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재신청…日 대사대리 ‘초치’

[앵커]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절차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일본 대사 대리를 초치해 유감을 표명했는데 지난해보다는 표현 수위가 낮아졌습니다.

이세연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일제강점기 조선인 천 오백여 명이 강제 노동에 동원된 사도광산.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재신청하며, 한국을 포함한 관계국과 정중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외무상 :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향해서, 그 문화유산으로서의 훌륭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에도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했지만, 유네스코는 서류 미비를 이유로 심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일본은 세계유산 대상 시기를 19세기 중반인 에도 시대까지로만 한정해, 조선인 강제 동원 기간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주한 일본 대사대리인 나미오카 다이스케 경제공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외교부는 별도 논평도 내고 2015년 일본이 군함도 등 근대 산업시설 등재 당시 강제동원 역사를 알리겠다고 약속한 후속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사한 배경의 사도광산을 또다시 등재 신청한 것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성명'이었던 게 올해는 '논평'으로 수위가 낮아졌고, '강한 유감'도 '유감'으로 표현이 바뀌었습니다.

강제동원 배상 협상 등 한일 간 관계 개선 분위기를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강제동원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지운 사도광산 등재 신청이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촬영기자:김휴동/영상편집:이웅/그래픽:이경민 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