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50억 퇴직금’ 곽상도, 뇌물 혐의 1심 무죄…정치자금법 위반 벌금형

입력 2023.02.08 (14:26) 수정 2023.02.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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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에 도움을 주고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오늘(8일) 곽 전 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800만 원과 추징금 5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 혐의)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는 무죄를,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남욱 변호사에게는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많은 퇴직금…뇌물은 아냐"

재판부는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성과급 규모에 대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만배 씨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위해 곽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거나, 곽 전 의원이 그 요청에 따라 실제로 하나은행 임직원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곽 전 의원이 국민의힘 부동산투기특별조사위원회 위원으로서 한 활동은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는데, 병채 씨가 받은 돈이 곽 전 의원이 받은 것과 같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뇌물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곽병채가 곽상도의 대리인으로서 금품이나 뇌물을 수수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사정이 존재한다"면서도 "곽병채는 성인으로 결혼해 독립적 생계를 유지했으므로 곽상도가 곽병채에 대해 법률상 부양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곽병채가 수령한 성과급을 일부라도 곽상도에게 지급하거나 곽상도를 위해 사용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곽병채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돈과 이익이 사회 통념상 곽상도가 받은 것과 같이 취급할 수 있다고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변호사 보수 아닌 불법정치자금"

곽 전 의원이 남욱 변호사로부터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5천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남 변호사의 수원지검 사건에 대한 변호사 보수비였다"는 곽 전 의원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남 변호사가 곽 전 의원에게 현금을 교부했을 당시, 곽 전 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지위에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의 수원지검 사건 수사 경과와 곽 전 의원이 해당 사건의 법률 상담에 기여한 정도 등을 고려하면 "(5천만 원은) 지나치게 과다해 사회 통념상 변호사 보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퇴직금 문제는 화천대유에 물어야"

곽 전 의원은 선고가 마친 뒤 "무죄가 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곽 전 의원은 "하나은행 관련된 분 중 누구 한 사람도 저하고 관련 있다는 얘기를 한 사람이 없고, (화천대유 성과급도) 뇌물이라고 얘기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들의 퇴직금이 과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퇴직금 부분은 법정에 와서 모두 들었다"며 "그 부분은 저한테 책임을 물어야 될 게 아니고 그 회사 경영하는 분들의 관점에서 이게 옳다 그르다 하는 판단이 내려져야 하는 거 아니냐. 저하고는 전혀 무관한 사항"이라고 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이 인정된 부분에 대해선 "(선거 예비 후보자라도) 돈 거래가 있거나 받아야 할 게 있으면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게 왜 정치자금이냐"며 항소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 역시 선고 뒤 입장을 내고 "객관적인 증거 등에 의해 확인된 사실관계에 비추어 재판부의 무죄 판단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판결문을 상세히 분석한 후 적극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장동 의혹' 법원 첫 판단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일당의 사업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일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됐습니다.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에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김만배 씨의 부탁을 받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사업이 무산되는 걸 막고, 이를 대가로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거물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남욱 변호사에게는 2016년 3~4월쯤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습니다.

검찰은 앞서 결심 공판에서 "현직 국회의원 금품수수 범행으로는 뇌물수수 액수가 전례 없다"며 징역 15년과 벌금 50억여 원을 구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대장동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뒤 핵심 관련자에 대해 나온 법원의 첫 판단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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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8 14:26:42
    • 수정2023-02-08 16: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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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에 도움을 주고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오늘(8일) 곽 전 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800만 원과 추징금 5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 혐의)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는 무죄를,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남욱 변호사에게는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많은 퇴직금…뇌물은 아냐"

재판부는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성과급 규모에 대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만배 씨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위해 곽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거나, 곽 전 의원이 그 요청에 따라 실제로 하나은행 임직원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곽 전 의원이 국민의힘 부동산투기특별조사위원회 위원으로서 한 활동은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는데, 병채 씨가 받은 돈이 곽 전 의원이 받은 것과 같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뇌물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곽병채가 곽상도의 대리인으로서 금품이나 뇌물을 수수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사정이 존재한다"면서도 "곽병채는 성인으로 결혼해 독립적 생계를 유지했으므로 곽상도가 곽병채에 대해 법률상 부양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곽병채가 수령한 성과급을 일부라도 곽상도에게 지급하거나 곽상도를 위해 사용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곽병채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돈과 이익이 사회 통념상 곽상도가 받은 것과 같이 취급할 수 있다고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변호사 보수 아닌 불법정치자금"

곽 전 의원이 남욱 변호사로부터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5천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남 변호사의 수원지검 사건에 대한 변호사 보수비였다"는 곽 전 의원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남 변호사가 곽 전 의원에게 현금을 교부했을 당시, 곽 전 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지위에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의 수원지검 사건 수사 경과와 곽 전 의원이 해당 사건의 법률 상담에 기여한 정도 등을 고려하면 "(5천만 원은) 지나치게 과다해 사회 통념상 변호사 보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퇴직금 문제는 화천대유에 물어야"

곽 전 의원은 선고가 마친 뒤 "무죄가 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곽 전 의원은 "하나은행 관련된 분 중 누구 한 사람도 저하고 관련 있다는 얘기를 한 사람이 없고, (화천대유 성과급도) 뇌물이라고 얘기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들의 퇴직금이 과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퇴직금 부분은 법정에 와서 모두 들었다"며 "그 부분은 저한테 책임을 물어야 될 게 아니고 그 회사 경영하는 분들의 관점에서 이게 옳다 그르다 하는 판단이 내려져야 하는 거 아니냐. 저하고는 전혀 무관한 사항"이라고 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이 인정된 부분에 대해선 "(선거 예비 후보자라도) 돈 거래가 있거나 받아야 할 게 있으면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게 왜 정치자금이냐"며 항소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 역시 선고 뒤 입장을 내고 "객관적인 증거 등에 의해 확인된 사실관계에 비추어 재판부의 무죄 판단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판결문을 상세히 분석한 후 적극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장동 의혹' 법원 첫 판단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일당의 사업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일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됐습니다.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에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김만배 씨의 부탁을 받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사업이 무산되는 걸 막고, 이를 대가로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거물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남욱 변호사에게는 2016년 3~4월쯤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습니다.

검찰은 앞서 결심 공판에서 "현직 국회의원 금품수수 범행으로는 뇌물수수 액수가 전례 없다"며 징역 15년과 벌금 50억여 원을 구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대장동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뒤 핵심 관련자에 대해 나온 법원의 첫 판단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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