 있다고 보도가 됐어요. 그러면 이 사건은 실질적으로 공정성이 확보가 되겠느냐 이런 의문과 비판이 당연히 제기된 거고요.

▷ 최영일 : 지금 여러 가지 비판들이 존재하는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그럼 다시 검사님 사건으로 돌아와서 지금 재수사, 그래서 재수사의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이유가 뭡니까?

▶ 이성윤 : 저에 대한 재수사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서 법원이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가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습니다. 그러면 이럴 경우 윤석열 총장 입장에서는 채널A 사건 수사 및 감찰 방해했다든가 또 판사 사찰 문건 전달했다는 얘기로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되고 이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대통령이 된 셈이잖아요. 그러니까 기를 쓰고 막으려고 했겠죠. 또 법원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지속적으로 감찰 과정의 위법성을 주장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이와 같이 채널A 사건의 징계와 감찰이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를 뒤집기 위해서 무리하게 보복 수사를 한 것이 아닌가 이런 비판이 많이 제기돼 있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최영일 : 보복 수사다. 자, 검사님에서 지난해 검찰 소환 당시의 입장을 밝히면서 프레임 전환, 지금 말씀하신 대로 “찍어내기 보복 수사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유는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다 포함돼있는 거죠?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항상 언론과 여론이 좀 여기에 개입이 되는 게 문재인 정부 시절 언론에서 검사님에게 “검찰 황태자다” 이런 타이틀을 또 단 바가 있습니다.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 이성윤 : 저는 검찰 황태자라기보다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제 소임을 다하려고 했을 뿐이고요,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서 고검장을 패싱하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윤석열 총장이 최고의 황태자가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최영일 : 그래서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을 키운 것은 문재인 정부다” 이런 얘기들은 많이 하죠. 그래요. 당시 “문재인 정권의 비호 아래 권력의 비리와 부패를 조사하려는 검사들의 의지를 꺾었다” 이런 비판이 또 물론 반대 측, 상대측 해석이긴 하지만 나옵니다. 뭐라고 좀 반론하고 싶으세요?

▶ 이성윤 : 검사들의 의지를 꺾었다는 주장이 있긴 하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고요, 제가 일관되게 검찰을 지휘하는 것은 기본 원칙과 상식 그리고 법리와 증거입니다. 모든 사건을 법리와 증거에 의해서 판단하자는 것이었고요, 그러한 주장을 검사들한테 지속적으로 말했던 것에 불과합니다.

▷ 최영일 : 그렇게 검찰의 공직 기강이 말씀하신 대로 딱 엄정하면 좋은데 지금 청취자나 국민들이 좀 궁금해하는 대목은 이런 거예요. 여러 가지 또 윤석열 대통령 내외 관련 사건들도 있는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어쨌든 굉장히 중요한 요직에 계셨으니까 “문재인 정부 검찰이 탈탈 털었는데 나온 게 없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또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도 하셨어요. 그러면 그 당시에는 검찰 조직은 어떤 상황이었던 걸까요?

▶ 이성윤 : 제가 말씀드리자면 제 경험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제가 말씀드린 대로 윤석열 전 총장은 자기의 측근이 관련된 수사를 하는 지검장에게 전화해서 막말한 사람입니다.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윤 전 총장 본인도 가족 비리에 대해서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메시지나 지침을 줬다는 기억이 제가 전혀 없고요, 오히려 그 후에 10원 한 장 피해 준 거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보도가 됐고요. 또 대검에서 장모 관련 사건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은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알겠습니다. 이게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운다는 게 우리 사회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저는 느낍니다. 그것도 검찰총장 출신이니까 더더욱 그럴 것 같은데요. 그런데 소신대로 강하게 지금 발언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유가 있겠죠?

▶ 이성윤 : 예. 저는 검찰총장의 직위에 있던 사람이 퇴임 직후에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검찰 조직 전체의 신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리고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윤 전 총장이 자신이 징계 관련 사건에서 1심에서 패소했음에도 당연히 항소심은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면 되는 것인데 가장 보복 수사라고 비판을 많이 받는 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제가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려야 되겠다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최영일 : 참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이게 우리 검찰의 공직 기강이라는 문제와 정치 영역이 지금 섞여버렸어요.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대로 보복이라고 했지만, 흔히들 정치적 보복 이렇게 이야기해서 권력을 잡은 쪽에 있는 것이고, 그렇죠? 자, 검사님 사건 외에도 정부가 바뀌고 검찰이 재수사에 들어간 사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 당시에는 무혐의로 결론이 났는데 다시 수사하고, 또 김학의 전 차관 사건도 다시 등장하고 말이죠. 이런 대목들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성윤 : 방금 말씀하신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은 윤석열 전 총장의 총장 시절 사건입니다. 당연히 최종 지휘권자가 윤석열 전 총장이죠. 윤석열 총장이 총장 시절 그 사건을 총장의 승인을 받아가면서 수사를 진행했고 당연히 수사 결과도 총장의 승인을 받아 불기소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수사한다는 것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이런 것도 아니고 이러니까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검찰이 이런 의구심을 자주 받게 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는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예를 들면 이런 표현은 검사분들은 잘 안 쓰시던데 전에는 무죄였는데 지금은 유죄고 전에 유죄였다가 지금 무죄로 뒤집히면 이걸 국민들이 어떻게 믿겠는가. 물론 유무죄는 법원에서 내리는 거고 검찰 입장에서는 말씀하신 대로 송치, 불송치. 기소, 불기소. 혐의, 무혐의. 이렇게 나옵니다. 공교롭게 이 사건을 맡은 담당 라인의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검사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또 어떻게 보십니까?

