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뒤바뀐 재판…법원은 “직원 실수”

입력 2023.01.30 (17:16) 수정 2023.01.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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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들에게 소송 진행 상황을 온라인으로 알려주는 '나의 사건검색' 서비스, 재판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분들은 대부분 아실 텐데요.

여기에 기록되는 주요 정보들이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백인성 법조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계약 기간이 지난 임차인에게서 아파트를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냈던 윤성호 씨.

'나의 사건검색' 서비스에서 승소라고 적힌 1심 선고 결과를 확인하고 안도했는데, 며칠 뒤 청구 기각, 다시 말해 패소했다는 판결문을 받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윤성호 씨/임대차 관련 소송 당사자 : "너무 황당하고, 여태까지 해왔던 계획이 있을 거 아니에요? 이게 다 이제 흐지부지되고 또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하고…."]

법원에 문의하자 "판결문 내용이 맞고, 온라인에 '승소'라고 쓴 건 실수"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판사의 선고를 듣고 법원 직원이 '사건검색' 서비스에 결과를 입력하는데, 이를 정반대로 썼다는 겁니다.

소송 제기부터 재판부에 낸 서류, 출석한 변호인, 상소 여부까지 모든 정보가 꼼꼼하게 기록되는 사법부의 온라인 서비스.

그런데 이렇게 정보가 잘못 적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류인규/변호사 : "(오류가 났는데) 실무관이 받아적다가 하나를 밀려서 받아적은 것 같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거기('나의 사건검색'에) 뜨는 거는 참고만 하고 의뢰인한테 얘기 안 해 줍니다."]

대법원은 "판결과 다른 결과가 전산에 입력된 점이 확인되면 즉시 고치고 당사자에게 알려준다"면서도, 이런 오류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는 관리하지도,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소송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의 사건 진행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 계속되는 오류가 사법부와 시민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 최석규 송혜성/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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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패 뒤바뀐 재판…법원은 “직원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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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1-30 17: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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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들에게 소송 진행 상황을 온라인으로 알려주는 '나의 사건검색' 서비스, 재판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분들은 대부분 아실 텐데요.

여기에 기록되는 주요 정보들이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백인성 법조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계약 기간이 지난 임차인에게서 아파트를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냈던 윤성호 씨.

'나의 사건검색' 서비스에서 승소라고 적힌 1심 선고 결과를 확인하고 안도했는데, 며칠 뒤 청구 기각, 다시 말해 패소했다는 판결문을 받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윤성호 씨/임대차 관련 소송 당사자 : "너무 황당하고, 여태까지 해왔던 계획이 있을 거 아니에요? 이게 다 이제 흐지부지되고 또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하고…."]

법원에 문의하자 "판결문 내용이 맞고, 온라인에 '승소'라고 쓴 건 실수"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판사의 선고를 듣고 법원 직원이 '사건검색' 서비스에 결과를 입력하는데, 이를 정반대로 썼다는 겁니다.

소송 제기부터 재판부에 낸 서류, 출석한 변호인, 상소 여부까지 모든 정보가 꼼꼼하게 기록되는 사법부의 온라인 서비스.

그런데 이렇게 정보가 잘못 적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류인규/변호사 : "(오류가 났는데) 실무관이 받아적다가 하나를 밀려서 받아적은 것 같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거기('나의 사건검색'에) 뜨는 거는 참고만 하고 의뢰인한테 얘기 안 해 줍니다."]

대법원은 "판결과 다른 결과가 전산에 입력된 점이 확인되면 즉시 고치고 당사자에게 알려준다"면서도, 이런 오류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는 관리하지도,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소송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의 사건 진행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 계속되는 오류가 사법부와 시민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 최석규 송혜성/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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