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부르다 숨진 흑인 청년에 미 전역 시위 확산

입력 2023.01.30 (06:30) 수정 2023.01.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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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계 KBS 특파원을 연결해 생생한 국제뉴스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워싱턴으로 가봅니다.

주말 내내 미국 전역에서 경찰의 집단 구타 뒤 사망한 흑인 청년의 죽음을 두고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김양순 특파원, 시위의 발단이 된 사건부터 들여다보죠.

흑인 청년의 사망, 당시 경찰의 구타 영상이 공개됐어요?

[기자]

피해자는 29살 타이리 니콜스, 사건이 일어난 건 현지시각 지난 7일 이었습니다.

교통 단속 중이던 흑인 경찰관 5명이 난폭 운전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타이리 니콜스를 집단 폭행했습니다.

경찰이 몸에 달고 있는 바디캠으로 촬영된 67분 짜리 영상에는 사망한 타이리 니콜스가 경찰에 의해 끌려나오는 장면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그대로 담겨있는데요.

니콜스가 일어서려고 하자 손을 내밀라고 제압한 뒤 주먹질과 발길질을 시작합니다.

다른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를 꺼내서 얼굴에 뿌립니다.

["엄마, 엄마 엄마!"]

집단 구타를 당하던 니콜스가 도망가자 경찰들이 다시 잡아서 얼굴과 온 몸을 무참하게 폭행합니다.

[앵커]

폭행 영상을 보면 이 청년, 엄마를 목놓아 부르다가 정신을 잃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어떻게 사망에 이르게 된 거죠?

[기자]

네, 타이리 니콜스는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때문에 이 사망이 경찰의 집단 구타로 인한 것이다, 유족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로번 웰스/경찰 구타 사망자 어머니 : "세상의 어떤 엄마도, 어떤 엄마도... 더 이상 제가 겪고 있는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됩니다."]

현지 검찰은 폭행에 연루된 경찰관 5명을 과실 치사에 준하는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앵커]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요?

[기자]

경찰의 폭행 영상이 공개되자 미 전역에선 공권력의 과잉 진압으로 얼마나 더 죽어야 하냐며 항의 시위가 번져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뉴욕 한복판에서 경찰차 위로 한 남성이 올라가 앞유리를 반복적으로 짓밟습니다.

경찰의 폭력에 의한, 즉 공권력 과잉에 의한 죽음을 항의하는 행동에 경찰도 크게 제지를 하지 못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차에 연막탄을 터뜨리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주말 내내 이어진 시위는 대부분 평화롭게 이뤄졌지만 대도시에선 경찰과 시위대 간 마찰도 빚어졌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시민들이 영상을 보고 분노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시위는 평화롭게 하자, 판단은 법원에 맡겨보자... 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비슷한 장면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요, 불과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이름은 기억 못하시더라도 블랙 라이브 매터, 즉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플래카드는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2020년 5월 미네소타에서 경찰이 위조화폐를 사용한 혐의로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청년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숨지게 했던 사건입니다.

경찰은 비무장 상태였던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했고 결국 질식사했었는데요.

당시 경찰은 플로이드의 사망이 의료 사고였다고 거짓말을 했고 결국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지금도 워싱턴 D.C.의 백악관 앞에는 당시 시위대들이 항의했던 장소를 보존하고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길로 기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2년 반 만에 또 흑인 남성이 경찰에 의해 사망하게 됐다는 건 그만큼 미국 사회의 구조적 차별이 만연해있다, 그러면서 정작 경찰에 대한 면책권 축소 같은 실질적 해결 노력은 부족했다는 걸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자료조사:조영은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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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부르다 숨진 흑인 청년에 미 전역 시위 확산
    • 입력 2023-01-30 06:30:01
    • 수정2023-01-30 1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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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계 KBS 특파원을 연결해 생생한 국제뉴스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워싱턴으로 가봅니다.

주말 내내 미국 전역에서 경찰의 집단 구타 뒤 사망한 흑인 청년의 죽음을 두고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김양순 특파원, 시위의 발단이 된 사건부터 들여다보죠.

흑인 청년의 사망, 당시 경찰의 구타 영상이 공개됐어요?

[기자]

피해자는 29살 타이리 니콜스, 사건이 일어난 건 현지시각 지난 7일 이었습니다.

교통 단속 중이던 흑인 경찰관 5명이 난폭 운전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타이리 니콜스를 집단 폭행했습니다.

경찰이 몸에 달고 있는 바디캠으로 촬영된 67분 짜리 영상에는 사망한 타이리 니콜스가 경찰에 의해 끌려나오는 장면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그대로 담겨있는데요.

니콜스가 일어서려고 하자 손을 내밀라고 제압한 뒤 주먹질과 발길질을 시작합니다.

다른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를 꺼내서 얼굴에 뿌립니다.

["엄마, 엄마 엄마!"]

집단 구타를 당하던 니콜스가 도망가자 경찰들이 다시 잡아서 얼굴과 온 몸을 무참하게 폭행합니다.

[앵커]

폭행 영상을 보면 이 청년, 엄마를 목놓아 부르다가 정신을 잃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어떻게 사망에 이르게 된 거죠?

[기자]

네, 타이리 니콜스는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때문에 이 사망이 경찰의 집단 구타로 인한 것이다, 유족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로번 웰스/경찰 구타 사망자 어머니 : "세상의 어떤 엄마도, 어떤 엄마도... 더 이상 제가 겪고 있는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됩니다."]

현지 검찰은 폭행에 연루된 경찰관 5명을 과실 치사에 준하는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앵커]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요?

[기자]

경찰의 폭행 영상이 공개되자 미 전역에선 공권력의 과잉 진압으로 얼마나 더 죽어야 하냐며 항의 시위가 번져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뉴욕 한복판에서 경찰차 위로 한 남성이 올라가 앞유리를 반복적으로 짓밟습니다.

경찰의 폭력에 의한, 즉 공권력 과잉에 의한 죽음을 항의하는 행동에 경찰도 크게 제지를 하지 못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차에 연막탄을 터뜨리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주말 내내 이어진 시위는 대부분 평화롭게 이뤄졌지만 대도시에선 경찰과 시위대 간 마찰도 빚어졌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시민들이 영상을 보고 분노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시위는 평화롭게 하자, 판단은 법원에 맡겨보자... 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비슷한 장면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요, 불과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이름은 기억 못하시더라도 블랙 라이브 매터, 즉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플래카드는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2020년 5월 미네소타에서 경찰이 위조화폐를 사용한 혐의로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청년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숨지게 했던 사건입니다.

경찰은 비무장 상태였던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했고 결국 질식사했었는데요.

당시 경찰은 플로이드의 사망이 의료 사고였다고 거짓말을 했고 결국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지금도 워싱턴 D.C.의 백악관 앞에는 당시 시위대들이 항의했던 장소를 보존하고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길로 기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2년 반 만에 또 흑인 남성이 경찰에 의해 사망하게 됐다는 건 그만큼 미국 사회의 구조적 차별이 만연해있다, 그러면서 정작 경찰에 대한 면책권 축소 같은 실질적 해결 노력은 부족했다는 걸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자료조사:조영은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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