▶ 이성윤 : 최근에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검사들, 뭐 윤석열 라인이니 윤석열 사단이니 이런 검사들 때문에 검찰이 큰 피해를 입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검찰 조직에 질서가 없는 패거리 문화가 자리 잡게 되면 견제와 균형에 따른 결정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조직은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됩니다. 결국 국민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어떤 목적을 위한 수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말씀하신 이른바 친윤 검사들은 민생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보복 수사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많아요. 제가 이런 검사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과연 국민을 위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이게 참 국민들은 어찌 보면 폐쇄적 조직 내부의 분위기를 모르니까. 그러면 이번 정부 들어와서 지금 검사님 말씀처럼 지금 법무연수원에 계십니다만 연구위원으로 계셔서 수사 일선은 떠나 계십니다만 검찰 조직 내부가 요즘에 좀 어수선합니까?

▶ 이성윤 : 어수선한 측면도 있고 약간 갈등적인 측면도 있고 또 세대 간의 사이처럼 세대 간의 갈등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 최영일 : 기성세대와 신세대.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여느 조직과 비슷한 대목들도 있네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에 소위 이런 비판들이 많이 나와요. “검찰공화국이다” 대통령실, 장·차관 등 정부 인사에도 검찰 출신들이 그리고 또 검찰 내에도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 “주로 요직으로 승진했다, 약진했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 거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성윤 : 오죽하면 축구 국가대표 감독도 검사 출신으로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겠습니까? 검찰이 각종 정부 요직에 나가는 거라든가 특정 라인이 요직을 독식하는 거 이런 문제는 여러 가지 비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여기서 거의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른바 친윤 검사들이 승진하고 출세하고 영전할수록 검찰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걸 왜 검사들이 모르는지 참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최영일 : 그래서 궁금한 게 그런 대목이에요. 검사가 우리나라에 2천여 명 된다, 최근에 또 검사 수를 늘리기로 했죠. 많은 수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대다수의 검사가 있고, 지금 이야기하는 대목들의 비판점들은 특수부 출신 어떤 사단, 라인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또 훌륭한 검사도, 후배들이 많이 있죠?

▶ 이성윤 :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검사는 밤을 새워 가면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그래서 지난 정부에서는 형사부가 중요하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자, 이 검찰 조직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가? 캐릭터 분석 이게 좀 궁금해요. 임은정 검사가 저희 인터뷰에 나와서 “검사동일체가 아니라 이익공동체다” 이렇게 좀 센 비판을 했습니다. “전부 윤석열 총장한테 올인했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 좀 공감하세요?

▶ 이성윤 : 저는 윤석열 전 총장 사법연수원 동기고요. 또 같은 반, 같은 조로 2년간 사법연수원에서 연수를 했습니다.

▷ 최영일 : 그럼 아주 검사 초년생 되기 전부터 아셨네요.

▶ 이성윤 : 네. 잘 아시다시피 사법연수원은 연수생이 많기 때문에 그 각 반 내에서 조별로 20명 내 조별로 그룹을 지어서 주로 활동을 하고 그 조 단위 그룹이 친합니다. 그래서 윤석열 전 총장과 같은 조였고요. 또 검찰로 진출한 후에도 수십 년간 많은 교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윤 전 총장은 지난 정부에서 고검장을 뛰어넘어 검찰총장으로 직행하는 등 엄청난 출세를 한 검사입니다. 제가 중앙검사장으로 재직할 때 겪어본 윤석열 총장은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말한 것처럼 “검찰 역사상 최악의 정치 검사”라는 표현이 실감날 정도로 정말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2020년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정치를 할 것이냐?”고 윤석열 총장에게 물었죠. 그때 윤 총장은 대답을 안 했어요. 검찰총장이 정계로 진출하는 순간 그동안의 행적에 대한 평가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검찰총장직에 있던 사람이 퇴직 직후에 대선에 출마할 경우 아까 말씀드렸지만 검찰 전체 신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나경원 씨가 사직서를 제출하니까 해임을 시켰죠. 그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이런 말씀을 했더라고요. “대통령이 맡긴 직위를 이용해서 선거운동을 한 것, 대통령이 배신당했다” 이렇게 말씀하신 걸 제가 봤는데요. 저는 이 말을 좀 되물어주고 싶어요.

▷ 최영일 : 아, 되돌려드리고 싶다. 본인은 어떠했는가. 그래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이요. 김건희 여사가 개입된 정황이 재판에서도 나오고 이게 또 새롭게 보도되면서 이런 정도면 깊숙이 관여한 거 아니냐 이런 또 진단들도 나옵니다. 그런데 소환 조사가 여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이 대목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성윤 : 제가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니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그 대선 전에 김 여사에 대해서 소환을 통보했고, 김 여사가 소환에 불응했다고 이렇게 보도가 되었습니다. 또 대선 전에는 대선을 이유로, 대선 후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고 하고요. 이 문제는 제가 간단하다 생각합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한 사람이 있다면 원칙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 최영일 : 법적인 절차다?

