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신입생 없어 시골 학교는 휴교 중…학생 모셔야 할 상황”

입력 2023.02.10 (13:28) 수정 2023.02.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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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전남 학령인구 꾸준히 줄어...올해 처음으로 중·고 본교까지 휴교 결정"
"영암 미암중학교 1979년 개교 졸업생 2천백여 명...3년 동안 신입생 없으면 폐교"
"올해 신입생 한 명도 없는 학교 49곳...전남 신생아 수 2010년보다 49.3% 감소"
"전남교육청, '작은 학교 살리기' 적극 나서...학생 모셔야 할 판"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 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출연 :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임재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UF9-k5xnc5E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학령인구 감소로 해마다 전남 지역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영암 미암중 등 5개 학교가 휴교를 결정했는데요. 중학교와 고등학교 본교의 휴교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대영 리포터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목포KBS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네요?

◆ 김대영: 네. 전남 지역에서는 매년 신입생이 들어올 시기가 되면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학생 모심' 캠페인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민, 학교, 지자체 등이 발 벗고 나서지만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요. 특히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전남 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 본교의 휴교 결정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화요일 영암 미암면에 위치한 미암중학교에 다녀왔는데요. 학교 정문에 들어서니 학생들이 등교하며 교실로 향했을 오르막길은 울창한 나무들만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고요.


평소 체육 활동을 했을 운동장은 한산하기만 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했던 교실은 냉기가 가득하고 책걸상이 치워져 있는 등 전 학년의 교실은 비어 있었는데요. 현장에서 박오경 교사와 건물 2층 교실에 가봤습니다.

-(인터뷰): 2학년 1반, 3학년 1반 이렇게 되어 있네요.

-(인터뷰2): 네. 교실 평수는 일반 학교와 똑같은데 작기 때문에 앞에서는 수업을 하고 뒤에서는 휴게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해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작은 도서관 형태이면서 수업도 하고 휴게 공간도 할 수 있도록, 제가 재작년 담임일 때 그때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기는 했는데 본인들끼리 남학생 1명, 여학생 1명이기 때문에 다툼도 있었지만 모둠 식으로 이렇게 앉아서 마주보고 하는데 일반 학교 같은 경우에는 모둠 수업도 가능하고 그러잖아요. 서로 배우는 그런 부분이 있는데 조금 많이 안타깝기는 해요.

◇ 윤주성: 예전에는 미암중학교에 학생들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언제 설립됐나요?

◆ 김대영: 영암 미암중학교는 지난 1979년 3월 첫 개교를 했습니다. 개교 당시 150여 명의 학생들이 입학을 했는데요. 해마다 100여 명의 학생들이 입학과 졸업을 했고 90년대 후반부터 60여 명, 2000년대 후반부터 졸업생들은 10여 명으로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2월까지 모두 2,100여 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는데요. 특히 지난해 말 전교생은 2명, 올해 들어 이 학생들도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인근 낭주중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미암중학교 이석두 교장입니다.

-(인터뷰): 1979년 3월 10일에 개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지금 현재 2021년 1월 5일에 제41회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처음에 개교할 때 학산면, 미암면, 삼호면 3개 면이 한 학교에 있었거든요. 낭주중학교, 그런데 거기가 너무 크다 보니까 학교가 분리돼서 떨어져 나왔어요. 맨 처음에 저희 학교가 한 학년 3학급 해서 9개 학급 운영한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김대영: 더군다나 3년째 신입생도 들어오지 않아 결국 학교는 오는 3월 1일 자로 휴교가 결정됐는데요. 휴교 결정 이후 3년 동안 학생이 없을 경우 폐교 절차에 돌입합니다.


◇ 윤주성: 전교생 2명이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전학을 갔다는데 이유가 무엇입니까?

◆ 김대영: 학교 교직원들에 따르면 학생 수가 적어 해당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사회성 등의 우려 때문에 전학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소규모로 진행하던 수업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갑자기 많아지는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할까 하는 그런 우려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계속해서 이석두 교장입니다.

