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먹으며 버틴 56시간…어린 생명들의 기적적 생환

입력 2023.02.09 (21:08) 수정 2023.02.0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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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온했던 도시의 위성사진입니다.

지진이 덮친 뒤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져내렸습니다.

타원형 경기장은 임시 쉼터로 바뀌었습니다.

지진 나흘째, 튀르키예와 시리아, 두 나라에서 지금까지 숨진 사람이 만 6천 명을 넘었습니다.

희생자가 10만 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14%에 이른다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12년 만에 가장 심각한 피해입니다.

하지만 캄캄한 잔해 더미 속에서 간간이 어린 생명들의 구조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구조대원들이 건물에서 아이를 안고 나오자, 구조 상황을 전하던 튀르키예 기자가 울먹입니다.

["18개월 '마살'이 구조대 팔에 안겨 가족들에게 가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56시간의 끝을 보고 있습니다."]

18개월 어린아이는 임신한 엄마의 모유를 먹으며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56시간을 버텼습니다.

먼저 구출된 아빠는 아이를 다시 안는 기적 같은 순간 볼에 입을 맞춥니다.

지진 발생 68시간이 지난 시점, 무릎을 꿇고 움직일 만큼 좁은 틈에서 2살 아이가 구조대원 품에 안겨 빠져나옵니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아이를 볼 때마다 구조대원들은 신을 찾을 뿐입니다.

["마살라(신의 뜻대로)! 마살라!"]

얼굴에 입을 맞추고, 갱도처럼 좁고 긴 건물 속에서 아이를 꺼낸 다음엔 안도감에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를 위해 박수 칩시다!"]

["발이 저리나요?"]

돌무더기 아래 갖힌 아이가 가까스로 땅 위로 올라오자 대원들 사이에 기쁨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구급차로 옮겨진 아이는 괜찮다며 인사를 하더니, 엄지 손가락까지 치켜듭니다.

영하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에 시간은 절망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어린 생명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영상출처:TRT Haber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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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유 먹으며 버틴 56시간…어린 생명들의 기적적 생환
    • 입력 2023-02-09 21:08:42
    • 수정2023-02-09 22:08:21
    뉴스 9
[앵커]

평온했던 도시의 위성사진입니다.

지진이 덮친 뒤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져내렸습니다.

타원형 경기장은 임시 쉼터로 바뀌었습니다.

지진 나흘째, 튀르키예와 시리아, 두 나라에서 지금까지 숨진 사람이 만 6천 명을 넘었습니다.

희생자가 10만 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14%에 이른다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12년 만에 가장 심각한 피해입니다.

하지만 캄캄한 잔해 더미 속에서 간간이 어린 생명들의 구조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구조대원들이 건물에서 아이를 안고 나오자, 구조 상황을 전하던 튀르키예 기자가 울먹입니다.

["18개월 '마살'이 구조대 팔에 안겨 가족들에게 가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56시간의 끝을 보고 있습니다."]

18개월 어린아이는 임신한 엄마의 모유를 먹으며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56시간을 버텼습니다.

먼저 구출된 아빠는 아이를 다시 안는 기적 같은 순간 볼에 입을 맞춥니다.

지진 발생 68시간이 지난 시점, 무릎을 꿇고 움직일 만큼 좁은 틈에서 2살 아이가 구조대원 품에 안겨 빠져나옵니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아이를 볼 때마다 구조대원들은 신을 찾을 뿐입니다.

["마살라(신의 뜻대로)! 마살라!"]

얼굴에 입을 맞추고, 갱도처럼 좁고 긴 건물 속에서 아이를 꺼낸 다음엔 안도감에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를 위해 박수 칩시다!"]

["발이 저리나요?"]

돌무더기 아래 갖힌 아이가 가까스로 땅 위로 올라오자 대원들 사이에 기쁨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구급차로 옮겨진 아이는 괜찮다며 인사를 하더니, 엄지 손가락까지 치켜듭니다.

영하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에 시간은 절망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어린 생명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영상출처:TRT Haber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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