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이등병, ‘적응 교육’도 못 마치고 GOP 투입

입력 2023.02.09 (21:42) 수정 2023.02.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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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갓 전입한 이등병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KBS가 취재해 보니 이 병사는 적응에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임무에 투입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강원도 인제 육군 GOP 부대에서 갓 전입한 병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숨진 김 이병은 자대 배치 열흘 만에 최전방 경계 임무에 투입됐습니다.

GOP 부대에 처음 온 신병은 상급부대의 경계작전 지침서 예규에 따라 투입 전 최소 2주 간의 '동화교육', 즉 '적응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김 이병은 일주일 남짓만 교육을 받은 뒤 임무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군에 경계태세 강화 지침이 내려지면서 김 이병이 조기 투입됐다고 군사 경찰은 밝혔습니다.

부대 적응 기간도, 초소 투입 전 교육도 부족했던 상황.

김 이병은 다수의 선임들에게 근무 준비가 미흡하단 지적을 받았습니다.

A4 용지 23장 분량의 부대 지침과 군사용어를 암기하라고 강요받았고, 선임들의 폭언과 협박이 겹쳐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군사경찰이 결론내렸습니다.

육군은 "경계작전 투입 전 정해진 기간 만큼의 교육을 채우지 못했고, 이로 인해 부대관리 시스템이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원홍규/전 육군본부 감찰실장 : "만약에 그 인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면 사수나 병사에 의한 내림식 교육이 아니라, 전문가에 의한 지휘관과 교관에 의해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지만 그런 부담도 없고 병영부조리도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군사경찰은 부대원 10명에 대해 강요와 협박 등의 혐의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경찰에 이첩했습니다.

유족 측은 가해 장병들에게 최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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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 선택’ 이등병, ‘적응 교육’도 못 마치고 GOP 투입
    • 입력 2023-02-09 21:42:52
    • 수정2023-02-09 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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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갓 전입한 이등병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KBS가 취재해 보니 이 병사는 적응에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임무에 투입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강원도 인제 육군 GOP 부대에서 갓 전입한 병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숨진 김 이병은 자대 배치 열흘 만에 최전방 경계 임무에 투입됐습니다.

GOP 부대에 처음 온 신병은 상급부대의 경계작전 지침서 예규에 따라 투입 전 최소 2주 간의 '동화교육', 즉 '적응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김 이병은 일주일 남짓만 교육을 받은 뒤 임무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군에 경계태세 강화 지침이 내려지면서 김 이병이 조기 투입됐다고 군사 경찰은 밝혔습니다.

부대 적응 기간도, 초소 투입 전 교육도 부족했던 상황.

김 이병은 다수의 선임들에게 근무 준비가 미흡하단 지적을 받았습니다.

A4 용지 23장 분량의 부대 지침과 군사용어를 암기하라고 강요받았고, 선임들의 폭언과 협박이 겹쳐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군사경찰이 결론내렸습니다.

육군은 "경계작전 투입 전 정해진 기간 만큼의 교육을 채우지 못했고, 이로 인해 부대관리 시스템이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원홍규/전 육군본부 감찰실장 : "만약에 그 인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면 사수나 병사에 의한 내림식 교육이 아니라, 전문가에 의한 지휘관과 교관에 의해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지만 그런 부담도 없고 병영부조리도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군사경찰은 부대원 10명에 대해 강요와 협박 등의 혐의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경찰에 이첩했습니다.

유족 측은 가해 장병들에게 최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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