-(인터뷰): 저희들이 작년 10월 24일에 미암면 초등학교, 중학교 학부모 공청회를 영암교육청에서 주최를 했거든요. 저희 학교에서 이렇게 회의를 했었는데 그때 우리 학부모님들 말씀이 학생들의 교우 관계, 특히 지금 현재 작년에 운영했던 2학년들 남학생 1명, 여학생 1명으로 학급이 구성되어 있었거든요. 친구가 없다 보니까 고등학교 가서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강력히 학교를 전학 가기를 원했습니다.

◆ 김대영: 그러니까 결국 학부모들은 좋은 환경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우 관계 우려 때문에 전학을 추진한 것입니다.

◇ 윤주성: 올해 휴교 중인 학교를 포함해서 전남 지역에서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가 몇 곳이나 됩니까?

◆ 김대영: 올해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가 전남 지역에서는 4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남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 848개 학교 가운데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 수는 30곳으로 집계됐는데요.


초등학교 451개교 중 29곳, 중학교 254개교 중 1곳에서 신입생이 1명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신입생이 없어 현재 휴교 중인 초등학교는 20곳에 달해 이를 포함하면 모두 49개 학교가 신입생이 없는데요. 2년 연속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는 17곳에 달합니다. 전남도교육청 학생 배치팀 김병석 팀장입니다.

-(인터뷰): 올해 2023학년도 현재까지는 총 30개교, 초등학교 29개교, 중학교 1개교가 지금 현재 신입생이 하나도 없고요. 여기에는 현재 휴교를 제외한 학교입니다. 그리고 현재 휴교 학교 수는 2023년 3월 1일 휴교 예정인 5개교를 포함하여 급별로 초등학교는 20개교이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 1개교입니다. 그리고 신입생이 1명인 학교는 총 26개교로 초등학교 24개교, 중학교는 2개교입니다.

◆ 김대영: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전남 출생아 수는 2010년 1만 6,000여 명에서 2021년 8,000여 명으로 49.3%가 감소했는데요. 올해 신입생이 한 명뿐인 초등학교는 24곳, 중학교 가운데 신입생이 1명인 학교도 두 곳입니다.

◇ 윤주성: 출생아가 줄면서 학생이 주는 것 같은데 이번에 휴교에 들어간 영암 미암중학교, 미암면 주민 현황은 어떻습니까?

◆ 김대영: 미암면 주민은 지난 8일 기준입니다. 모두 2,100여 명입니다. 이중 20~30대 주민은 230여 명이고요. 10대, 10살에서 19살까지의 인구는 90여 명입니다. 미암면에는 미암중학교와 낭주중학교 두 곳이 있고요. 고등학교는 영암 낭주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출생률이 감소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고등학교 입학 졸업생들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 윤주성: 앞으로 휴교하는 학교가 더 늘 것으로 보이는데 전라남도 교육청에서는 어떤 대책 세우고 있습니까?

◆ 김대영: 도교육청은 농산어촌 작은 학교 교육력 강화를 위해 맞춤형 기초 기본학력 보장과 특색 교육 과정, 다문화 강점 활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우선 기초 기본학력 보장을 위해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의 비학습적 요인을 파악해 인공지능 온라인 콘텐츠 기반 통합 프로그램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요. 농산어촌 작은 학교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력 향상과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지원도 더욱 강화됩니다. 또 섬 학교 박람회 운영을 통해 우수 모델을 확산하고 수요자 중심의 방과후 학교 운영과 우수 강사 확보를 통해 더욱 내실화한다는 방침인데요. 계속해서 김병석 팀장에게 들어보시지요.

-(인터뷰): 일단 작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작은 학교 특성을 살린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지역 특성이 담긴 학교별 특성 프로그램과 학생 맞춤형 교육 과정을 운영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미래형 학교 모델을 창출하고 지자체와 연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작은 학교 교육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대영: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전체 학생의 5.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황을 활용한 효과적인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하는데요. 다문화 가정 엄마들의 이중 언어 사용 능력 향상 프로그램과 지역 단위 이주 문화 강사 양성, 다문화 가정 통합 지원 유관기관 네트워크 등도 강화하고요. 올해부터 운영되는 권역별 진로진학 상담센터를 통해 농산어촌 학생들의 진로진학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 윤주성: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시의회가 지원하던 농촌 유학 프로그램 예산을 전액 삭감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요?