▶ 이성윤 : 네,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사실은 뭐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니까.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윤석열 대통령,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몇 년이 넘도록 가족에 대해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한 수사를 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사실상 이걸 좀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게 팩트일까요?

▶ 이성윤 : 제가 경험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제가 중앙검사장으로서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윤석열 총장한테 막말을 들은 사람이고요. 또 당시 총장이 현직으로 있는 상황에서 검사들이 가족 수사에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총장 이후에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는 말이 보도되었을 때도 그 수사하는 검사나 공판검사는 심대한, 심각한.

▷ 최영일 :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이성윤 :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제 처와 처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서 지휘권 배제라고 하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인터뷰는 이런 거고요. 그 당시에 또 아까 국정감사에 나갔던 발언도 언급하셨지만 “나 식물 총장이다” 이런 얘기도 했어요. “조직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런 얘기도 했어요. “팔다리 다 잘라냈다”. 그러면 이게 윤석열 대통령의 좀 항변, 이쪽에도 좀 일리는 있습니까?

▶ 이성윤 : 어떤 걸 가지고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윤석열 가족 사건은 추미애 장관이 수사 지휘 배제를 하지 않다 하더라도 본인 또는 본인 가족에 대한 수사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일반적인 상식은 관여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특별 사면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서 국정 농단 관계자들과 검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사면됐습니다. 검찰 시절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수사해서 재판에 넘겼던 인물들이잖아요? SNS에 “사면 농단이다” 이렇게 지적을 하셨죠?

▶ 이성윤 : 자기가 수사에 관여하고 중형을 구형한 피의자에 대해서 피의자가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참 면목 받고 늘 죄송했다” 따위의 표현을 쓰면서 사과한 사람은 윤석열 전 총장밖에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단언컨대 30년간 검사 생활 동안 이런 검사를 본 적이 없습니다. 또 중범죄를 주장하면서 고위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을 단죄해 놓고 그게 또 잘못된 관행이었다고 사면해 주는 경우는 또 처음 봤습니다. 오죽하면 ‘사면 농단’이라는 지적이 나오겠습니까. 우리 헌정사에 이런 경우가 또 있었는지요? 이런 식이면 최순실은 왜 사면하지 않는지 의문이 듭니다.

▷ 최영일 : 지금 말씀하신 게 얘기를 듣다 보니까 사실은 또 대통령이 항상 강조하는 게 법과 원칙인데 어찌 보면 법과 원칙에 따른 판결이 잘못된 관행이다 이렇게 얘기한 격이 되니까 이거 논리 모순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러면 이제 검사님이 생각하시는 본분에 충실한 검사는 과연 어떤 모습일 것이고 대한민국에서 검찰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지는데요?

▶ 이성윤 : 저는 검사에 대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이론이 있고 그런데요. 제가 생각하는 검사는 흔히 검사는 준사법기관이라고 합니다. 사법기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판단할 때 증거에 의해서 판단하고 그 증거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를 법리나 법률을 적용해서 확정하는 겁니다. 그럼 검찰이 따라야 할 원칙은 무엇입니까? 증거와 법리 외에는 다른 원칙이 있을 수가 없죠. 또 검찰의 수사권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작용이므로 정말 신중하게 발동해야 됩니다. 수사권을 발동할 때나 수사를 할 때나 절제하고 또 절제해야 되고요. 또 수사를 할 때도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같이 울어주고 같이 호흡하고 소통하면서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래야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소통하고 신뢰를 받는 수사를 할 수 있는 거고요. 이게 검찰이 나아갈 방향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알겠습니다. 다른 인터뷰에서 보니까 “기본 원칙과 상식을 전제로 패거리 문화보다 변화하고 또 개성을 존중하고자 했다. 개개인의 발전이 곧 전체의 발전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올해 검사 생활 30년째, 지금 스스로 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성윤 : 과거에 진짜 일부 검사이긴 하지만 “검사를 오래 하면 폭탄주가 10만 잔, 판사를 오래 하면 책이 10상자” 이런 검찰의 음주 문화를 비꼬는 말이 있었습니다. 또 2014년 TV조선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룸살롱에서 나이 드신 기업 회장이나 이런 임원들을 불러서 구두에 양말을 넣고 술을 만들어서 드시게 했다는 보도도 있었어요. 검찰이 폭탄주나 마시고 또 자기 사람을 챙겨 주기하는 패거리 문화를 가지고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검사는 국민을 위하여 자신의 분야를 연구하고 전부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시대에 맞지 않는 음주 문화보다는 연구하고 변화를 도모하는 검찰 문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이 검사님, 검사 생활 몇 년이면 폭탄주가 10만 잔, 그런데 지금 술을 못 하신다면서요.

▶ 이성윤 : 술을 저는 못 합니다.

▷ 최영일 : 그러니까 고생하시는 거 아니에요?

▶ 이성윤 : 검찰에서 술 못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 최영일 : 많이 있습니까? 그렇죠, 요즘에 음주는 뭐 강요로 되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는데. 자, 검찰 조직에 하고 싶은 말씀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성윤 : 여러 가지가 있긴 하지만 우리 검찰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참 많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볼 때도 최소한의 규정을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출범 6개월 만에 청와대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 않습니까. 지금 검찰이 대통령실에 대해서 수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가요? 또 검사가 수사를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라고 말한 분이 윤석열 전 총장입니다. 그런데 지금 검찰이 하는 수사에 대해서 보복 수사라는 비판이 참 많은데요, 이런 점이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지금 검찰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입니다. 정말 수사권을 절제하고 균형 있게 수사해서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이는 수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해서 검찰이 정말 신뢰의 길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신뢰의 길로 가야 한다,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검찰 조직을 좀 개선해야 한다면 어떤 대목을 좀 바꿔야 물꼬가 트이겠습니까?

