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시사국] 직원 굶는데 회장 법카 까보니… 에르메* 구* 와르르

입력 2023.02.11 (19:15) 수정 2023.02.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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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링크 https://youtu.be/Ix8yYi3fZtc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선수단 부단장을 맡았던 김용빈 회장,

김용빈/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선수단 부단장
“대한컬링협회 회장으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2019년,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하면서
재계와 스포츠계를 넘나들며 광폭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김용빈 회장의 회사는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습니다.
직원들 임금마저 체불된 상태.

함세종/ 대우조선해양건설 노조위원장
“직원들은 2개월째, 11월, 12월 계속 밀리고 있어요.”

회사 측은 건설 경기가 안 좋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음성변조)
“임금 체불하는 데가 대한민국에 대우조선해양건설밖에 없습니까?”

그런데 김용빈 회장의 법인카드는
값비싼 명품들을 사들이고 있었습니다.

■ 대우조선해양건설 경영난 심화…직원 임금·퇴직금도 체불

공사가 한창인 6백 가구 규모의 수도권 아파트 단지.
‘대우조선해양건설’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지상 공사 현장 곳곳에는
다른 건설사 이름이 시공사로 올라가 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원래 이거 벗기면 다 대우로 되어 있어요. 이거 다 붙인 거예요. 새로.”

원래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이 70% 지분을 맡은 사업장이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10월 달에 빠진 걸로 알고 있어요. 아예 다른 데로 넘어가고 이제 여기 대우는 손을 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동안 골조 공사도 중단돼 완공 일자가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원래) 9월 달에 완공이었는데 이게 이제 자꾸 중단이 되다 보니까 이게 이제 늦어지잖아요. 그래서 12월 달에 지금 완공으로 알고 있거든요.

또다른 주택정비사업 현장,
지난해 8월부터 공사가 아예 멈췄습니다.

박건량/ 협력업체 관계자
“다른 현장도 다 정지예요. 이전 업자들이 받을 게 다 몇억 원씩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다른 현장에다가 차압을 걸었다고, 본사까지도”

공사중단으로 인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해당 정비사업 조합장(음성변조)
“조합원들은 지금 그냥 벙어리 냉가슴 앓는 상황이 된 거죠.”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법인카드는 수시로 막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 A(음성변조)
“현장 직원분들 이런 숙소나 이런 식대비 같은 경우도 본사에서 이제 지급을 해줘야되는데 그런 것조차도 이제 지급이 안 되다 보니까 숙소에서 이제 쫓겨나거나 그리고 이제 본인 돈으로 이제 식비를 해결하거나.”

법인카드가 막히자 사비를 내가며 버틸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 A(음성변조)
“택배비 낼 돈도 없었고 이제 법인카드가 아예 안 되다 보니까 우편 보낼 때도 직원 분들이 개인 사비로 보내고…”

직원들은 하나둘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 B(음성변조)
“한 지난해 6월달쯤 자재 대금을 못 줘 가지고 현장에 철근이 입고가 안 되다 보니까 한 번 중단된 적이 있었고 못 받으신 분들이 찾아와 가지고 현장에서 직원들한테 이제 뭐 나쁜 소리도 하고.”

회사를 떠났지만, 퇴직금을 아직도 못 받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 B(음성변조)
“지금 퇴직금 좀 남아있죠. 1300 정도? 오래 다니신 분들은 이제 억 단위가 되시는 분들도 계시고.”

지난 11월부터는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많이 밀린 사람들은 상무보는 3개월째 밀리고 있고. 직원들은 2개월째, 11월, 12월 계속 밀리고 있어요.”

직원들은 체불 금액이 34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4대 보험료도 못 내고 있고, 세금도 밀려있습니다.

“세금. 안 낸것. (세금까지?) 그 다음에 지금 4대 보험이 다 밀려 있거든요. 2달 치 이상요.”

직원들은 법원에 ‘회생 절차’를 개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함세종/ 대우조선해양건설 노조위원장
“저희는 빠른 시일 내에 회생 절차 개시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재판장님한테 그동안
탄원서도 몇 개 올리고.”

