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크라 무기 지원 요청한 나토 사무총장…“중러 밀착할수록 우리도 단결해야”

입력 2023.01.31 (16:49) 수정 2023.01.31 (16: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북미와 유럽지역 안보동맹인 나토가 한국과의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29~30일 방한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언 역시 6년 전보다 직설적이고 강경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어제(30일) 최종현학술원 강연에서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고, 이어진 KBS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뜻을 밝혔습니다.

어느 수준의 지원을 기대하는지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를 언급하며, 이에 맞서 한국 등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과 더 긴밀해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에도 선을 긋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나토사무총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입니다. 인터뷰는 어제(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진행했습니다.

- 6년 만의 방한이었습니다. 어땠습니까?
"매우 유익하고 중요한 방문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이 나토와의 협력 하에 다양한 분야에서 보여준 강력한 헌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우리는 이전보다 더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으며, 한국처럼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들끼리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 첫 질문은 우크라이나입니다. 올해 전쟁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전쟁은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합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군수품과 병력을 늘리고, 북한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로부터 더 많은 무기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과 더 긴 전쟁에 대비해야 합니다."


- 방한 후 강연에서,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강력한 지원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잠재적 무기 지원은, 물론 한국이 결정할 사안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가 시급하게 더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강화하기를 촉구합니다."

- 그렇다면 한국으로부터 어느 수준의 지원을 기대합니까? 미국이나 독일처럼 강력한 무기를 보내기를 원합니까?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더 많은 지원을 촉구했다는 점은 분명히 하겠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 모두의 안보 이익과도 관계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의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충분히 지원할 수 없다면, 군사력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는 지도자들을 부추기게 될 겁니다."

- 일각에선 나토가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를 끌어들인다고 비판합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지정학적 부담이 늘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우리는 중국을 위협이나 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이라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 예를 들면 남중국해에서의 행동은 우리의 안보, 이익, 가치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합니다. 중국은 군사력을 상당히 증강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신형 장거리 미사일과 다수의 핵탄두에 대규모로 투자 중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와 민주주의와 자유·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믿는 한국과 같은 인도태평양지역의 파트너들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4개국 정상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지난해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4개국 정상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토는 기본적으로 군사, 안보동맹입니다. 한국군 또는 한미연합군과 연합군사훈련을 할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우리는 더 긴밀하게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이것은 국가의 결정이며 한국 정부와 나토 회원국이 내려야 하는 결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권위주의 세력들이 더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위험이 가중된 세계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며칠 전에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에 가서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무제한의 지원과 파트너십을 약속한 합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이 어떻게 함께 움직이고 있는지 보고 있습니다. 권위주의 정권이 서로 가까워지고 있다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또한 단결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 한국의 참여는 나토의 사이버보안 훈련 등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나토가 한국에 연합 군사훈련을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입니까?
"한국은 미국 등 나토 회원국과 다양한 양자 간 훈련을 하고 있고, 우리도 어떤 방안이 더 있을지 계속해서 평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이 환영할 때, 그리고 유용하다고 판단할 때에만 가능할 겁니다. 나토를 글로벌 안보동맹으로 바꿀 계획은 없습니다. 나토는 북미와 유럽지역 동맹으로 유지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역 동맹으로서 우리는 사이버, 테러, 우주 등 분야에서 글로벌 위협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무모한 행동으로 인한 안보 위협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며, 중국의 부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나토가 한국과 더 긴밀하게 협력할 매우 좋은 이유입니다."

- 마지막 질문은 북한 관련입니다. 나토가 북한 문제, 특히 비핵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습니까?
"나토 회원국의 입장은 매우 강력하고 분명합니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북한의 위험하고 무모한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실험을 비난해왔습니다. 아울러 제재의 완전한 이행에 매우 강경합니다. 이러한 제재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어렵게 하고, 위반 시엔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이 분야에서 한국과 나토의 협력은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나토 회원국은 한국이 북한의 공격에 맞설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 후로부터 나토와 한국은 여러 방식으로 긴밀하게 협력했으며 이는 양측 모두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터뷰] 우크라 무기 지원 요청한 나토 사무총장…“중러 밀착할수록 우리도 단결해야”
    • 입력 2023-01-31 16:49:39
    • 수정2023-01-31 16:50:04
    취재K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북미와 유럽지역 안보동맹인 나토가 한국과의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29~30일 방한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언 역시 6년 전보다 직설적이고 강경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어제(30일) 최종현학술원 강연에서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고, 이어진 KBS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뜻을 밝혔습니다.