▶ 이성윤 :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한 거는 한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째는 검찰의 수사 과정과 사건 처리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또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서 사건 처리가 결정돼야 하고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건 처리가 사람이나 시기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지는 그런 문제점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검찰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도 있고 검찰만이 아는 수사 상황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피의 사실 공표 문제는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사권 조정이 있었기는 했지만, 여전히 검찰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국민들은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검찰 전화를 악용하는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 최영일 : 그렇죠.

▶ 이성윤 : 그래서 저는 검찰이 이제는 좀 권한을 견제와 균형 이런 문제로 생각해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이런 검찰 조직을 만드는 데 노력했으면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지금 개혁의 포인트를 몇 가지 짚어주셨습니다. 검찰 개혁 참 이게 수십 년 된 과제죠, 사실은. 한 정권, 한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이렇게 라디오 인터뷰에 처음으로 나와 주셔서 여러 가지 고견을 말씀주셨는데요, 끝으로 청취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남겨주시죠.

▶ 이성윤 : 제가 여러 가지 말씀을 올렸지만 참 부족한 제가 하는 말에 대해서 경청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검찰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난이 있고 비판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검사들은 맡은 바 소임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검찰에 대해서 여전히 애정을 가져주시고, 비판 어린 시각과 채찍을 들더라도 사랑으로 우리 검찰을 아껴주셨으면 하는 이런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최영일 : 여러 가지 지금 갈등 상황이 있으시지만 검찰을 사랑해 달라. 비판 어린 애정 이렇게 강조해 주셨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성윤 : 감사합니다.

▷ 최영일 : 지금까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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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일의 시사본부] 이성윤 전 지검장 “검찰, 윤석열 사단 같은 패거리 문화로는 신뢰 못 받아…국민 위한 수사하고 있나 묻고 싶다”
    • 입력 2023-01-17 18:05:12
    • 수정2023-01-17 18:39:54
    최영일의 시사본부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라서 자료 제공하는 것은 의무, 중앙지검에서 불기소 처분 받아
-서울행정법원, “尹 前총장 징계는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는 정당한 징계”로 판결
-검찰총장 직위에 있던 사람이 퇴임 직후에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검찰 조직 전체의 신뢰에 엄청난 영향 미치는 일
-사익이나 특정 세력 위한 수사가 아닌 국민을 위한 수사 하고 있는지 검사들에게 묻고싶어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영일의 시사본부
■ 방송시간 : 2023년 1월 17일 (화) 12:20-13:56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 출연 :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



▷ 최영일 : KBS 1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 2023년 신년을 맞아서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서 올해로 검사 생활만 30년째이신데요. 윤석열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사실상 검찰 2인자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시기도 했습니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이성윤 : 안녕하십니까, 이성윤입니다. 반갑습니다.

▷ 최영일 : 반갑습니다. 새해가 이제 절반 이상 지났지만 그래도 처음 뵀으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이성윤 : 진행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최영일 : 감사합니다. 라디오 인터뷰는 처음이시죠?

▶ 이성윤 : 처음입니다.

▷ 최영일 : 방송 인터뷰 자체가 오늘 처음이셔서 편안하게 말씀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여쭤볼 부분이요, 지난해 6월 박은정 광주지검 부장검사와 함께 재수사를 받게 되셨어요. 그래서 한 시민단체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감사 및 징계 과정을 문제 삼아서 고발했던 건인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셨습니까?

▶ 이성윤 : 이게 보수 시민단체가 저를 고발한 사건인데요,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법무부에서 채널A 사건 감찰을 위해서 중앙지검에 채널A 사건 수사 기록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라서 감찰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요. 그에 따라 당연히 제공한 것인데 이게 직권남용이라는 겁니다. 듣는 사람도 황당하지만 이런 내용의 취지고요,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국회에서 국정감사 때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때 자료 제출에 응한다든가 감사원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에 이 자료 제출에 응한다든가 이런 경우도 앞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이고요, 오죽했으면 2021년 6월달에 중앙지검에서 혐의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 했습니다.

▷ 최영일 : 이것은 이제 정리가 됐는데 “정말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얘기하셨어요.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에서는 혐의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지금 받으셨고, 그리고 징계에 대해서는 서울행정법원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적법하다 이렇게 나왔지 않습니까?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오히려 면직 이상의 징계도 가능하다 엄정하게 또 판단을 했는데 이건 어떻게 되는 걸까요?

▶ 이성윤 :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일어난 일인데요, 법무부에서 감찰 규정에 따라서 저희 중앙지검에 채널A 사건 감찰로 해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요, 그 감찰 규정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중앙지검의 장은 자료 제출에 응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의무에 따라 자료 제출을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직권남용이 명백히 안 된다라고 혐의없음 한 사건이고요, 윤 총장의 징계 관련 사건은 비위가 많이 알려져 있어서 제가 뭐 특별히 보탤 말은 없습니다만 서울행정법원에서 윤 총장의 징계에 대해서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가 정당하다 이렇게 명확히 판결했어요. 아시다시피 면직이라는 말은 그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의미입니다.

