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도 쫓아냈다”…警 ‘건설노조 불법’ 15곳 압축

입력 2023.01.30 (21:35) 수정 2023.01.3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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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설 노조 관련 수사 속봅니다.

이달 중순 대규모 압수수색을 했던 경찰이 서울의 주요 건설현장 15곳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압축했습니다.

여기에는 유명 대단지 아파트들도 포함됐습니다.

이윤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고성이 터져 나옵니다.

["나가. 빨리 나가. 좋은 말 할 때 나가."]

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여기는 대한민국 현장이지, 중국 현장이 아니라고. 빨리 나가".]

작업자들이 하나 둘 현장을 벗어나고, 공사는 결국 중단됩니다.

콘크리트 시공을 맡았던 업체는,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측에서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며 벌인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건설사 관계자/음성변조 : "업무방해 행위를 하는 거죠. 외국인이라고 판단되는 인력들이 있는 작업장에 가서, 왜 남의 나라에 와서 일을 하냐라든지."]

해당 노조 측은 불법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를 내보낸 것이라며, 하도급과 중간 착취가 많은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는 건 정당한 노조 활동이란 입장입니다.

[김준태/민주노총 건설노조 교육선전국장 : "이주 노동자들을 불법적으로 장시간 저임금으로 고용함에 있어서 건설 현장의 노동환경 부분이 훼손되고 그렇기 때문에..."]

경찰은 그러나 이 노조 간부를 최근 채용 강요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 현장을 포함해 경찰은 구체적인 피해 진술과 증거가 확보된 서울 내 건설 현장 15곳을 수사대상으로 압축했습니다.

둔촌 주공, 고척 아이파크, 신반포 재건축 아파트 등이 포함됐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간부급 노조 관계자들을 소환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앵커]

이 문제 이윤우 기자와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오늘(30일) 사용자 측이죠.

건설업체 단체가 이례적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었어요?

[기자]

네, 회원사만 5만여 개인 '전문건설협회'라는 사용자 단체가 있습니다.

오늘 아예 '결의대회'까지 열어서 "더이상 노조에 당하지 않겠다" 이런 주장을 폈는데요,

현장 상황 잠시 보시겠습니다.

["불법행위 근절하자, 근절하자, 근절하자! (공정한) 채용절차 준수하자, 준수하자."]

노조가 아닌 사용자 측이 이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 상당히 이례적인 풍경인데요.

이들은 최근 3년 동안 전국 천여 개 건설현장에서 건설노조들 때문에 4천억 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경찰 수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19일에, 건설노조 8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 했는데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다수의 건설사들을 불러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 남은 건, 노조 관계자들 소환입니다.

수사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맡고 있는데, 진행 상황을 거의 매일 수뇌부에 보고할 정도로 공을 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하지만 노조, 특히 건설노조는 반발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표적 수사다, 노동 탄압이다, 이런 입장입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한국노총 건설연합, 연합건설노조 등 이른바 '빅 3' 건설노조가 수사대상에 다 올라 있어서 제법 강경한 집단 행동으로도 이어질 소지가 있습니다.

노동계에선 정부가 건설업계의 고질적 문제는 놔두고 노조 탓만 한다는 비판도 제기합니다.

앞선 보도에서도 언급했듯이 불법 다단계 하도급, 중간 착취, 이런 문제들을 말하는 건데요.

그 연장선상에서 원청 건설사와 건설노조의 산별 교섭, 정부의 직접 고용 알선, 이런 대안들을 나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윤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신남규 강정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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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노동자도 쫓아냈다”…警 ‘건설노조 불법’ 15곳 압축
    • 입력 2023-01-30 21:35:31
    • 수정2023-01-30 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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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설 노조 관련 수사 속봅니다.

이달 중순 대규모 압수수색을 했던 경찰이 서울의 주요 건설현장 15곳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압축했습니다.

여기에는 유명 대단지 아파트들도 포함됐습니다.

이윤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고성이 터져 나옵니다.

["나가. 빨리 나가. 좋은 말 할 때 나가."]

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여기는 대한민국 현장이지, 중국 현장이 아니라고. 빨리 나가".]

작업자들이 하나 둘 현장을 벗어나고, 공사는 결국 중단됩니다.

콘크리트 시공을 맡았던 업체는,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측에서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며 벌인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건설사 관계자/음성변조 : "업무방해 행위를 하는 거죠. 외국인이라고 판단되는 인력들이 있는 작업장에 가서, 왜 남의 나라에 와서 일을 하냐라든지."]

해당 노조 측은 불법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를 내보낸 것이라며, 하도급과 중간 착취가 많은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는 건 정당한 노조 활동이란 입장입니다.

[김준태/민주노총 건설노조 교육선전국장 : "이주 노동자들을 불법적으로 장시간 저임금으로 고용함에 있어서 건설 현장의 노동환경 부분이 훼손되고 그렇기 때문에..."]

경찰은 그러나 이 노조 간부를 최근 채용 강요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 현장을 포함해 경찰은 구체적인 피해 진술과 증거가 확보된 서울 내 건설 현장 15곳을 수사대상으로 압축했습니다.

둔촌 주공, 고척 아이파크, 신반포 재건축 아파트 등이 포함됐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간부급 노조 관계자들을 소환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앵커]

이 문제 이윤우 기자와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오늘(30일) 사용자 측이죠.

건설업체 단체가 이례적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었어요?

[기자]

네, 회원사만 5만여 개인 '전문건설협회'라는 사용자 단체가 있습니다.

오늘 아예 '결의대회'까지 열어서 "더이상 노조에 당하지 않겠다" 이런 주장을 폈는데요,

현장 상황 잠시 보시겠습니다.

["불법행위 근절하자, 근절하자, 근절하자! (공정한) 채용절차 준수하자, 준수하자."]

노조가 아닌 사용자 측이 이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 상당히 이례적인 풍경인데요.

이들은 최근 3년 동안 전국 천여 개 건설현장에서 건설노조들 때문에 4천억 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경찰 수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19일에, 건설노조 8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 했는데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다수의 건설사들을 불러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 남은 건, 노조 관계자들 소환입니다.

수사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맡고 있는데, 진행 상황을 거의 매일 수뇌부에 보고할 정도로 공을 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하지만 노조, 특히 건설노조는 반발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표적 수사다, 노동 탄압이다, 이런 입장입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한국노총 건설연합, 연합건설노조 등 이른바 '빅 3' 건설노조가 수사대상에 다 올라 있어서 제법 강경한 집단 행동으로도 이어질 소지가 있습니다.

노동계에선 정부가 건설업계의 고질적 문제는 놔두고 노조 탓만 한다는 비판도 제기합니다.

앞선 보도에서도 언급했듯이 불법 다단계 하도급, 중간 착취, 이런 문제들을 말하는 건데요.

그 연장선상에서 원청 건설사와 건설노조의 산별 교섭, 정부의 직접 고용 알선, 이런 대안들을 나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윤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신남규 강정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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