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수익 좀 나눠달라 해야겠어요”…‘흥행광풍’ 김연경의 농담은 이뤄질까?

입력 2023.02.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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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11일) 흥국생명-IBK 경기 표까지 동났다. 벌써 올 시즌 14번째 매진이다. 여자 프로배구는 그야말로 '김연경발' 역대급 흥행 광풍이 불고 있다.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을뿐더러 김연경의 소속팀 흥국생명의 홈 경기뿐 아니라 원정 경기도 마찬가지다. 14차례 매진된 경기는 모두 흥국생명 경기였는데 그 가운데 11번이 무려 '원정'이었다.

지난 금요일(3일), 대전 충무체육관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 앞에서 25점을 퍼부으며 인삼공사 원정을 승리로 장식한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항상 가는 곳마다 많은 분들이 와서 응원해 주셔서 원정이지만 홈 경기 같은 마음으로 하고 있고요 . 저 때문에 티켓을 많이 팔기 때문에 수익을 조금 나눠야 할 것 같은데...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 받았거든요. 하하하.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중요한 시기인만큼 집중해서 현대건설전 잘 준비하겠습니다.
(중계 캐스터 : 수익 배분에 관한 문제는 KOVO(한국배구연맹) 측과 상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 "

김연경이 아무리 원정 매진 행렬을 이끌어도 흥국생명에 돌아가는 수익은 단 '1원'도 없다.

리그 규정상 프로배구는 관중 입장 수익 100%가 '홈 팀'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홈팀이 72%, 원정팀이 28%를 가져가는 구조인데, 최근 각 구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프로배구 대부분 구단은 전체 수익에서 관중 입장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

남자 배구 인기를 주도했던 특정 구단이 올린 한 시즌 최대치가 8억 원이 안 됐을 만큼, 미미하기만 한 입장료 수익을 출범 이후부터 크게 신경 쓰지 않은 탓에 프로배구 구단들은 홈 팀이 100% 수익을 가져가는 데 이견이 없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은 여자 프로배구도 제법 '스포츠산업'다운 모습을 띠고 있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번 시즌 흥국생명 구단의 관중 입장 수익은 프로배구 역대 최다인 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흥국생명 구단 고위 관계자는 김연경이 이끄는 흥행 광풍에 반가움과 동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정 수익이 저희한테 돌아오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은 좀 있죠. 장기적으로 보면 배구도 '프로스포츠'이기 때문에 생각해야 할 부분이죠. 프로는 '이익'을 목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니깐요."

그러면서 '셀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도)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김연경에 대한 추가 보너스 지급은 아쉽지만 불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너스는 구조상 나갈 수가 없어요. 승리 수당 등 예산이 이미 다 잡혀있거든요. 샐러리캡이 다 차고 나면 저희가 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KOVO 규정에 따라, 옵션에 명시하지 않는 한 모기업 혹은 계열사 광고도 금지되기 때문에 광고로 인한 선수 개인의 추가 수익 창출도 불가능하다.)

"수익을 조금 나눠야 할 것 같은데…."
물론 배구 여제 김연경이 배구연맹이나 구단 측에 정말 무엇인가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에 버금가는 높아진 인기를 자랑하는 지금, 김연경이 던진 이 한 마디는 의미심장하다. '산업화'에 대한 인식이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는 프로배구가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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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장수익 좀 나눠달라 해야겠어요”…‘흥행광풍’ 김연경의 농담은 이뤄질까?
    • 입력 2023-02-07 15:54:42
    스포츠K

이번 주말(11일) 흥국생명-IBK 경기 표까지 동났다. 벌써 올 시즌 14번째 매진이다. 여자 프로배구는 그야말로 '김연경발' 역대급 흥행 광풍이 불고 있다.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을뿐더러 김연경의 소속팀 흥국생명의 홈 경기뿐 아니라 원정 경기도 마찬가지다. 14차례 매진된 경기는 모두 흥국생명 경기였는데 그 가운데 11번이 무려 '원정'이었다.

지난 금요일(3일), 대전 충무체육관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 앞에서 25점을 퍼부으며 인삼공사 원정을 승리로 장식한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항상 가는 곳마다 많은 분들이 와서 응원해 주셔서 원정이지만 홈 경기 같은 마음으로 하고 있고요 . 저 때문에 티켓을 많이 팔기 때문에 수익을 조금 나눠야 할 것 같은데...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 받았거든요. 하하하.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중요한 시기인만큼 집중해서 현대건설전 잘 준비하겠습니다.
(중계 캐스터 : 수익 배분에 관한 문제는 KOVO(한국배구연맹) 측과 상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 "

김연경이 아무리 원정 매진 행렬을 이끌어도 흥국생명에 돌아가는 수익은 단 '1원'도 없다.

리그 규정상 프로배구는 관중 입장 수익 100%가 '홈 팀'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홈팀이 72%, 원정팀이 28%를 가져가는 구조인데, 최근 각 구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프로배구 대부분 구단은 전체 수익에서 관중 입장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

남자 배구 인기를 주도했던 특정 구단이 올린 한 시즌 최대치가 8억 원이 안 됐을 만큼, 미미하기만 한 입장료 수익을 출범 이후부터 크게 신경 쓰지 않은 탓에 프로배구 구단들은 홈 팀이 100% 수익을 가져가는 데 이견이 없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은 여자 프로배구도 제법 '스포츠산업'다운 모습을 띠고 있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번 시즌 흥국생명 구단의 관중 입장 수익은 프로배구 역대 최다인 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흥국생명 구단 고위 관계자는 김연경이 이끄는 흥행 광풍에 반가움과 동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정 수익이 저희한테 돌아오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은 좀 있죠. 장기적으로 보면 배구도 '프로스포츠'이기 때문에 생각해야 할 부분이죠. 프로는 '이익'을 목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니깐요."

그러면서 '셀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도)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김연경에 대한 추가 보너스 지급은 아쉽지만 불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너스는 구조상 나갈 수가 없어요. 승리 수당 등 예산이 이미 다 잡혀있거든요. 샐러리캡이 다 차고 나면 저희가 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KOVO 규정에 따라, 옵션에 명시하지 않는 한 모기업 혹은 계열사 광고도 금지되기 때문에 광고로 인한 선수 개인의 추가 수익 창출도 불가능하다.)

"수익을 조금 나눠야 할 것 같은데…."
물론 배구 여제 김연경이 배구연맹이나 구단 측에 정말 무엇인가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에 버금가는 높아진 인기를 자랑하는 지금, 김연경이 던진 이 한 마디는 의미심장하다. '산업화'에 대한 인식이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는 프로배구가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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