▷ 최영일 : 그럼 말씀하신 대로 이게 추미애 장관 당시 벌어졌던 일이잖아요? 징계가 내려졌는데 초기에는 가처분으로 직으로 돌아왔죠. 하지만 본안 소송에서는 이것은 타당했다 이렇게 결정이 났던 사건이죠.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지금은 또 법무부 장관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전화가 와서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 이게 보도됐던 내용입니다. 이런 거친 말들을 쏟아내는 등 “당시 윤 총장의 수사 감찰 방해가 있었다.” 이런 말씀을 하신 바가 있잖아요. 당시 상황은 어땠던 겁니까?

▶ 이성윤 : 그게 2020년 4월 29일 무렵 제가 서울중앙검사로서 채널A 사건의 관련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때의 일이거든요. 그때 윤석열 저 검찰총장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차마 입에 담기도 뭐 한 말들을 쏟아내며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의 정확한 워딩이, 풀 워딩이 뭐냐고 기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요. 차마 제 입으로, 도저히 제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표현들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검찰총장이 측근에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는 지검장에게 전화해서 막말한 셈이죠. 이런 검찰총장이 또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심한 모멸감을 느꼈지만,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채널A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습니까? 또 2022년 5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한동수 감찰부장이 비슷한 취지의 말씀을 하셨어요. 윤석열 전 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에 대한 채널A 감찰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다리를 책장에 얻어 놓고 "보고서 저리 두고 가"라고 말하고 압수수색 하겠다고 하자 격분하면서 "뭐? 쇼하지 마라."라고 말했고 인권부와 병행 조사하겠다고 하자 "뭐, 병행?"이라고 되물으며 갑자기 자리에서 나와서 위협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채널A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법원은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했고요, 또 그 며칠간의 막말한 정황은 판결문에도 나와 있습니다.

▷ 최영일 : 그래요? 판결문에도 들어 있습니까?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말씀하신 아까 내용들은 또 국회에서도 증인으로 나오기도 했던 내용들이에요.

▶ 이성윤 : 예,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해서 징계 취소 소송 1심은 패소, 그럼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나요?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 이성윤 : 법무부 측에서 1심에서 승소한 변호인을 해촉했고요, 작년 10월 중순경에 취소 소송 변론준비기일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법무부가 그 딜레마에 빠진 것 같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전 총장의 징계와 무관하다고 할 수가 없거든요. 왜냐하면 윤석열 전 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과 관련된 채널A 사건을,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다는 것이 비위잖아요.

▷ 최영일 : 그러니까 좀 비호하려는 느낌이 있는 거죠.

▶ 이성윤 : 비호했다는 것이 비위 사실이니까. 재판부도 윤석열 총장과 한동훈 전 검사장의 친분 관계가 공정한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판단을 했거든요. 그래서 한동훈 장관도 자기가 이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이노공 차관이 이 사건을 지휘하게 됐는데 이노공 차관도 과거에 윤석열 전 총장과 카풀을 하는 등 친분 관계가 있다고 보도가 됐어요. 그러면 이 사건은 실질적으로 공정성이 확보가 되겠느냐 이런 의문과 비판이 당연히 제기된 거고요.

▷ 최영일 : 지금 여러 가지 비판들이 존재하는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그럼 다시 검사님 사건으로 돌아와서 지금 재수사, 그래서 재수사의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이유가 뭡니까?

▶ 이성윤 : 저에 대한 재수사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서 법원이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가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습니다. 그러면 이럴 경우 윤석열 총장 입장에서는 채널A 사건 수사 및 감찰 방해했다든가 또 판사 사찰 문건 전달했다는 얘기로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되고 이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대통령이 된 셈이잖아요. 그러니까 기를 쓰고 막으려고 했겠죠. 또 법원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지속적으로 감찰 과정의 위법성을 주장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이와 같이 채널A 사건의 징계와 감찰이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를 뒤집기 위해서 무리하게 보복 수사를 한 것이 아닌가 이런 비판이 많이 제기돼 있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최영일 : 보복 수사다. 자, 검사님에서 지난해 검찰 소환 당시의 입장을 밝히면서 프레임 전환, 지금 말씀하신 대로 “찍어내기 보복 수사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유는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다 포함돼있는 거죠?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항상 언론과 여론이 좀 여기에 개입이 되는 게 문재인 정부 시절 언론에서 검사님에게 “검찰 황태자다” 이런 타이틀을 또 단 바가 있습니다.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 이성윤 : 저는 검찰 황태자라기보다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제 소임을 다하려고 했을 뿐이고요,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서 고검장을 패싱하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윤석열 총장이 최고의 황태자가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최영일 : 그래서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을 키운 것은 문재인 정부다” 이런 얘기들은 많이 하죠. 그래요. 당시 “문재인 정권의 비호 아래 권력의 비리와 부패를 조사하려는 검사들의 의지를 꺾었다” 이런 비판이 또 물론 반대 측, 상대측 해석이긴 하지만 나옵니다. 뭐라고 좀 반론하고 싶으세요?

