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인수위 가출’ 安에 분개”…윤핵관의 폭로 왜?

입력 2023.02.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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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은 국민의힘 내 '친윤'(親尹)계 중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히 가까운 이들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집권 초기, 국민의힘 소속 의원 대부분이 자신을 스스로 '친윤'이라 칭하는 만큼 정치권에선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이들은 대통령의 의중을 더욱 잘 알고 있다고 평가하는데요.

그런데 어제와 오늘(2일), 이틀에 걸쳐 당내 대표적인 '윤핵관'들이 일제히 시위를 당겼습니다. 화살은 3·8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 후보로 등록한 안철수 의원을 향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시위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종합상황실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총괄보좌역을 맡았던 이철규 의원이 먼저 당겼습니다.

이 의원은 어제 늦은 밤, 개인 SNS에 장문의 글을 적었습니다.

"대선 이후 대통령께선 단일화 정신에 입각하여 안철수 후보에게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뜻대로 안된다고 국정과제 선정이라는막중한 업무를 방기하여 혼란을 야기하고,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운영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난 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어제, 본인 페이스북 中)

다음 날인 오늘(2일) 아침, 박수영 의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 직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특별보좌역과 인수위원을 겸했던 만큼 신(新) '윤핵관'으로 불리는 인사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그 위중한, 두 달밖에 안 되는 인수위 시절에 24시간 잠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뭔가 불만이 있어서. 나경원 의원 사건도 마찬가지인데 대통령께서는 공직의 무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공직을 맡았는데 24시간 가출을 하고 잠적을 한다.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분개를 하셨고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中')

앞서 안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직을 맡았던 지난해 4월 14일, 예정됐던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한 바 있습니다. 4월 10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장관 후보자 16명을 발표한 직후였습니다.

안 의원의 공식 일정 취소는 16명의 장관 인사 중 안 의원 측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불만 표명이었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박 의원은 그에 더해 "정권 출범 당시 안철수 의원이 국무총리직을 고사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서운해했다"며 "그 연장선에서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만남이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서운해 하셨죠, 아주 서운해 하셨죠. 공직의 무게를 대통령께서 검찰에 쭉 계셨지 않습니까? (중략)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똑같이 마찬가지입니다. 그때부터 이미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 하는 말씀을 몇 번 하셨고 그 연장선상에서는 한 번도 밥도 차도 안 마셨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中')

윤 대통령이 안 의원에 대해 '서운', '분개' 했다며 인수위 시절 '내밀한 이야기'까지 꺼내 윤 대통령과 안 의원 간의 거리감을 설명했습니다.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꼽히는 '윤심'(尹心)을 놓고 당권 주자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 측 간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른바 '윤핵관' 들이 10달 전 안 의원의 과거 행적을 꺼내든 겁니다.

■ 발단은 "'김장 연대' 균열"

앞서 안철수 의원 측에선 어제, 이른바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 균열론을 꺼냈습니다.

"(장제원 의원이) 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걱정이 많더라고요. '김장 연대 없다' 이런 식으로 하니까 인간적으로 좀 섭섭하기는 할 것 같아요."

-김영우 안철수 당 대표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어제,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中)

"'김장 연대', 과연 맞는 내용인지, '윤심'이라든지 많은 게 사실과 다를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어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中)

장제원 의원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근거로 이른바 "'김장 연대'는 금이 갔고, 윤심도 김기현 의원이 아니"라는 주장을 편 겁니다.

공교롭게도 '김장 연대 균열' 언급 직후 이른바 '윤핵관' 의원들은 안 의원을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스스로 반윤 행태를 보이면서 당심을 사기 위해 "윤·안 연대"니 "김·장 균열"이니 하는 것은 당원들을 기망하는 행위입니다."
"우리 당이 특정인의 대권가도의 수단으로 이용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오늘, 페이스북 中)

진행자: 윤심이 김기현 의원한테 있는 건 100% 맞아요?

"저는 100%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통화였는데 그걸 마치 장제원 의원이 이번에는 안철수 의원 쪽으로 줄을 댄 것처럼 이렇게 포장을 해서 나간 게 아주 안타까운 일이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中)

박수영 의원의 라디오 출연 1시간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으며 '윤핵관' 최고 실세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장 의원이 SNS에 글을 쓴 건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국면 이후 보름여 만입니다.

"특히, 일부 후보 측에서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정치적 음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저를 대통령의 뜻까지 왜곡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으려 하고 있습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오늘, 페이스북)

장제원 의원은 안철수 의원 측을 겨냥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저를 대통령의 뜻까지 왜곡하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으려 한다'고 적었습니다.

장 의원은 이와 같은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제가 관심을 받는 이유가 대통령의 생각이 담긴 얘기를 할 거 같기 때문 아니냐"며 "제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자기들 생각과 맞으면 '이게 윤심', 생각과 다르면 '윤심 왜곡'이라 거짓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 측에 전화한 건 별다른 뜻이 없는 사적 통화였는데, 이를 두고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악수 나누는 김기현 - 장제원 의원 〈연합뉴스〉악수 나누는 김기현 - 장제원 의원 〈연합뉴스〉

더 나아가 이철규 의원은 안철수 의원을 '반윤(反尹)'으로, 박수영 의원은 김기현 의원을 '100% 윤심 후보'로 칭하기도 했습니다.

