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이슈 PICK] 생산비·대출연체액 상승…지역 농가 경영 상태 악화

입력 2023.01.26 (19:18) 수정 2023.01.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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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가의 경영 악화,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닌데요.

가파른 금리 상승 등으로 최근 들어서 그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늘은 현장 취재한 광주일보 백희준 기자와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농가 이야기를 할 때 늘 이렇게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요.

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우리가 어떤 면들에서 좀 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아무래도 널뛰는 농산물 가격 영향이 클 텐데요.

80kg 쌀 한 가마니 가격은 18만 원으로 주저앉으며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가격이 폭락한 배추와 양파도 산지 폐기를 수차례 거듭하고 있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농사용 전기요금은 세 차례 인상됐고 농가에서 많이 쓰는 등유 가격은 1년 전보다 35% 오른 상태입니다.

농가 부채 상황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내세울 담보가 없는 농업인들에게 신용 보증을 대신 서주는 농협기구에서 지난해 발생한 광주 전남 지역 연체 금액은 1년 전보다 66% 늘어났습니다.

[앵커]

잠깐만 설명을 들어도 상당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는데 그러면 실제로는 어떤지 사례를 들어볼까요?

[기자]

장흥에서 논 백 마지기 즉 2만 평 벼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물어보니 2년 전 면세유을 쓰는 데 900만 원이 들었는데 지난해에는 2천300만 원이 나갔다고 합니다.

지출이 2.3배가량 뛴 셈이죠.

또 논에 물을 대는 펌프에 쓰는 농사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00만 원 가량 들었는데 이는 전년보다 2배 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리포트에서 보셨다시피 한우 농가의 경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료값이 40% 뛰고 한우 도매 가격이 폭락하면서 한 달에 소 한 마리씩은 팔아야 사료값이라도 될 수 있다.

이런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앵커]

전기요금 이야기 잠깐 해주셨는데 실제로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는 농가들도 있다면서요?

[기자]

광주 전남에서 농사용 전기요금을 2개월 이상 체납한 농가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1만 4천 호 가량이었는데요.

이는 전년 말보다 67%, 5,500호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광주 전남에서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는 농가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도 상황이 이런데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이 되면 지금 갖고 있는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겠네요?

[기자]

영농철이 시작하면 돈 들어갈 일이 많을 텐데요.

늘어나는 대출 이자 부담으로 농가들의 시름은 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광주전남지역 138개 농·축협 가운데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전달보다 오른 조합은 전체의 74%인 102곳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평균 금리가 한 달 새 1% 포인트 이상 올린 조합은 17곳에 달했습니다.

또 이 기간 금리가 7% 이상인 조합은 34곳에서 64곳으로 한 달 새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앵커]

농가의 사정을 하나하나 따져보니까 그 심각성을 더 많이 느낄 수가 있는데 이런 상황들을 같이 감내해야 될 기관, 농협을 들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성과급 문제로 굉장히 시끄러웠습니다?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가운데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곳은 NH농협은행으로 조사됐습니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이 이자 장사를 통해 400% 성과급을 받는 이른바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농협은 농민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진 협동조합이기에 농업의 현장 상황을 잘 이해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 때문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앵커]

농민들 입장을 좀 들어볼까요.

이런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이달 중순 농민단체인 전국 농민의 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농협전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는데요.

고금리와 농자재값 폭등 속에서 농협이 얻은 영업이익을 농민 조합원들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농가 부채 이자 인상분 전액을 지원할 것과 대출금리를 3% 인하해 줄 것을 농협에 요구했습니다.

농업인들의 빚 문제는 농산물의 안정적인 수급과 식량 안보 문제와 직결되는데요.