어느 수준의 지원을 기대하는지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를 언급하며, 이에 맞서 한국 등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과 더 긴밀해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에도 선을 긋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나토사무총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입니다. 인터뷰는 어제(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진행했습니다.

- 6년 만의 방한이었습니다. 어땠습니까?
"매우 유익하고 중요한 방문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이 나토와의 협력 하에 다양한 분야에서 보여준 강력한 헌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우리는 이전보다 더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으며, 한국처럼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들끼리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 첫 질문은 우크라이나입니다. 올해 전쟁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전쟁은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합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군수품과 병력을 늘리고, 북한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로부터 더 많은 무기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과 더 긴 전쟁에 대비해야 합니다."


- 방한 후 강연에서,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강력한 지원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잠재적 무기 지원은, 물론 한국이 결정할 사안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가 시급하게 더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강화하기를 촉구합니다."

- 그렇다면 한국으로부터 어느 수준의 지원을 기대합니까? 미국이나 독일처럼 강력한 무기를 보내기를 원합니까?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더 많은 지원을 촉구했다는 점은 분명히 하겠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 모두의 안보 이익과도 관계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의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충분히 지원할 수 없다면, 군사력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는 지도자들을 부추기게 될 겁니다."

- 일각에선 나토가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를 끌어들인다고 비판합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지정학적 부담이 늘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우리는 중국을 위협이나 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이라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 예를 들면 남중국해에서의 행동은 우리의 안보, 이익, 가치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합니다. 중국은 군사력을 상당히 증강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신형 장거리 미사일과 다수의 핵탄두에 대규모로 투자 중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와 민주주의와 자유·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믿는 한국과 같은 인도태평양지역의 파트너들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4개국 정상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토는 기본적으로 군사, 안보동맹입니다. 한국군 또는 한미연합군과 연합군사훈련을 할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우리는 더 긴밀하게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이것은 국가의 결정이며 한국 정부와 나토 회원국이 내려야 하는 결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권위주의 세력들이 더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위험이 가중된 세계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며칠 전에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에 가서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무제한의 지원과 파트너십을 약속한 합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이 어떻게 함께 움직이고 있는지 보고 있습니다. 권위주의 정권이 서로 가까워지고 있다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또한 단결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 한국의 참여는 나토의 사이버보안 훈련 등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나토가 한국에 연합 군사훈련을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입니까?
"한국은 미국 등 나토 회원국과 다양한 양자 간 훈련을 하고 있고, 우리도 어떤 방안이 더 있을지 계속해서 평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이 환영할 때, 그리고 유용하다고 판단할 때에만 가능할 겁니다. 나토를 글로벌 안보동맹으로 바꿀 계획은 없습니다. 나토는 북미와 유럽지역 동맹으로 유지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역 동맹으로서 우리는 사이버, 테러, 우주 등 분야에서 글로벌 위협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무모한 행동으로 인한 안보 위협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며, 중국의 부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나토가 한국과 더 긴밀하게 협력할 매우 좋은 이유입니다."

- 마지막 질문은 북한 관련입니다. 나토가 북한 문제, 특히 비핵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습니까?
"나토 회원국의 입장은 매우 강력하고 분명합니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북한의 위험하고 무모한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실험을 비난해왔습니다. 아울러 제재의 완전한 이행에 매우 강경합니다. 이러한 제재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어렵게 하고, 위반 시엔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이 분야에서 한국과 나토의 협력은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나토 회원국은 한국이 북한의 공격에 맞설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 후로부터 나토와 한국은 여러 방식으로 긴밀하게 협력했으며 이는 양측 모두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