▶ 이성윤 : 검사들의 의지를 꺾었다는 주장이 있긴 하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고요, 제가 일관되게 검찰을 지휘하는 것은 기본 원칙과 상식 그리고 법리와 증거입니다. 모든 사건을 법리와 증거에 의해서 판단하자는 것이었고요, 그러한 주장을 검사들한테 지속적으로 말했던 것에 불과합니다.

▷ 최영일 : 그렇게 검찰의 공직 기강이 말씀하신 대로 딱 엄정하면 좋은데 지금 청취자나 국민들이 좀 궁금해하는 대목은 이런 거예요. 여러 가지 또 윤석열 대통령 내외 관련 사건들도 있는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어쨌든 굉장히 중요한 요직에 계셨으니까 “문재인 정부 검찰이 탈탈 털었는데 나온 게 없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또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도 하셨어요. 그러면 그 당시에는 검찰 조직은 어떤 상황이었던 걸까요?

▶ 이성윤 : 제가 말씀드리자면 제 경험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제가 말씀드린 대로 윤석열 전 총장은 자기의 측근이 관련된 수사를 하는 지검장에게 전화해서 막말한 사람입니다.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윤 전 총장 본인도 가족 비리에 대해서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메시지나 지침을 줬다는 기억이 제가 전혀 없고요, 오히려 그 후에 10원 한 장 피해 준 거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보도가 됐고요. 또 대검에서 장모 관련 사건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은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알겠습니다. 이게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운다는 게 우리 사회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저는 느낍니다. 그것도 검찰총장 출신이니까 더더욱 그럴 것 같은데요. 그런데 소신대로 강하게 지금 발언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유가 있겠죠?

▶ 이성윤 : 예. 저는 검찰총장의 직위에 있던 사람이 퇴임 직후에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검찰 조직 전체의 신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리고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윤 전 총장이 자신이 징계 관련 사건에서 1심에서 패소했음에도 당연히 항소심은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면 되는 것인데 가장 보복 수사라고 비판을 많이 받는 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제가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려야 되겠다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최영일 : 참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이게 우리 검찰의 공직 기강이라는 문제와 정치 영역이 지금 섞여버렸어요.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대로 보복이라고 했지만, 흔히들 정치적 보복 이렇게 이야기해서 권력을 잡은 쪽에 있는 것이고, 그렇죠? 자, 검사님 사건 외에도 정부가 바뀌고 검찰이 재수사에 들어간 사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 당시에는 무혐의로 결론이 났는데 다시 수사하고, 또 김학의 전 차관 사건도 다시 등장하고 말이죠. 이런 대목들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성윤 : 방금 말씀하신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은 윤석열 전 총장의 총장 시절 사건입니다. 당연히 최종 지휘권자가 윤석열 전 총장이죠. 윤석열 총장이 총장 시절 그 사건을 총장의 승인을 받아가면서 수사를 진행했고 당연히 수사 결과도 총장의 승인을 받아 불기소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수사한다는 것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이런 것도 아니고 이러니까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검찰이 이런 의구심을 자주 받게 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는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예를 들면 이런 표현은 검사분들은 잘 안 쓰시던데 전에는 무죄였는데 지금은 유죄고 전에 유죄였다가 지금 무죄로 뒤집히면 이걸 국민들이 어떻게 믿겠는가. 물론 유무죄는 법원에서 내리는 거고 검찰 입장에서는 말씀하신 대로 송치, 불송치. 기소, 불기소. 혐의, 무혐의. 이렇게 나옵니다. 공교롭게 이 사건을 맡은 담당 라인의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검사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또 어떻게 보십니까?

▶ 이성윤 : 최근에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검사들, 뭐 윤석열 라인이니 윤석열 사단이니 이런 검사들 때문에 검찰이 큰 피해를 입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검찰 조직에 질서가 없는 패거리 문화가 자리 잡게 되면 견제와 균형에 따른 결정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조직은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됩니다. 결국 국민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어떤 목적을 위한 수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말씀하신 이른바 친윤 검사들은 민생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보복 수사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많아요. 제가 이런 검사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과연 국민을 위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이게 참 국민들은 어찌 보면 폐쇄적 조직 내부의 분위기를 모르니까. 그러면 이번 정부 들어와서 지금 검사님 말씀처럼 지금 법무연수원에 계십니다만 연구위원으로 계셔서 수사 일선은 떠나 계십니다만 검찰 조직 내부가 요즘에 좀 어수선합니까?

▶ 이성윤 : 어수선한 측면도 있고 약간 갈등적인 측면도 있고 또 세대 간의 사이처럼 세대 간의 갈등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 최영일 : 기성세대와 신세대.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여느 조직과 비슷한 대목들도 있네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에 소위 이런 비판들이 많이 나와요. “검찰공화국이다” 대통령실, 장·차관 등 정부 인사에도 검찰 출신들이 그리고 또 검찰 내에도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 “주로 요직으로 승진했다, 약진했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 거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성윤 : 오죽하면 축구 국가대표 감독도 검사 출신으로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겠습니까? 검찰이 각종 정부 요직에 나가는 거라든가 특정 라인이 요직을 독식하는 거 이런 문제는 여러 가지 비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여기서 거의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른바 친윤 검사들이 승진하고 출세하고 영전할수록 검찰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걸 왜 검사들이 모르는지 참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최영일 : 그래서 궁금한 게 그런 대목이에요. 검사가 우리나라에 2천여 명 된다, 최근에 또 검사 수를 늘리기로 했죠. 많은 수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대다수의 검사가 있고, 지금 이야기하는 대목들의 비판점들은 특수부 출신 어떤 사단, 라인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또 훌륭한 검사도, 후배들이 많이 있죠?

