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자친구 따라갔더니 교주 모시듯…10년 성폭행, 그 교사였다”

입력 2023.01.30 (21:22) 수정 2023.05.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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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정신적, 심리적으로 길들여 착취하는 이른바 '그루밍' 성범죄 단독보도, 이어갑니다.

얼마 전 9시 뉴스에서는 제자들과 합숙까지 하면서 성범죄를 저지른 전직 교사를 고발했습니다.

일종의 가족공동체를 내세웠고, 구성원들은 이 사람을 마치 교주 모시듯 따랐다는데 KBS 탐사보도부는 이 모임에 참석했던 목격자의 증언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먼저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7년 학원 강사로 일하던 C 씨는 남자친구에게서 한 논술수업에 참석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논술 수업이 좋은 게 있다고 그래서 제가 수업을 한 번 참여한 적 있었고, 참여했던 인연으로 식사에 참여했는데."]

그 이후로도 이어진 모임은 당시 현직 교사이던 강 모 씨가 주도했습니다.

강 씨의 아내 등 교사 몇 명, 남녀 대학생과 여고생들까지 모두 10여 명이 참석했다고 기억합니다.

스스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라고 설명했는데, 강 씨는 그 안에서 마치 교주 같은 존재였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뭔가 이상한 교주 같은 새로운 어떤 교단을 창단하려는 것 같다. 새로운 종교를 만들려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현직 교사이자 논술 분야에서 꽤 이름나 있던 강 씨가 과외를 알선해주고 수입은 공동 관리한다고 했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남자친구가 한 달에) 600에서 800(만 원) 정도 번다고 얘기를 했었어요. 공동 통장에 다 넣고 또는 선생님한테 넣는다고 했어요. 용돈은 한 5만 원만 갖다 쓴다고."]

성과 관련해서도 믿기 힘든 말들이 오갔다고 합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꼭 부부만이 성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열려 있는 데에서 새로운 관계의 어떤 개선, 새로운 관계를 정립 이런 말들이 나왔어요."]

C씨가 몇 차례 모임에 참석하자 강 씨는 '변신'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어 텅 빈! 텅 빈 육체. 텅 빈 정신. 어 무지. 암적 존재! 암적 존재! (강 씨가) 넌 아직 멀었다. 변신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했어요)."]

이 말은 비슷한 시기 강 씨가 여고생이던 피해자 A 씨에게 했던 말과 같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변화나 이런 것처럼…. 그런 화두? 이런 단계를 넘는 과제를 줬는데 점점 어느 순간부터 신체적인 것으로 갔던 거 같아요."]

A 씨는 당시 이 '변신'에 대한 말을 들은 뒤 강 씨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10년 동안 고통을 겪었다고 기억합니다.

A 씨의 최근 폭로 이후 C 씨는 당시 모임에서 본 여고생들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여고생 둘이 (강) 선생님 옆에 꼭 있던 여자애 둘이 있었는데…."]

본인만 그 수렁에서 벗어난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고 고백했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마지막 모임에 가고 집에 왔을 때 다 음식을 토해내고 마음이 안 좋아서 (더 안 갔어요.) 정말 (강 씨를) 아빠라고 불렀던 여고생 2명이 저는 잊혀지지가 않는데..."]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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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남자친구 따라갔더니 교주 모시듯…10년 성폭행, 그 교사였다”
    • 입력 2023-01-30 21:22:07
    • 수정2023-05-04 11:41:03
    뉴스 9
[앵커]

지금부터는 정신적, 심리적으로 길들여 착취하는 이른바 '그루밍' 성범죄 단독보도, 이어갑니다.

얼마 전 9시 뉴스에서는 제자들과 합숙까지 하면서 성범죄를 저지른 전직 교사를 고발했습니다.

일종의 가족공동체를 내세웠고, 구성원들은 이 사람을 마치 교주 모시듯 따랐다는데 KBS 탐사보도부는 이 모임에 참석했던 목격자의 증언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먼저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7년 학원 강사로 일하던 C 씨는 남자친구에게서 한 논술수업에 참석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논술 수업이 좋은 게 있다고 그래서 제가 수업을 한 번 참여한 적 있었고, 참여했던 인연으로 식사에 참여했는데."]

그 이후로도 이어진 모임은 당시 현직 교사이던 강 모 씨가 주도했습니다.

강 씨의 아내 등 교사 몇 명, 남녀 대학생과 여고생들까지 모두 10여 명이 참석했다고 기억합니다.

스스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라고 설명했는데, 강 씨는 그 안에서 마치 교주 같은 존재였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뭔가 이상한 교주 같은 새로운 어떤 교단을 창단하려는 것 같다. 새로운 종교를 만들려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현직 교사이자 논술 분야에서 꽤 이름나 있던 강 씨가 과외를 알선해주고 수입은 공동 관리한다고 했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남자친구가 한 달에) 600에서 800(만 원) 정도 번다고 얘기를 했었어요. 공동 통장에 다 넣고 또는 선생님한테 넣는다고 했어요. 용돈은 한 5만 원만 갖다 쓴다고."]

성과 관련해서도 믿기 힘든 말들이 오갔다고 합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꼭 부부만이 성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열려 있는 데에서 새로운 관계의 어떤 개선, 새로운 관계를 정립 이런 말들이 나왔어요."]

C씨가 몇 차례 모임에 참석하자 강 씨는 '변신'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어 텅 빈! 텅 빈 육체. 텅 빈 정신. 어 무지. 암적 존재! 암적 존재! (강 씨가) 넌 아직 멀었다. 변신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했어요)."]

이 말은 비슷한 시기 강 씨가 여고생이던 피해자 A 씨에게 했던 말과 같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변화나 이런 것처럼…. 그런 화두? 이런 단계를 넘는 과제를 줬는데 점점 어느 순간부터 신체적인 것으로 갔던 거 같아요."]

A 씨는 당시 이 '변신'에 대한 말을 들은 뒤 강 씨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10년 동안 고통을 겪었다고 기억합니다.

A 씨의 최근 폭로 이후 C 씨는 당시 모임에서 본 여고생들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여고생 둘이 (강) 선생님 옆에 꼭 있던 여자애 둘이 있었는데…."]

본인만 그 수렁에서 벗어난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고 고백했습니다.

[C 씨/강 씨 모임 참석자/음성변조 : "마지막 모임에 가고 집에 왔을 때 다 음식을 토해내고 마음이 안 좋아서 (더 안 갔어요.) 정말 (강 씨를) 아빠라고 불렀던 여고생 2명이 저는 잊혀지지가 않는데..."]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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