◆ 김대영: 그렇습니다. 서울 지역 학생들이 농촌으로 전학을 하면 서울시교육청이 초기 정착금 50만 원과 월 최대 50만 원의 유학비를 지원하는데요. 이 예산이 10억 원입니다. 서울시의회가 교육청과의 갈등으로 예산이 전액 삭감됐는데요. 전남 지역의 경우 서울 학생들이 빠져나가면 50여 개 학교가 당장 문을 닫아야 할 마당입니다. 관련해서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조욱현 위원장이 어제 항의차 서울시의회를 방문했는데요. 이후 조 위원장의 연수 일정 등으로 자세한 사항은 듣기가 힘들었습니다.

◇ 윤주성: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이네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해남군 북일면에서 추진했던 '학생 모심' 캠페인이 떠올랐는데요. 지난해 관련해서 소식을 전해드리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지난 2년간 서울과 부산 등에서 북일면으로 이주한 인원이 150여 명입니다. 올해도 현재 5가구가 이주하겠다는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폐교 위기에 몰렸던 북일초등학교가 '학생 모심' 캠페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민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정책과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만들어준 것인데요. 특히 학생들이 이주하면 해마다 해외 연수를 약속했고 그제부터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북일초등학교 6학년 12명 학생과 두륜중학교 3학년 7명 학생 등 모두 22명이 해외 연수에 떠났습니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습니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온 가족이 지역에 이주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해마다 휴교하는 학교가 더 늘어나고 있는 전남 지역 학교를 살리기 위한 정확한 문제 진단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 윤주성: '학생 모집'이 아닌 '학생 모심'이라는 말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주고 있는 것 같네요.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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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등의 아침] “신입생 없어 시골 학교는 휴교 중…학생 모셔야 할 상황”
    • 입력 2023-02-10 13:28:04
    • 수정2023-02-10 13:31:46
    광주
"전남 학령인구 꾸준히 줄어...올해 처음으로 중·고 본교까지 휴교 결정"<br />"영암 미암중학교 1979년 개교 졸업생 2천백여 명...3년 동안 신입생 없으면 폐교"<br />"올해 신입생 한 명도 없는 학교 49곳...전남 신생아 수 2010년보다 49.3% 감소"<br />"전남교육청, '작은 학교 살리기' 적극 나서...학생 모셔야 할 판"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 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출연 :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임재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UF9-k5xnc5E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학령인구 감소로 해마다 전남 지역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영암 미암중 등 5개 학교가 휴교를 결정했는데요. 중학교와 고등학교 본교의 휴교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대영 리포터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목포KBS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네요?

◆ 김대영: 네. 전남 지역에서는 매년 신입생이 들어올 시기가 되면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학생 모심' 캠페인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민, 학교, 지자체 등이 발 벗고 나서지만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요. 특히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전남 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 본교의 휴교 결정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화요일 영암 미암면에 위치한 미암중학교에 다녀왔는데요. 학교 정문에 들어서니 학생들이 등교하며 교실로 향했을 오르막길은 울창한 나무들만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고요.


평소 체육 활동을 했을 운동장은 한산하기만 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했던 교실은 냉기가 가득하고 책걸상이 치워져 있는 등 전 학년의 교실은 비어 있었는데요. 현장에서 박오경 교사와 건물 2층 교실에 가봤습니다.

-(인터뷰): 2학년 1반, 3학년 1반 이렇게 되어 있네요.