▶ 이성윤 :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검사는 밤을 새워 가면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그래서 지난 정부에서는 형사부가 중요하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자, 이 검찰 조직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가? 캐릭터 분석 이게 좀 궁금해요. 임은정 검사가 저희 인터뷰에 나와서 “검사동일체가 아니라 이익공동체다” 이렇게 좀 센 비판을 했습니다. “전부 윤석열 총장한테 올인했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 좀 공감하세요?

▶ 이성윤 : 저는 윤석열 전 총장 사법연수원 동기고요. 또 같은 반, 같은 조로 2년간 사법연수원에서 연수를 했습니다.

▷ 최영일 : 그럼 아주 검사 초년생 되기 전부터 아셨네요.

▶ 이성윤 : 네. 잘 아시다시피 사법연수원은 연수생이 많기 때문에 그 각 반 내에서 조별로 20명 내 조별로 그룹을 지어서 주로 활동을 하고 그 조 단위 그룹이 친합니다. 그래서 윤석열 전 총장과 같은 조였고요. 또 검찰로 진출한 후에도 수십 년간 많은 교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윤 전 총장은 지난 정부에서 고검장을 뛰어넘어 검찰총장으로 직행하는 등 엄청난 출세를 한 검사입니다. 제가 중앙검사장으로 재직할 때 겪어본 윤석열 총장은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말한 것처럼 “검찰 역사상 최악의 정치 검사”라는 표현이 실감날 정도로 정말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2020년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정치를 할 것이냐?”고 윤석열 총장에게 물었죠. 그때 윤 총장은 대답을 안 했어요. 검찰총장이 정계로 진출하는 순간 그동안의 행적에 대한 평가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검찰총장직에 있던 사람이 퇴직 직후에 대선에 출마할 경우 아까 말씀드렸지만 검찰 전체 신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나경원 씨가 사직서를 제출하니까 해임을 시켰죠. 그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이런 말씀을 했더라고요. “대통령이 맡긴 직위를 이용해서 선거운동을 한 것, 대통령이 배신당했다” 이렇게 말씀하신 걸 제가 봤는데요. 저는 이 말을 좀 되물어주고 싶어요.

▷ 최영일 : 아, 되돌려드리고 싶다. 본인은 어떠했는가. 그래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이요. 김건희 여사가 개입된 정황이 재판에서도 나오고 이게 또 새롭게 보도되면서 이런 정도면 깊숙이 관여한 거 아니냐 이런 또 진단들도 나옵니다. 그런데 소환 조사가 여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이 대목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성윤 : 제가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니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그 대선 전에 김 여사에 대해서 소환을 통보했고, 김 여사가 소환에 불응했다고 이렇게 보도가 되었습니다. 또 대선 전에는 대선을 이유로, 대선 후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고 하고요. 이 문제는 제가 간단하다 생각합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한 사람이 있다면 원칙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 최영일 : 법적인 절차다?

▶ 이성윤 : 네,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사실은 뭐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니까.

▶ 이성윤 : 그렇습니다.

▷ 최영일 : 윤석열 대통령,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몇 년이 넘도록 가족에 대해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한 수사를 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사실상 이걸 좀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게 팩트일까요?

▶ 이성윤 : 제가 경험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제가 중앙검사장으로서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윤석열 총장한테 막말을 들은 사람이고요. 또 당시 총장이 현직으로 있는 상황에서 검사들이 가족 수사에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총장 이후에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는 말이 보도되었을 때도 그 수사하는 검사나 공판검사는 심대한, 심각한.

▷ 최영일 :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이성윤 :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제 처와 처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서 지휘권 배제라고 하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인터뷰는 이런 거고요. 그 당시에 또 아까 국정감사에 나갔던 발언도 언급하셨지만 “나 식물 총장이다” 이런 얘기도 했어요. “조직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런 얘기도 했어요. “팔다리 다 잘라냈다”. 그러면 이게 윤석열 대통령의 좀 항변, 이쪽에도 좀 일리는 있습니까?

▶ 이성윤 : 어떤 걸 가지고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윤석열 가족 사건은 추미애 장관이 수사 지휘 배제를 하지 않다 하더라도 본인 또는 본인 가족에 대한 수사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일반적인 상식은 관여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특별 사면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서 국정 농단 관계자들과 검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사면됐습니다. 검찰 시절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수사해서 재판에 넘겼던 인물들이잖아요? SNS에 “사면 농단이다” 이렇게 지적을 하셨죠?

▶ 이성윤 : 자기가 수사에 관여하고 중형을 구형한 피의자에 대해서 피의자가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참 면목 받고 늘 죄송했다” 따위의 표현을 쓰면서 사과한 사람은 윤석열 전 총장밖에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단언컨대 30년간 검사 생활 동안 이런 검사를 본 적이 없습니다. 또 중범죄를 주장하면서 고위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을 단죄해 놓고 그게 또 잘못된 관행이었다고 사면해 주는 경우는 또 처음 봤습니다. 오죽하면 ‘사면 농단’이라는 지적이 나오겠습니까. 우리 헌정사에 이런 경우가 또 있었는지요? 이런 식이면 최순실은 왜 사면하지 않는지 의문이 듭니다.