쌀값 등 농산물 가격 정책에 실패한 농정당국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남도를 가리켜서 농도라고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 표현들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현장에 대한 관심, 그리고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겠다라고 생각해 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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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어촌 이슈 PICK] 생산비·대출연체액 상승…지역 농가 경영 상태 악화
    • 입력 2023-01-26 19:18:11
    • 수정2023-01-26 20:12:43
    뉴스7(광주)
[앵커]

농가의 경영 악화,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닌데요.

가파른 금리 상승 등으로 최근 들어서 그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늘은 현장 취재한 광주일보 백희준 기자와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농가 이야기를 할 때 늘 이렇게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요.

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우리가 어떤 면들에서 좀 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아무래도 널뛰는 농산물 가격 영향이 클 텐데요.

80kg 쌀 한 가마니 가격은 18만 원으로 주저앉으며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가격이 폭락한 배추와 양파도 산지 폐기를 수차례 거듭하고 있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농사용 전기요금은 세 차례 인상됐고 농가에서 많이 쓰는 등유 가격은 1년 전보다 35% 오른 상태입니다.

농가 부채 상황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내세울 담보가 없는 농업인들에게 신용 보증을 대신 서주는 농협기구에서 지난해 발생한 광주 전남 지역 연체 금액은 1년 전보다 66% 늘어났습니다.

[앵커]

잠깐만 설명을 들어도 상당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는데 그러면 실제로는 어떤지 사례를 들어볼까요?

[기자]

장흥에서 논 백 마지기 즉 2만 평 벼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물어보니 2년 전 면세유을 쓰는 데 900만 원이 들었는데 지난해에는 2천300만 원이 나갔다고 합니다.

지출이 2.3배가량 뛴 셈이죠.

또 논에 물을 대는 펌프에 쓰는 농사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00만 원 가량 들었는데 이는 전년보다 2배 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리포트에서 보셨다시피 한우 농가의 경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료값이 40% 뛰고 한우 도매 가격이 폭락하면서 한 달에 소 한 마리씩은 팔아야 사료값이라도 될 수 있다.

이런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앵커]

전기요금 이야기 잠깐 해주셨는데 실제로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는 농가들도 있다면서요?

[기자]

광주 전남에서 농사용 전기요금을 2개월 이상 체납한 농가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1만 4천 호 가량이었는데요.

이는 전년 말보다 67%, 5,500호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광주 전남에서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는 농가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도 상황이 이런데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이 되면 지금 갖고 있는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겠네요?

[기자]

영농철이 시작하면 돈 들어갈 일이 많을 텐데요.

늘어나는 대출 이자 부담으로 농가들의 시름은 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광주전남지역 138개 농·축협 가운데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전달보다 오른 조합은 전체의 74%인 102곳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평균 금리가 한 달 새 1% 포인트 이상 올린 조합은 17곳에 달했습니다.

또 이 기간 금리가 7% 이상인 조합은 34곳에서 64곳으로 한 달 새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앵커]

농가의 사정을 하나하나 따져보니까 그 심각성을 더 많이 느낄 수가 있는데 이런 상황들을 같이 감내해야 될 기관, 농협을 들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성과급 문제로 굉장히 시끄러웠습니다?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가운데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곳은 NH농협은행으로 조사됐습니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이 이자 장사를 통해 400% 성과급을 받는 이른바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농협은 농민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진 협동조합이기에 농업의 현장 상황을 잘 이해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 때문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앵커]

농민들 입장을 좀 들어볼까요.

이런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이달 중순 농민단체인 전국 농민의 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농협전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는데요.

고금리와 농자재값 폭등 속에서 농협이 얻은 영업이익을 농민 조합원들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농가 부채 이자 인상분 전액을 지원할 것과 대출금리를 3% 인하해 줄 것을 농협에 요구했습니다.

농업인들의 빚 문제는 농산물의 안정적인 수급과 식량 안보 문제와 직결되는데요.

쌀값 등 농산물 가격 정책에 실패한 농정당국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남도를 가리켜서 농도라고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 표현들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현장에 대한 관심, 그리고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겠다라고 생각해 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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