-(인터뷰2): 네. 교실 평수는 일반 학교와 똑같은데 작기 때문에 앞에서는 수업을 하고 뒤에서는 휴게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해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작은 도서관 형태이면서 수업도 하고 휴게 공간도 할 수 있도록, 제가 재작년 담임일 때 그때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기는 했는데 본인들끼리 남학생 1명, 여학생 1명이기 때문에 다툼도 있었지만 모둠 식으로 이렇게 앉아서 마주보고 하는데 일반 학교 같은 경우에는 모둠 수업도 가능하고 그러잖아요. 서로 배우는 그런 부분이 있는데 조금 많이 안타깝기는 해요.

◇ 윤주성: 예전에는 미암중학교에 학생들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언제 설립됐나요?

◆ 김대영: 영암 미암중학교는 지난 1979년 3월 첫 개교를 했습니다. 개교 당시 150여 명의 학생들이 입학을 했는데요. 해마다 100여 명의 학생들이 입학과 졸업을 했고 90년대 후반부터 60여 명, 2000년대 후반부터 졸업생들은 10여 명으로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2월까지 모두 2,100여 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는데요. 특히 지난해 말 전교생은 2명, 올해 들어 이 학생들도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인근 낭주중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미암중학교 이석두 교장입니다.

-(인터뷰): 1979년 3월 10일에 개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지금 현재 2021년 1월 5일에 제41회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처음에 개교할 때 학산면, 미암면, 삼호면 3개 면이 한 학교에 있었거든요. 낭주중학교, 그런데 거기가 너무 크다 보니까 학교가 분리돼서 떨어져 나왔어요. 맨 처음에 저희 학교가 한 학년 3학급 해서 9개 학급 운영한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김대영: 더군다나 3년째 신입생도 들어오지 않아 결국 학교는 오는 3월 1일 자로 휴교가 결정됐는데요. 휴교 결정 이후 3년 동안 학생이 없을 경우 폐교 절차에 돌입합니다.


◇ 윤주성: 전교생 2명이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전학을 갔다는데 이유가 무엇입니까?

◆ 김대영: 학교 교직원들에 따르면 학생 수가 적어 해당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사회성 등의 우려 때문에 전학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소규모로 진행하던 수업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갑자기 많아지는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할까 하는 그런 우려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계속해서 이석두 교장입니다.

-(인터뷰): 저희들이 작년 10월 24일에 미암면 초등학교, 중학교 학부모 공청회를 영암교육청에서 주최를 했거든요. 저희 학교에서 이렇게 회의를 했었는데 그때 우리 학부모님들 말씀이 학생들의 교우 관계, 특히 지금 현재 작년에 운영했던 2학년들 남학생 1명, 여학생 1명으로 학급이 구성되어 있었거든요. 친구가 없다 보니까 고등학교 가서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강력히 학교를 전학 가기를 원했습니다.

◆ 김대영: 그러니까 결국 학부모들은 좋은 환경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우 관계 우려 때문에 전학을 추진한 것입니다.

◇ 윤주성: 올해 휴교 중인 학교를 포함해서 전남 지역에서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가 몇 곳이나 됩니까?

◆ 김대영: 올해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가 전남 지역에서는 4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남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 848개 학교 가운데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 수는 30곳으로 집계됐는데요.


초등학교 451개교 중 29곳, 중학교 254개교 중 1곳에서 신입생이 1명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신입생이 없어 현재 휴교 중인 초등학교는 20곳에 달해 이를 포함하면 모두 49개 학교가 신입생이 없는데요. 2년 연속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는 17곳에 달합니다. 전남도교육청 학생 배치팀 김병석 팀장입니다.

-(인터뷰): 올해 2023학년도 현재까지는 총 30개교, 초등학교 29개교, 중학교 1개교가 지금 현재 신입생이 하나도 없고요. 여기에는 현재 휴교를 제외한 학교입니다. 그리고 현재 휴교 학교 수는 2023년 3월 1일 휴교 예정인 5개교를 포함하여 급별로 초등학교는 20개교이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 1개교입니다. 그리고 신입생이 1명인 학교는 총 26개교로 초등학교 24개교, 중학교는 2개교입니다.

