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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한다는데”…10년째 반복되는 日 외무상 “독도=일본땅” 망언
입력 2023.01.23 (22:39) 취재K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 "독도는 일본땅? " 10년 째 억지 주장 되풀이

벌써 10년 쨉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이죠. 일본 외무상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망언을 올해도 되풀이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발언은 23일 시작된 일본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나왔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이러한 기본적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미 지난해 외교연설에서도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10년 째 대물림해온 일본 외무상의 독도 망언, 일본은 왜 이렇게 집요하게 이 문제를 제기하는 걸까요?

일본 정부는 2012년 12월 26일 아베(신조)가 96대 총리로 취임한 뒤 이듬해인 2013년만 해도 독도에 대해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케시마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끈질기게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아베 총리가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 참배에 이어 고노담화까지 수정을 시도하자, 한국 내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고 반일 정서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고, 일본은 급기야 2014년 외교연설부터 일본이 다케시마의 영유권을 가진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일본 외무성의 억지 주장 왜?

사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비단 오늘날에 국한된 얘기는 아닙니다. 2005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한 일본은 독도를 끊임없이 분쟁 지역화하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공식 홈페이지와 홍보 팸플릿을 통해 「竹島-다케시마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의 포인트」를 10개국어로 번역해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측의 주장과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근거는 굳이 이 글에서 논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근거가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일본 외무성이 끊임없이 주장을 하는 이유가 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2013년 6월 아베 정권의 교과서 정책의 뼈대가 된 자민당 교육재생실행본부는 중간보고서에서 "많은 교과서에서 자학사관에 기초한 문제가 되는 기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따라 일본 정부는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해 "독도 등 영토 문제를 쓸 땐 일본의 고유 영토이나 한국에 의해 불법 점거되어 있고, 한국에 여러차례 걸쳐 항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다룰 것"을 요구했습니다. 일본 외무상의 2014년 외교연설 발언은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본 내 우경화 현상과 맞물려 다른 문제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외교연설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서도 "확실히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유산의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했습니다. 이때문에 조선인 강제노동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유산이 지닌 '전체 역사'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 정부, "강력 항의, 즉각 철회해야"...숙제 더해진 '지뢰밭' 한일 관계

되풀이되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일본이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정부의 성명 가운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지난 17일,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한일·일한협력위원회 합동총회에서 양국 정상은 한목소리로 한일 관계 회복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한일 간 최대 갈등 사안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은 아직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해마다 반복되는 일본의 이른바 '캘린더성 역사 도발' 일정은 한일 관계 악화에 도화선이 될 수도 있습니다.
2월 말 다케시마 (竹島ㆍ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로 시작해 3월 무렵 과거사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교과서 검정 , 이어 5월 외교청서와 7월 방위백서를 통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은 해마다 되풀이됐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10년 째 반복되는 일본의 망언에 대해 우리 정부가 형식적인 대응에 그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마치 연례행사처럼, 일본의 캘린더성 역사 도발이 일어나면 정부가 항의하거나 성명을 내거나 아니면 주한 일본 대사관 인사를 초치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8.15 광복절 축사가 주목됩니다. 역사와 안보를 분리해 메시지를 낼 것인지, 아니면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가치에 우선을 둘지...한국 정부가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 “강산도 변한다는데”…10년째 반복되는 日 외무상 “독도=일본땅” 망언
    • 입력 2023-01-23 22:39:23
    취재K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 "독도는 일본땅? " 10년 째 억지 주장 되풀이

벌써 10년 쨉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이죠. 일본 외무상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망언을 올해도 되풀이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발언은 23일 시작된 일본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나왔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이러한 기본적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미 지난해 외교연설에서도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10년 째 대물림해온 일본 외무상의 독도 망언, 일본은 왜 이렇게 집요하게 이 문제를 제기하는 걸까요?

일본 정부는 2012년 12월 26일 아베(신조)가 96대 총리로 취임한 뒤 이듬해인 2013년만 해도 독도에 대해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케시마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끈질기게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아베 총리가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 참배에 이어 고노담화까지 수정을 시도하자, 한국 내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고 반일 정서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고, 일본은 급기야 2014년 외교연설부터 일본이 다케시마의 영유권을 가진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일본 외무성의 억지 주장 왜?

사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비단 오늘날에 국한된 얘기는 아닙니다. 2005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한 일본은 독도를 끊임없이 분쟁 지역화하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공식 홈페이지와 홍보 팸플릿을 통해 「竹島-다케시마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의 포인트」를 10개국어로 번역해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측의 주장과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근거는 굳이 이 글에서 논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근거가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일본 외무성이 끊임없이 주장을 하는 이유가 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2013년 6월 아베 정권의 교과서 정책의 뼈대가 된 자민당 교육재생실행본부는 중간보고서에서 "많은 교과서에서 자학사관에 기초한 문제가 되는 기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따라 일본 정부는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해 "독도 등 영토 문제를 쓸 땐 일본의 고유 영토이나 한국에 의해 불법 점거되어 있고, 한국에 여러차례 걸쳐 항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다룰 것"을 요구했습니다. 일본 외무상의 2014년 외교연설 발언은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본 내 우경화 현상과 맞물려 다른 문제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외교연설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서도 "확실히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유산의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했습니다. 이때문에 조선인 강제노동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유산이 지닌 '전체 역사'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 정부, "강력 항의, 즉각 철회해야"...숙제 더해진 '지뢰밭' 한일 관계

되풀이되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일본이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정부의 성명 가운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지난 17일,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한일·일한협력위원회 합동총회에서 양국 정상은 한목소리로 한일 관계 회복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한일 간 최대 갈등 사안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은 아직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해마다 반복되는 일본의 이른바 '캘린더성 역사 도발' 일정은 한일 관계 악화에 도화선이 될 수도 있습니다.
2월 말 다케시마 (竹島ㆍ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로 시작해 3월 무렵 과거사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교과서 검정 , 이어 5월 외교청서와 7월 방위백서를 통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은 해마다 되풀이됐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10년 째 반복되는 일본의 망언에 대해 우리 정부가 형식적인 대응에 그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마치 연례행사처럼, 일본의 캘린더성 역사 도발이 일어나면 정부가 항의하거나 성명을 내거나 아니면 주한 일본 대사관 인사를 초치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8.15 광복절 축사가 주목됩니다. 역사와 안보를 분리해 메시지를 낼 것인지, 아니면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가치에 우선을 둘지...한국 정부가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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