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병역비리 ‘시나리오’까지 확인…연루자 줄줄이 확대

입력 2023.01.26 (21:19) 수정 2023.01.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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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뇌전증 진단을 악용한 병역비리, 수사 속보 알아봅니다.

검찰이 브로커 1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개개인에 맞춰 치밀하게 각본을 짜고, 본인은 물론 부모와 지인들에게까지 거기 맞게 '연기'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터넷에서 병역상담 카페를 운영했던 37살 김 모 씨.

먼저 기소된 구 모 씨와 함께, '허위 뇌전증' 병역비리를 주도한 '브로커'로,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본인도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병역 브로커/이달 9일 : "(이번 병역법 위반 혐의 인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김 씨는 온라인 등에서 접선해온 병역회피 의뢰인들에게, "'뇌전증' 증세를 그럴 듯하게 연기하면, 허위 진단을 받아낼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특히, 전문의를 속이기 위해 상황별 시나리오까지 짰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예컨대) 한 의뢰인의 경우, 전신 떨림 등을 겪었다며 발작 증세를 호소하도록 했습니다.

'중증'이란 근거를 남겨야 한다며 응급실로 실려 가는 상황까지 연출했고, 이를 위해 119에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신고는 되도록 본인이 아닌 부모나 지인이 하게끔 했는데, 목격자를 확보한다는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또 병역면제가 급한 의뢰인에겐, 대학병원 등 3차 병원을 이용하라고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브로커 김 씨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약물 처방을 유도하며, 면제 판정이 나올 때까지 의뢰인을 관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모두 15명의 병역 회피를 도우면서, 그 대가로 한 사람당 1~2천만 원씩, 총 2억여 원을 받아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의뢰인 중엔 의사와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 골프선수 등도 있었고, 허위 진단 과정에서 각본대로 역할을 했던 가족과 지인 6명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이 사건을 포함해, 지난달부터 이어진 뇌전증 병역비리 수사로, 지금까지 브로커 2명, 병역 회피자 22명이 적발됐습니다.

검찰은 이들 말고도, 운동 선수와 가수, 법조인 자녀 등 백여 명을 수사 선상에 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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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전증 병역비리 ‘시나리오’까지 확인…연루자 줄줄이 확대
    • 입력 2023-01-26 21:19:22
    • 수정2023-01-26 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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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뇌전증 진단을 악용한 병역비리, 수사 속보 알아봅니다.

검찰이 브로커 1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개개인에 맞춰 치밀하게 각본을 짜고, 본인은 물론 부모와 지인들에게까지 거기 맞게 '연기'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터넷에서 병역상담 카페를 운영했던 37살 김 모 씨.

먼저 기소된 구 모 씨와 함께, '허위 뇌전증' 병역비리를 주도한 '브로커'로,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본인도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병역 브로커/이달 9일 : "(이번 병역법 위반 혐의 인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김 씨는 온라인 등에서 접선해온 병역회피 의뢰인들에게, "'뇌전증' 증세를 그럴 듯하게 연기하면, 허위 진단을 받아낼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특히, 전문의를 속이기 위해 상황별 시나리오까지 짰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예컨대) 한 의뢰인의 경우, 전신 떨림 등을 겪었다며 발작 증세를 호소하도록 했습니다.

'중증'이란 근거를 남겨야 한다며 응급실로 실려 가는 상황까지 연출했고, 이를 위해 119에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신고는 되도록 본인이 아닌 부모나 지인이 하게끔 했는데, 목격자를 확보한다는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또 병역면제가 급한 의뢰인에겐, 대학병원 등 3차 병원을 이용하라고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브로커 김 씨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약물 처방을 유도하며, 면제 판정이 나올 때까지 의뢰인을 관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모두 15명의 병역 회피를 도우면서, 그 대가로 한 사람당 1~2천만 원씩, 총 2억여 원을 받아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의뢰인 중엔 의사와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 골프선수 등도 있었고, 허위 진단 과정에서 각본대로 역할을 했던 가족과 지인 6명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이 사건을 포함해, 지난달부터 이어진 뇌전증 병역비리 수사로, 지금까지 브로커 2명, 병역 회피자 22명이 적발됐습니다.

검찰은 이들 말고도, 운동 선수와 가수, 법조인 자녀 등 백여 명을 수사 선상에 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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