◆ 김대영: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전남 출생아 수는 2010년 1만 6,000여 명에서 2021년 8,000여 명으로 49.3%가 감소했는데요. 올해 신입생이 한 명뿐인 초등학교는 24곳, 중학교 가운데 신입생이 1명인 학교도 두 곳입니다.

◇ 윤주성: 출생아가 줄면서 학생이 주는 것 같은데 이번에 휴교에 들어간 영암 미암중학교, 미암면 주민 현황은 어떻습니까?

◆ 김대영: 미암면 주민은 지난 8일 기준입니다. 모두 2,100여 명입니다. 이중 20~30대 주민은 230여 명이고요. 10대, 10살에서 19살까지의 인구는 90여 명입니다. 미암면에는 미암중학교와 낭주중학교 두 곳이 있고요. 고등학교는 영암 낭주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출생률이 감소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고등학교 입학 졸업생들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 윤주성: 앞으로 휴교하는 학교가 더 늘 것으로 보이는데 전라남도 교육청에서는 어떤 대책 세우고 있습니까?

◆ 김대영: 도교육청은 농산어촌 작은 학교 교육력 강화를 위해 맞춤형 기초 기본학력 보장과 특색 교육 과정, 다문화 강점 활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우선 기초 기본학력 보장을 위해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의 비학습적 요인을 파악해 인공지능 온라인 콘텐츠 기반 통합 프로그램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요. 농산어촌 작은 학교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력 향상과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지원도 더욱 강화됩니다. 또 섬 학교 박람회 운영을 통해 우수 모델을 확산하고 수요자 중심의 방과후 학교 운영과 우수 강사 확보를 통해 더욱 내실화한다는 방침인데요. 계속해서 김병석 팀장에게 들어보시지요.

-(인터뷰): 일단 작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작은 학교 특성을 살린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지역 특성이 담긴 학교별 특성 프로그램과 학생 맞춤형 교육 과정을 운영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미래형 학교 모델을 창출하고 지자체와 연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작은 학교 교육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대영: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전체 학생의 5.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황을 활용한 효과적인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하는데요. 다문화 가정 엄마들의 이중 언어 사용 능력 향상 프로그램과 지역 단위 이주 문화 강사 양성, 다문화 가정 통합 지원 유관기관 네트워크 등도 강화하고요. 올해부터 운영되는 권역별 진로진학 상담센터를 통해 농산어촌 학생들의 진로진학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 윤주성: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시의회가 지원하던 농촌 유학 프로그램 예산을 전액 삭감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요?

◆ 김대영: 그렇습니다. 서울 지역 학생들이 농촌으로 전학을 하면 서울시교육청이 초기 정착금 50만 원과 월 최대 50만 원의 유학비를 지원하는데요. 이 예산이 10억 원입니다. 서울시의회가 교육청과의 갈등으로 예산이 전액 삭감됐는데요. 전남 지역의 경우 서울 학생들이 빠져나가면 50여 개 학교가 당장 문을 닫아야 할 마당입니다. 관련해서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조욱현 위원장이 어제 항의차 서울시의회를 방문했는데요. 이후 조 위원장의 연수 일정 등으로 자세한 사항은 듣기가 힘들었습니다.

◇ 윤주성: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이네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해남군 북일면에서 추진했던 '학생 모심' 캠페인이 떠올랐는데요. 지난해 관련해서 소식을 전해드리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지난 2년간 서울과 부산 등에서 북일면으로 이주한 인원이 150여 명입니다. 올해도 현재 5가구가 이주하겠다는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폐교 위기에 몰렸던 북일초등학교가 '학생 모심' 캠페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민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정책과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만들어준 것인데요. 특히 학생들이 이주하면 해마다 해외 연수를 약속했고 그제부터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북일초등학교 6학년 12명 학생과 두륜중학교 3학년 7명 학생 등 모두 22명이 해외 연수에 떠났습니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습니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온 가족이 지역에 이주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해마다 휴교하는 학교가 더 늘어나고 있는 전남 지역 학교를 살리기 위한 정확한 문제 진단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 윤주성: '학생 모집'이 아닌 '학생 모심'이라는 말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주고 있는 것 같네요.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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