회생신청을 통해 경영진을 교체해야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2019년 1월 이 회사를 인수한
김용빈 회장과 현 경영진이 문제라는 겁니다.

“50년 역사 회사가 단 3년에서 4년 사이에 망가진 회사거든요. 무능한 경영진이 회사를 무너뜨리는 상황이거든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 회장 명의 법인카드 수상한 결제 …수 백~천 만원대 명품도

서울 청담동의 한 고급 오피스텔.

인근 공인중개사
“원래 용도는 오피스텔로 되어 있는데, 주거가 가능한 오피스텔이에요.”

30평대 아파트 정도 넓이, 한 달 임대료는 500만 원 정돕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인 명의로 빌려,
회사 경영진들이 사무실로 썼다는 곳.

해당 건물 관리인(음성변조)
(기자: 혹시 ***호에 지금 뭐 따로 거주하시는?) “그 옛날에 살았던 사람 같은데.”
(기자: 지금은 아무도 안 계세요?) “다른 분 있어요. 이사 며칠 얼마 전에 왔어요.”

근처에는 명품점들이 즐비합니다.
9층시사국이 입수한 대우조선해양건설 김용빈 회장 명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입니다.
고급 백화점과 명품점 방문 내역이 줄줄이 나옵니다.

지난해 4월 12일, 낮부터 법인카드 결제가 시작됩니다.
오전 11시 9분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1천 7십만 원이 결제됩니다.
20분 뒤, 1백 9십 4만 원,
5분 뒤, 또 1백 9십 4만 원이 결제됩니다.

이어서 강남의 명품 골프매장점에서 79만 원이 계산됩니다.

(기자: 추천해 줄만 한 거 있으세요?”) “이런 패딩으로 보세요?”
(기자: 이렇게 세트는 얼마예요?) “저희가 80…”
(기자: 이건 80만 원?) “83만 9천 원”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산 명품만 1천 5백만 원이 넘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한 해 김 회장 명의 법인카드로 사용된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접대비로만 약 2억 1천만 원, 업무추진비로는 약 1억 2천만 원을 썼습니다.

회사 측은 김용빈 회장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게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음성변조)
“큰 건설회사들 중에서 그 정도 카드 쓰고 그런 비용 쓰는 데가 저희 대우조선해양건설만 있는 게 아니에요. 다들 많아요. 사실은 많은데”

(기자: 여기에서 얼마를 쓴 거야?) “여기는 총 합쳐서 천 몇 백만 원”

청담동의 한 명품 매장에는 5번을 방문해
법인카드로 총 1천 5백여 만원을 사용했고,
압구정의 한 피부과에서는 5백 만 원 가까이 역시 법인카드로 결제했습니다.
15번을 결제한 고급 미용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이분이 33만 원 어치를 한 9번 끊으시고… 보통 33만 원 남성이면…?)
“염색도 가능하시고요. 어쨌든 저희는 남자분도 이 가격 가능해요, 저희는”
“1월 20일 날에 오신 적도 있네요. 지난 주…”
(기자: 오! 진짜요?) “네”
(기자: 그러면 되게 단골이시네요.) “네”

서울 강남의 유흥가.

(기자: 여기에서 290만 원 썼어요.)

회장님의 법인카드는
휴일에도, 밤에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룸살롱이에요, 룸, 룸식이에요. 아가씨들도 오더라고요.”

회사 측은 김용빈 회장은
유흥주점을 간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음성변조)
“집안 식구들 쫄쫄 굶고 있는데, 아버지가 나가서 주변 사람들한테 카드 쓰고 접대하고 그랬다. 그런데 아버지가 카드 쓰고 접대한 이유가 공사 따보려고 했다는 걸로 좀 받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엇갈린 노사 주장… 법원, 노조 손 들어줬다

남현종 아나운서/ 9층시사국 MC
“지금 상황을 보니까 회사 직원들의 임금은 체불되는 상태인데 회장님의 법인카드는 계속 사용이 되고 있고 직원들은 불만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해서 지금 경영진은 이해를 해 달라, 이렇게 얘기를 하네요”.

