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출신 사업가 골프 접대받은 경찰…“정직 정당”

입력 2023.01.25 (08:16) 수정 2023.01.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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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았다가 징계를 받은 고위 경찰이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졌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정상규)는 지난해 11월, 총경 A 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직 처분 등 취소 청구의 소’를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A 씨는 2021년 4월 B 씨를 만나 31만 원의 골프비와 8만 원어치 식사를 대접받은 것으로 드러나 징계를 받았습니다.

B 씨는 과거 경찰의 ‘관심 대상’ 조폭으로 분류됐다가 2021년 초 해제됐습니다.

경찰은 현재 활동하는 조직원을 ‘관리 대상’, 다시 활동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관심 대상’으로 분류합니다.

당초 경찰청장은 징계 수위를 정직 2개월과 징계부가금 80만 원으로 정했지만 A 씨의 청구로 열린 소청 심사에서 정직 기간은 1개월로 줄었습니다.

A 씨는 “B 씨가 ‘직무 관련자’도 아니고, 골프비용 25만 원은 추후 B 씨에게 전달해 향응 수수라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B 씨에게 골프비를 돌려줬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A 씨는 현금으로 돌려줘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믿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또 “B 씨는 과거 경찰 전산망에 관심 조폭으로 등록돼 있었고 사기 사건을 2차례 고소했으며, 여러 업체의 대표나 이사를 겸직해 고소·고발인 또는 피고소·고발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원고의 행위는 수사기관을 향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의무 위반 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하라는 경찰 지침을 위반하고 사적 모임을 한 것도 징계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A 씨가 항소하지 않아 1심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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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5 08:16:06
    • 수정2023-01-25 08:18:29
    사회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았다가 징계를 받은 고위 경찰이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졌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정상규)는 지난해 11월, 총경 A 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직 처분 등 취소 청구의 소’를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A 씨는 2021년 4월 B 씨를 만나 31만 원의 골프비와 8만 원어치 식사를 대접받은 것으로 드러나 징계를 받았습니다.

B 씨는 과거 경찰의 ‘관심 대상’ 조폭으로 분류됐다가 2021년 초 해제됐습니다.

경찰은 현재 활동하는 조직원을 ‘관리 대상’, 다시 활동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관심 대상’으로 분류합니다.

당초 경찰청장은 징계 수위를 정직 2개월과 징계부가금 80만 원으로 정했지만 A 씨의 청구로 열린 소청 심사에서 정직 기간은 1개월로 줄었습니다.

A 씨는 “B 씨가 ‘직무 관련자’도 아니고, 골프비용 25만 원은 추후 B 씨에게 전달해 향응 수수라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B 씨에게 골프비를 돌려줬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A 씨는 현금으로 돌려줘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믿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또 “B 씨는 과거 경찰 전산망에 관심 조폭으로 등록돼 있었고 사기 사건을 2차례 고소했으며, 여러 업체의 대표나 이사를 겸직해 고소·고발인 또는 피고소·고발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원고의 행위는 수사기관을 향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의무 위반 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하라는 경찰 지침을 위반하고 사적 모임을 한 것도 징계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A 씨가 항소하지 않아 1심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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