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 탁본 덕분에”…백여 년 만에 공훈 인정받은 하와이 독립운동가들

입력 2023.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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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운동가 백인숙 선생 뒤늦은 공훈 인정 왜?

지난해 국가보훈처에서 건국포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백인숙 선생.

백인숙 선생이 100년이 지나서야 공훈을 인정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1941년 3월 8일 미국 하와이에서 발행된 한인 신문 태평양 주보에 백인숙 선생이 고국의 독립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조직, 대한부인구제회 대의장을 역임했다는 내용이 기록됐습니다.

대한부인구제회는 독립운동 후원과 재미 한인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1919년 하와이에서 조직된 여성단체입니다.

백 선생은 하와이 이주 노동자로 일하는 남편에게 일명 사진 신부(사진 한 장만으로 결혼 여부 결정)로 시집 와 하와이에서 구두 상점을 운영하며 십시일반 독립자금을 지원했고, 하와이 지역 한인 여성 사회 지도급 인사로 독립운동 후원과 한인 권익 향상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이처럼 백 선생의 공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남아 있었지만 백 선생의 인적사항과 사망일 등이 확인되지 않아 백 선생은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로 남겨졌었습니다.

게다가 백 선생의 경우, 본명인 박인숙과 남편의 성을 따른 백인숙으로 이름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어 신원 확인이 더욱 어려웠습니다.


■ 후손들의 묘비 탁본 작업...공훈 인정까지

지난해 한인 이주 120주년을 기념해 미주 한인재단과 후손들이 진행한 하와이 한인 묘비 탁본 작업 덕분에 이름 없이 잊힌 하와이 독립운동가들의 인적사항과 후손에 대한 정보가 확인됐습니다.

묘비에는 본인의 출생지와 생년월일을 포함해 배우자, 자손들의 정보까지 담겼기 때문입니다.

탁본 작업은 하와이 일대 초기 이민자들이 묻혀있는 공동묘지 4곳에서 진행됐습니다.

하와이 무명 독립운동가를 찾기 위해 훼손이 심한 한국 출생 이민자들의 묘비 58개를 탁본해 보존 기회를 마련했고 그 결과 백인숙 선생을 비롯해 오창익, 함삼여 등 잊힐 뻔한 미주지역 독립운동가 12명의 공적이 확인돼 독립유공자로 추서됐습니다.

하와이 한인 묘비 탁본 기증식하와이 한인 묘비 탁본 기증식

미주한인재단은 2월 3일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하와이 출생 초기 이민자들의 묘비 탁본 자료 49점을 기증했습니다.

독립기념관은 기증된 탁본 자료를 분석해 하와이 지역에서 활동한 무명 독립운동가들의 공적을 새롭게 규명하고 하와이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보존해 역사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초기 하와이 이민자 중 공로를 인정받은 독립운동가는 70명 남짓.

잊힐 뻔한 해외 독립운동가들이 후손들의 묘지 탁본 작업으로 백여 년 만에 빛을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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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묘비 탁본 덕분에”…백여 년 만에 공훈 인정받은 하와이 독립운동가들
    • 입력 2023-02-07 06:00:28
    취재K

■ 독립운동가 백인숙 선생 뒤늦은 공훈 인정 왜?

지난해 국가보훈처에서 건국포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백인숙 선생.

백인숙 선생이 100년이 지나서야 공훈을 인정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1941년 3월 8일 미국 하와이에서 발행된 한인 신문 태평양 주보에 백인숙 선생이 고국의 독립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조직, 대한부인구제회 대의장을 역임했다는 내용이 기록됐습니다.

대한부인구제회는 독립운동 후원과 재미 한인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1919년 하와이에서 조직된 여성단체입니다.

백 선생은 하와이 이주 노동자로 일하는 남편에게 일명 사진 신부(사진 한 장만으로 결혼 여부 결정)로 시집 와 하와이에서 구두 상점을 운영하며 십시일반 독립자금을 지원했고, 하와이 지역 한인 여성 사회 지도급 인사로 독립운동 후원과 한인 권익 향상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이처럼 백 선생의 공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남아 있었지만 백 선생의 인적사항과 사망일 등이 확인되지 않아 백 선생은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로 남겨졌었습니다.

게다가 백 선생의 경우, 본명인 박인숙과 남편의 성을 따른 백인숙으로 이름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어 신원 확인이 더욱 어려웠습니다.


■ 후손들의 묘비 탁본 작업...공훈 인정까지

지난해 한인 이주 120주년을 기념해 미주 한인재단과 후손들이 진행한 하와이 한인 묘비 탁본 작업 덕분에 이름 없이 잊힌 하와이 독립운동가들의 인적사항과 후손에 대한 정보가 확인됐습니다.

묘비에는 본인의 출생지와 생년월일을 포함해 배우자, 자손들의 정보까지 담겼기 때문입니다.

탁본 작업은 하와이 일대 초기 이민자들이 묻혀있는 공동묘지 4곳에서 진행됐습니다.

하와이 무명 독립운동가를 찾기 위해 훼손이 심한 한국 출생 이민자들의 묘비 58개를 탁본해 보존 기회를 마련했고 그 결과 백인숙 선생을 비롯해 오창익, 함삼여 등 잊힐 뻔한 미주지역 독립운동가 12명의 공적이 확인돼 독립유공자로 추서됐습니다.

하와이 한인 묘비 탁본 기증식
미주한인재단은 2월 3일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하와이 출생 초기 이민자들의 묘비 탁본 자료 49점을 기증했습니다.

독립기념관은 기증된 탁본 자료를 분석해 하와이 지역에서 활동한 무명 독립운동가들의 공적을 새롭게 규명하고 하와이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보존해 역사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초기 하와이 이민자 중 공로를 인정받은 독립운동가는 70명 남짓.

잊힐 뻔한 해외 독립운동가들이 후손들의 묘지 탁본 작업으로 백여 년 만에 빛을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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