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슈] “여왕 통치 도래하나” 김주애가 北 4대 세습?

입력 2023.02.1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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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 조선인민군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주석단 귀빈석에 오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둘째이자 장녀인 김주애가 맨 앞에서 함께 걷습니다.

김주애는 지도자처럼 손뼉을 치며 환호하는 군사들을 격려하고, 김정은의 뺨을 매만지는 등 부녀간 다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군 지휘부를 사열할 때는 어머니 리설주보다 앞서 김정은과 나란히 걷기도 하는데요.

김주애의 등장은 이번이 세 번째. 지난해 11월 ICBM '화성-17형' 발사 관련 행사에 두 차례 모습을 드러낸 뒤, 그제 북한의 주요 행사인 열병식에 또다시 나타난 겁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주애에게 '사랑하는' '존경하는' 같은 극찬의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외신과 대북 전문가들은 이 같은 김주애의 본격적인 등장 배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북한 정권 '4대 세습'의 후계자로 김주애를 사실상 낙점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지 시각 지난 9일, 영국 BBC 방송은 아직 젊은 김정은이 김주애를 미리 내세우는 것에 대해, '후계설'을 언급하며 '딸이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더 쉬운 길을 제공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이 사망하기 1년 전에 후계자로 공식화돼 '권력 장악'이 힘들었던 김정은 자신과 달리, 딸만큼은 일찌감치 권력 기반을 다지도록 앞세웠다는 겁니다.

국내 대북 전문가도 '김주애 후계자 내정' 가능성을 거론하며, 해당 매체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정성장 /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김정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후계자를 일찍 공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으로서는 김정일이 자신을 후계자로 내정하고도, 그것을 소수의 핵심 측근들에게만 공개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고요. (후계자로 공식 발표되기까지)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다시는 자신의 후계자한테 비슷한 고통을 겪게 하지 않기 위해서, 후계자를 조기에 결정하고 다수 국민들 전체에게까지 알리는 그런 선택을 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과 리설주는 슬하에 자녀 3명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 아들, 둘째 딸 김주애, 성별이 확인되지 않은 셋째 아이 등인데요.

그렇다면 '가부장적 봉건 체제'로 알려진 북한 사회에서 장남을 제치고, 과연 여성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정성장 실장은 "비록 딸이더라도 아버지 김정은을 많이 닮았고, 아들보다 통치 잠재력을 인정받는다면 후계자로 지명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반면 다른 전문가는 김주애가 후계자 후보가 아니라 '핵무기 선전' 등 북한의 정치 행사에서 '상징적 배역'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곽길섭 /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 現 국민대 겸임교수
"지금 (김정은이) 김주애를 데리고 나오는 장소가 다 ICBM 발사장이라든지, 열병식이라든지 이런 군 관련 행사 아닙니까. 분명히 어떤 메시지를 주려는 거거든요. '핵미사일은 북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자위권 수단이다, 미래 세대에까지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확실히 심어주는 게 있고요. 국제사회에 핵 보유국의 위상을 완전히 각인시키고, 모든 관심을 김주애로 집중되게 하는, 어떤 고도의 효과적인 선전·선동술의 일환이죠."

한편 통일부는 북한 후계 구도와 김주애의 관계에 대해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승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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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이슈] “여왕 통치 도래하나” 김주애가 北 4대 세습?
    • 입력 2023-02-10 18: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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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 조선인민군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주석단 귀빈석에 오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둘째이자 장녀인 김주애가 맨 앞에서 함께 걷습니다.

김주애는 지도자처럼 손뼉을 치며 환호하는 군사들을 격려하고, 김정은의 뺨을 매만지는 등 부녀간 다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군 지휘부를 사열할 때는 어머니 리설주보다 앞서 김정은과 나란히 걷기도 하는데요.

김주애의 등장은 이번이 세 번째. 지난해 11월 ICBM '화성-17형' 발사 관련 행사에 두 차례 모습을 드러낸 뒤, 그제 북한의 주요 행사인 열병식에 또다시 나타난 겁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주애에게 '사랑하는' '존경하는' 같은 극찬의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외신과 대북 전문가들은 이 같은 김주애의 본격적인 등장 배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북한 정권 '4대 세습'의 후계자로 김주애를 사실상 낙점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지 시각 지난 9일, 영국 BBC 방송은 아직 젊은 김정은이 김주애를 미리 내세우는 것에 대해, '후계설'을 언급하며 '딸이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더 쉬운 길을 제공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이 사망하기 1년 전에 후계자로 공식화돼 '권력 장악'이 힘들었던 김정은 자신과 달리, 딸만큼은 일찌감치 권력 기반을 다지도록 앞세웠다는 겁니다.

국내 대북 전문가도 '김주애 후계자 내정' 가능성을 거론하며, 해당 매체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정성장 /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김정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후계자를 일찍 공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으로서는 김정일이 자신을 후계자로 내정하고도, 그것을 소수의 핵심 측근들에게만 공개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고요. (후계자로 공식 발표되기까지)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다시는 자신의 후계자한테 비슷한 고통을 겪게 하지 않기 위해서, 후계자를 조기에 결정하고 다수 국민들 전체에게까지 알리는 그런 선택을 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과 리설주는 슬하에 자녀 3명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 아들, 둘째 딸 김주애, 성별이 확인되지 않은 셋째 아이 등인데요.

그렇다면 '가부장적 봉건 체제'로 알려진 북한 사회에서 장남을 제치고, 과연 여성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정성장 실장은 "비록 딸이더라도 아버지 김정은을 많이 닮았고, 아들보다 통치 잠재력을 인정받는다면 후계자로 지명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반면 다른 전문가는 김주애가 후계자 후보가 아니라 '핵무기 선전' 등 북한의 정치 행사에서 '상징적 배역'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곽길섭 /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 現 국민대 겸임교수
"지금 (김정은이) 김주애를 데리고 나오는 장소가 다 ICBM 발사장이라든지, 열병식이라든지 이런 군 관련 행사 아닙니까. 분명히 어떤 메시지를 주려는 거거든요. '핵미사일은 북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자위권 수단이다, 미래 세대에까지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확실히 심어주는 게 있고요. 국제사회에 핵 보유국의 위상을 완전히 각인시키고, 모든 관심을 김주애로 집중되게 하는, 어떤 고도의 효과적인 선전·선동술의 일환이죠."

한편 통일부는 북한 후계 구도와 김주애의 관계에 대해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승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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