세 의원은 지난달 나경원 전 의원이 '윤심'을 거론하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할 때에도 "대통령과 당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며 SNS를 통해 나 전 의원의 행동을 일제히 비판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구도가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로 흘러가는 가운데,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안다는 '윤핵관'들의 비판의 화살은 다시 한번 같은 곳을 겨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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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인수위 가출’ 安에 분개”…윤핵관의 폭로 왜?
    • 입력 2023-02-02 15:57:32
    취재K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은 국민의힘 내 '친윤'(親尹)계 중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히 가까운 이들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집권 초기, 국민의힘 소속 의원 대부분이 자신을 스스로 '친윤'이라 칭하는 만큼 정치권에선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이들은 대통령의 의중을 더욱 잘 알고 있다고 평가하는데요.

그런데 어제와 오늘(2일), 이틀에 걸쳐 당내 대표적인 '윤핵관'들이 일제히 시위를 당겼습니다. 화살은 3·8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 후보로 등록한 안철수 의원을 향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시위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종합상황실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총괄보좌역을 맡았던 이철규 의원이 먼저 당겼습니다.

이 의원은 어제 늦은 밤, 개인 SNS에 장문의 글을 적었습니다.

"대선 이후 대통령께선 단일화 정신에 입각하여 안철수 후보에게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뜻대로 안된다고 국정과제 선정이라는막중한 업무를 방기하여 혼란을 야기하고,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운영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난 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어제, 본인 페이스북 中)

다음 날인 오늘(2일) 아침, 박수영 의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 직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특별보좌역과 인수위원을 겸했던 만큼 신(新) '윤핵관'으로 불리는 인사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그 위중한, 두 달밖에 안 되는 인수위 시절에 24시간 잠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뭔가 불만이 있어서. 나경원 의원 사건도 마찬가지인데 대통령께서는 공직의 무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공직을 맡았는데 24시간 가출을 하고 잠적을 한다.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분개를 하셨고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中')

앞서 안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직을 맡았던 지난해 4월 14일, 예정됐던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한 바 있습니다. 4월 10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장관 후보자 16명을 발표한 직후였습니다.

안 의원의 공식 일정 취소는 16명의 장관 인사 중 안 의원 측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불만 표명이었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박 의원은 그에 더해 "정권 출범 당시 안철수 의원이 국무총리직을 고사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서운해했다"며 "그 연장선에서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만남이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서운해 하셨죠, 아주 서운해 하셨죠. 공직의 무게를 대통령께서 검찰에 쭉 계셨지 않습니까? (중략)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똑같이 마찬가지입니다. 그때부터 이미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 하는 말씀을 몇 번 하셨고 그 연장선상에서는 한 번도 밥도 차도 안 마셨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中')

윤 대통령이 안 의원에 대해 '서운', '분개' 했다며 인수위 시절 '내밀한 이야기'까지 꺼내 윤 대통령과 안 의원 간의 거리감을 설명했습니다.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꼽히는 '윤심'(尹心)을 놓고 당권 주자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 측 간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른바 '윤핵관' 들이 10달 전 안 의원의 과거 행적을 꺼내든 겁니다.

■ 발단은 "'김장 연대' 균열"

앞서 안철수 의원 측에선 어제, 이른바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 균열론을 꺼냈습니다.

"(장제원 의원이) 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걱정이 많더라고요. '김장 연대 없다' 이런 식으로 하니까 인간적으로 좀 섭섭하기는 할 것 같아요."

-김영우 안철수 당 대표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어제,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中)

"'김장 연대', 과연 맞는 내용인지, '윤심'이라든지 많은 게 사실과 다를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어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中)

장제원 의원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근거로 이른바 "'김장 연대'는 금이 갔고, 윤심도 김기현 의원이 아니"라는 주장을 편 겁니다.

공교롭게도 '김장 연대 균열' 언급 직후 이른바 '윤핵관' 의원들은 안 의원을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스스로 반윤 행태를 보이면서 당심을 사기 위해 "윤·안 연대"니 "김·장 균열"이니 하는 것은 당원들을 기망하는 행위입니다."
"우리 당이 특정인의 대권가도의 수단으로 이용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오늘, 페이스북 中)

진행자: 윤심이 김기현 의원한테 있는 건 100% 맞아요?

"저는 100%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통화였는데 그걸 마치 장제원 의원이 이번에는 안철수 의원 쪽으로 줄을 댄 것처럼 이렇게 포장을 해서 나간 게 아주 안타까운 일이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中)

박수영 의원의 라디오 출연 1시간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으며 '윤핵관' 최고 실세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장 의원이 SNS에 글을 쓴 건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국면 이후 보름여 만입니다.

"특히, 일부 후보 측에서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정치적 음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저를 대통령의 뜻까지 왜곡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으려 하고 있습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오늘, 페이스북)

장제원 의원은 안철수 의원 측을 겨냥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저를 대통령의 뜻까지 왜곡하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으려 한다'고 적었습니다.

장 의원은 이와 같은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제가 관심을 받는 이유가 대통령의 생각이 담긴 얘기를 할 거 같기 때문 아니냐"며 "제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자기들 생각과 맞으면 '이게 윤심', 생각과 다르면 '윤심 왜곡'이라 거짓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 측에 전화한 건 별다른 뜻이 없는 사적 통화였는데, 이를 두고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악수 나누는 김기현 - 장제원 의원 〈연합뉴스〉
더 나아가 이철규 의원은 안철수 의원을 '반윤(反尹)'으로, 박수영 의원은 김기현 의원을 '100% 윤심 후보'로 칭하기도 했습니다.

세 의원은 지난달 나경원 전 의원이 '윤심'을 거론하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할 때에도 "대통령과 당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며 SNS를 통해 나 전 의원의 행동을 일제히 비판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구도가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로 흘러가는 가운데,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안다는 '윤핵관'들의 비판의 화살은 다시 한번 같은 곳을 겨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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