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보령시 ‘탈모 치료비 지원’ 찬반 논란

입력 2023.01.26 (19:25) 수정 2023.01.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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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에베르스 파피루스' 기원전 16세기에 기록된 고대 이집트의 의학 고문서인데요.

흥미로운 건 여기에 '탈모' 치료법도 다수 기록돼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고대 이집트부터 지금까지, 3,500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탈모는 여전히 인류의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지난 2021년, 우리나라에서 탈모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약 24만 3천 명이었는데요.

병원 치료를 받지 않은 탈모인까지 더하면 1천만 명까지도 추산되고 있습니다.

탈모 치료를 위해 약을 먹기도 하고 모발 이식수술을 받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탈모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암암리에 탈모약과 같은 성분인 전립선비대증 치료약을 보험적용가로 처방받아서 탈모에 맞는 용량으로 잘라 먹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요.

약값은 대폭 줄어들지만 불법이고, 여러 건강상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방법입니다.

이런 현실에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탈모약과 중증 탈모 모발이식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겠다", 이런 공약을 내세우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탈모 지원을 위해 지자체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5월 성동구에서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가 제정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충남 보령시와 대구시에서 연달아 관련 조례가 통과됐습니다.

지자체가 이렇게 탈모 치료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뭘까요?

충남 최초, 전국에선 두 번째로 탈모 치료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보령시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신송순/보령시보건소 건강증진팀장 : "1~2개월 치료받아서 탈모가 개선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요즘 탈모 환자들이 이슈가 돼서 보령이 (충남에서) 처음으로 이 사업을 공약 사항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보령시의 탈모 치료 지원 대상은 시에 1년 이상 거주한 만 49세 이하 시민으로 보령시보건소에서 신청할 수 있는데요.

2년 동안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모발이식 수술비로도 지원받을 수 있는데요.

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 반응도 분분합니다.

"보령으로 전입 신고하러 가자", 이렇게 환영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세금이 남아도는 거냐", "보령에는 탈모보다 더 심각한 질병이 없는 거냐", 이렇게 부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곽경훈/응급의학과 전문의 : "공공(의료)서비스에서는 한정적인 자원으로 얼마나 효과적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한테 혜택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사실은 탈모가 그런 거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눈앞의 어떤 정치적 이익이나 사람들로부터 단순히 이례적인 인기를 얻기 위한 그런 정책이 아닌가 좀 회의적입니다."]

탈모가 많은 사람들의 골칫거리라는 부분에서 이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치료비 지원에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의료비 같은 국가 차원의 지출이 많아졌고, 건강보험 고갈도 우려되는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가?" 라는 질문도 던지지 않을 수 없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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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6 19:25:31
    • 수정2023-01-26 21:33:52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에베르스 파피루스' 기원전 16세기에 기록된 고대 이집트의 의학 고문서인데요.

흥미로운 건 여기에 '탈모' 치료법도 다수 기록돼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고대 이집트부터 지금까지, 3,500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탈모는 여전히 인류의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지난 2021년, 우리나라에서 탈모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약 24만 3천 명이었는데요.

병원 치료를 받지 않은 탈모인까지 더하면 1천만 명까지도 추산되고 있습니다.

탈모 치료를 위해 약을 먹기도 하고 모발 이식수술을 받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탈모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암암리에 탈모약과 같은 성분인 전립선비대증 치료약을 보험적용가로 처방받아서 탈모에 맞는 용량으로 잘라 먹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요.

약값은 대폭 줄어들지만 불법이고, 여러 건강상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방법입니다.

이런 현실에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탈모약과 중증 탈모 모발이식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겠다", 이런 공약을 내세우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탈모 지원을 위해 지자체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5월 성동구에서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가 제정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충남 보령시와 대구시에서 연달아 관련 조례가 통과됐습니다.

지자체가 이렇게 탈모 치료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뭘까요?

충남 최초, 전국에선 두 번째로 탈모 치료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보령시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신송순/보령시보건소 건강증진팀장 : "1~2개월 치료받아서 탈모가 개선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요즘 탈모 환자들이 이슈가 돼서 보령이 (충남에서) 처음으로 이 사업을 공약 사항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보령시의 탈모 치료 지원 대상은 시에 1년 이상 거주한 만 49세 이하 시민으로 보령시보건소에서 신청할 수 있는데요.

2년 동안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모발이식 수술비로도 지원받을 수 있는데요.

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 반응도 분분합니다.

"보령으로 전입 신고하러 가자", 이렇게 환영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세금이 남아도는 거냐", "보령에는 탈모보다 더 심각한 질병이 없는 거냐", 이렇게 부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곽경훈/응급의학과 전문의 : "공공(의료)서비스에서는 한정적인 자원으로 얼마나 효과적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한테 혜택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사실은 탈모가 그런 거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눈앞의 어떤 정치적 이익이나 사람들로부터 단순히 이례적인 인기를 얻기 위한 그런 정책이 아닌가 좀 회의적입니다."]

탈모가 많은 사람들의 골칫거리라는 부분에서 이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치료비 지원에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의료비 같은 국가 차원의 지출이 많아졌고, 건강보험 고갈도 우려되는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가?" 라는 질문도 던지지 않을 수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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