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쟁에 맞서는 일상…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입력 2023.01.31 (21:16) 수정 2023.01.3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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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됩니다.

여전히 하루가 멀다 하고 공습경보가 울리지만 그 속에서 주민들은 꿋꿋하게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쟁의 고통에 맞선 사람들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박석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부 격전지에서 3백여 킬로미터 떨어진 수도 키이우.

하루에도 몇 번씩 공습경보가 울립니다.

시민들은 익숙하게 지하 100미터 깊이에 있는 지하철 역사로 대피합니다.

[올렉산드르/키이우 주민 : "전쟁 중이니까 자주 내려오죠. 전의가 고조되는 기분이고요. 우리는 이겨낼 것입니다."]

러시아 드론은 수시로 군사시설이나 관공서를 자폭 공격합니다.

[로만/목격자 : "두두두두, 정말 시끄러웠어요. 뭐가 날아가는 듯 했고, 처음에 작은 폭발, 뒤에 큰 폭발이 났어요."]

드론이 민가에 떨어지는 일도 많지만 거동이 불편한 이 노부부는 집을 떠날 수도 없습니다.

[발렌티나/72세 : "제가 못 움직이니까 아는 아가씨가 와서 유리 조각을 치워줬어요."]

러시아의 공습과 포격으로 무너진 삶의 터전은 언제 복구될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습니다.

[니나/모슈운 주민 : "(피란에서 돌아오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고, 정말 힘들고 화가 났어요."]

소련 시절 지어졌던 아파트는 처참히 무너졌고, 가족과 이웃을 잃은 아픔은 아물지 않습니다.

[루드밀라/보로잔카 주민 : "저 지하실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10미터 떨어진 곳에 (폭탄이 떨어져) 건물이 무너져서 사람들이 죽었어요."]

한겨울 단전과 단수로 추위에 떨고 공동 급수시설에 의지해야 하지만, 그래도 미래의 꿈을 잃지 않기 위해 청소년들은 축구 연습을 하고, 7살 어린이는 노래 연습을 합니다.

[이반/7살 : "(커서 어떤 노래 하고 싶어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노래요. (좋아하는 노래는요?) 우크라이나의 좋은 아침."]

공습경보가 해제되면 백화점은 쇼핑객으로 붐빕니다.

경제활동을 이어나가고 웃음을 잃지 않아야 끝까지 버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미로슬라바/키이우 주민 : "멋지고 발전된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소죠. 우리는 승리를 믿습니다.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는 강한 민족입니다."]

지난해 3월 민간인 수백 명이 학살됐던 부차 지역의 한 카페.

수시로 발전기를 돌려야 하니 수지 타산이 맞지 않지만, 주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며 영업을 이어갑니다.

[율리아/카페 주인 : "제가 일을 해야 종업원들이 월급도 받고 그래야 그들이 식품도 사고 생활비도 벌잖아요."]

이번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군 전사자는 만 3천 명, 민간인 사망자는 7천 명에 이르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언젠가 전쟁이 끝나고 일상이 되돌아 올 것이란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 조원준/영상편집:송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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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전쟁에 맞서는 일상…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 입력 2023-01-31 21:16:10
    • 수정2023-01-31 22: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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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됩니다.

여전히 하루가 멀다 하고 공습경보가 울리지만 그 속에서 주민들은 꿋꿋하게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쟁의 고통에 맞선 사람들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박석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부 격전지에서 3백여 킬로미터 떨어진 수도 키이우.

하루에도 몇 번씩 공습경보가 울립니다.

시민들은 익숙하게 지하 100미터 깊이에 있는 지하철 역사로 대피합니다.

[올렉산드르/키이우 주민 : "전쟁 중이니까 자주 내려오죠. 전의가 고조되는 기분이고요. 우리는 이겨낼 것입니다."]

러시아 드론은 수시로 군사시설이나 관공서를 자폭 공격합니다.

[로만/목격자 : "두두두두, 정말 시끄러웠어요. 뭐가 날아가는 듯 했고, 처음에 작은 폭발, 뒤에 큰 폭발이 났어요."]

드론이 민가에 떨어지는 일도 많지만 거동이 불편한 이 노부부는 집을 떠날 수도 없습니다.

[발렌티나/72세 : "제가 못 움직이니까 아는 아가씨가 와서 유리 조각을 치워줬어요."]

러시아의 공습과 포격으로 무너진 삶의 터전은 언제 복구될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습니다.

[니나/모슈운 주민 : "(피란에서 돌아오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고, 정말 힘들고 화가 났어요."]

소련 시절 지어졌던 아파트는 처참히 무너졌고, 가족과 이웃을 잃은 아픔은 아물지 않습니다.

[루드밀라/보로잔카 주민 : "저 지하실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10미터 떨어진 곳에 (폭탄이 떨어져) 건물이 무너져서 사람들이 죽었어요."]

한겨울 단전과 단수로 추위에 떨고 공동 급수시설에 의지해야 하지만, 그래도 미래의 꿈을 잃지 않기 위해 청소년들은 축구 연습을 하고, 7살 어린이는 노래 연습을 합니다.

[이반/7살 : "(커서 어떤 노래 하고 싶어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노래요. (좋아하는 노래는요?) 우크라이나의 좋은 아침."]

공습경보가 해제되면 백화점은 쇼핑객으로 붐빕니다.

경제활동을 이어나가고 웃음을 잃지 않아야 끝까지 버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미로슬라바/키이우 주민 : "멋지고 발전된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소죠. 우리는 승리를 믿습니다.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는 강한 민족입니다."]

지난해 3월 민간인 수백 명이 학살됐던 부차 지역의 한 카페.

수시로 발전기를 돌려야 하니 수지 타산이 맞지 않지만, 주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며 영업을 이어갑니다.

[율리아/카페 주인 : "제가 일을 해야 종업원들이 월급도 받고 그래야 그들이 식품도 사고 생활비도 벌잖아요."]

이번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군 전사자는 만 3천 명, 민간인 사망자는 7천 명에 이르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언젠가 전쟁이 끝나고 일상이 되돌아 올 것이란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 조원준/영상편집:송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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