▷ 최영일 : 지금 말씀하신 게 얘기를 듣다 보니까 사실은 또 대통령이 항상 강조하는 게 법과 원칙인데 어찌 보면 법과 원칙에 따른 판결이 잘못된 관행이다 이렇게 얘기한 격이 되니까 이거 논리 모순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러면 이제 검사님이 생각하시는 본분에 충실한 검사는 과연 어떤 모습일 것이고 대한민국에서 검찰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지는데요?

▶ 이성윤 : 저는 검사에 대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이론이 있고 그런데요. 제가 생각하는 검사는 흔히 검사는 준사법기관이라고 합니다. 사법기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판단할 때 증거에 의해서 판단하고 그 증거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를 법리나 법률을 적용해서 확정하는 겁니다. 그럼 검찰이 따라야 할 원칙은 무엇입니까? 증거와 법리 외에는 다른 원칙이 있을 수가 없죠. 또 검찰의 수사권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작용이므로 정말 신중하게 발동해야 됩니다. 수사권을 발동할 때나 수사를 할 때나 절제하고 또 절제해야 되고요. 또 수사를 할 때도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같이 울어주고 같이 호흡하고 소통하면서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래야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소통하고 신뢰를 받는 수사를 할 수 있는 거고요. 이게 검찰이 나아갈 방향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알겠습니다. 다른 인터뷰에서 보니까 “기본 원칙과 상식을 전제로 패거리 문화보다 변화하고 또 개성을 존중하고자 했다. 개개인의 발전이 곧 전체의 발전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올해 검사 생활 30년째, 지금 스스로 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성윤 : 과거에 진짜 일부 검사이긴 하지만 “검사를 오래 하면 폭탄주가 10만 잔, 판사를 오래 하면 책이 10상자” 이런 검찰의 음주 문화를 비꼬는 말이 있었습니다. 또 2014년 TV조선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룸살롱에서 나이 드신 기업 회장이나 이런 임원들을 불러서 구두에 양말을 넣고 술을 만들어서 드시게 했다는 보도도 있었어요. 검찰이 폭탄주나 마시고 또 자기 사람을 챙겨 주기하는 패거리 문화를 가지고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검사는 국민을 위하여 자신의 분야를 연구하고 전부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시대에 맞지 않는 음주 문화보다는 연구하고 변화를 도모하는 검찰 문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이 검사님, 검사 생활 몇 년이면 폭탄주가 10만 잔, 그런데 지금 술을 못 하신다면서요.

▶ 이성윤 : 술을 저는 못 합니다.

▷ 최영일 : 그러니까 고생하시는 거 아니에요?

▶ 이성윤 : 검찰에서 술 못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 최영일 : 많이 있습니까? 그렇죠, 요즘에 음주는 뭐 강요로 되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는데. 자, 검찰 조직에 하고 싶은 말씀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성윤 : 여러 가지가 있긴 하지만 우리 검찰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참 많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볼 때도 최소한의 규정을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출범 6개월 만에 청와대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 않습니까. 지금 검찰이 대통령실에 대해서 수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가요? 또 검사가 수사를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라고 말한 분이 윤석열 전 총장입니다. 그런데 지금 검찰이 하는 수사에 대해서 보복 수사라는 비판이 참 많은데요, 이런 점이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지금 검찰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입니다. 정말 수사권을 절제하고 균형 있게 수사해서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이는 수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해서 검찰이 정말 신뢰의 길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신뢰의 길로 가야 한다,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검찰 조직을 좀 개선해야 한다면 어떤 대목을 좀 바꿔야 물꼬가 트이겠습니까?

▶ 이성윤 :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한 거는 한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째는 검찰의 수사 과정과 사건 처리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또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서 사건 처리가 결정돼야 하고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건 처리가 사람이나 시기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지는 그런 문제점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검찰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도 있고 검찰만이 아는 수사 상황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피의 사실 공표 문제는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사권 조정이 있었기는 했지만, 여전히 검찰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국민들은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검찰 전화를 악용하는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 최영일 : 그렇죠.

▶ 이성윤 : 그래서 저는 검찰이 이제는 좀 권한을 견제와 균형 이런 문제로 생각해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이런 검찰 조직을 만드는 데 노력했으면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지금 개혁의 포인트를 몇 가지 짚어주셨습니다. 검찰 개혁 참 이게 수십 년 된 과제죠, 사실은. 한 정권, 한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이렇게 라디오 인터뷰에 처음으로 나와 주셔서 여러 가지 고견을 말씀주셨는데요, 끝으로 청취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남겨주시죠.

▶ 이성윤 : 제가 여러 가지 말씀을 올렸지만 참 부족한 제가 하는 말에 대해서 경청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검찰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난이 있고 비판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검사들은 맡은 바 소임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검찰에 대해서 여전히 애정을 가져주시고, 비판 어린 시각과 채찍을 들더라도 사랑으로 우리 검찰을 아껴주셨으면 하는 이런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최영일 : 여러 가지 지금 갈등 상황이 있으시지만 검찰을 사랑해 달라. 비판 어린 애정 이렇게 강조해 주셨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성윤 : 감사합니다.

▷ 최영일 : 지금까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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