공민경/ 9층시사국 취재기자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쭉 분석을 해봤는데 이상한 점이 또 있었습니다.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렸는데 이 김 회장,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이었거든요. 그래서 대표팀과 함께 베이징으로 출장을 갔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월 4일 개회식에서는 선수단과 함께 입장까지 했어요. 그런데 이날 경기도 용인의 골프장에서 법인카드가 또 사용됩니다. 이틀 뒤에는 또 다른 카드로 베이징 선물 가게에서 200만 원이 결제됩니다. 김 회장은 14일에는 팀 킴이랑 일본의 경기를 직관하기까지 했는데, 이날도 마찬가지로 국내 골프장에서 결제가 이루어졌습니다.”

정연우/ 9층시사국 취재기자
“아니 그럼 공 기자, 사람은 1명인데 그 사람이 법인카드를 중국에서도 쓰고 한국에서도 쓰고 이런 상황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누가 봐도 이상한데, 납득이 안 가는 상황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에서는 뭐라고 설명하던가요?”

공 기자:
“회사 측에서는 김 회장 가족이나 아니면 회사 외부 인사가 사용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경영 활동을 위해서 회사 임원들이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C:
“어쨌든 선물도 그렇고 국내 골프장에서 쓴 법인카드 내용도 그렇고 지금 회사 측에서는 다 회사를 위한 일이다, 경영을 위한 일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실제로 회사 사정은 좀 나아졌습니까?”

공 기자:
“저희가 회사 재무 상태도 한번 확인해봤습니다. 그런데 최근 급격하게 악화된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 5년 전 100억이 넘던 영업이익은 김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2019년에 한 3분의 1 토막으로 떨어집니다. 그다음에 2020년에는 다시 회복세를 좀 타다가 지난해에는 결국 적자 기업으로 돌아섰습니다. 회사 측은 경영 악화의 원인이 건설 경기 악화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C:
“오히려 지금 사업 따 오겠다, 수주 따 오겠다고 하면서 법인카드 쓴 내용은 많은데 사정은 안 좋다. 건설 경기가 최근 좀 안 좋아지긴 했죠.”

정 기자:
“지난해부터 좀 안 좋아지긴 했죠. 금리가 오르면서 시장에 돈이 말라서 건설 경기가 좀 나빠졌다는 게 대체적인 상황인 건 맞습니다.”

공 기자:
실제로 지난해 동안 원자재 가격 같은 것들이 많이 오르면서 건설 원가율 자체가 오른 건 사실입니다. 경영진은 오히려 회생 신청을 한 직원들이 임금 채무 금액을 부풀렸다면서 이들을 사기 회생죄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음성변조)
“건설 경기가 작년 2월 달부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서 원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수익성이 아주 악화됐어요. 이걸 아셔야 돼요. 건설현장에 있어서 회생신청은, 그리고 회생개시 결정은 곧 파멸을 의미합니다. 건설회사는 여러 금융기관과의 계약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에 회생신청 제기 자체는, 제기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급불능사유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러면 곧바로 소송, 채권청구금액이 들어오고 현장에서 쫓겨나는 겁니다.”

공 기자: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현 시점에서는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MC:
“얘기 들어보니까 지금 회사 측에서는 오히려 회생 신청을 한 직원들에게 탓을 돌리고 있는데회생 신청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공 기자:
“지난 월요일 결과가 나왔는데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직원들이 신청한 회생 절차를 이제 받아들여준 겁니다. 그리고 회사 측에서는 저희 방송에 대해서도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이 역시 기각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가는 임금이 체불될 정도로 이렇게 회사 사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앞서 보신 그런 경영진의 행동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임금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법인카드를 썼다는 거는 사실 이 기업을 인수한 그 목적이 무엇인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MC:
“무엇보다도 아마 직원들이 가장 괴로움을 많이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마 정연우 기자도 지금 회사에서 월급 안 준다, 임금 체불된다, 이러면 취재할 맛 안 날 거 아니에요?”

정 기자:
“굉장히 견디기 힘들겠죠.”

MC:
“그런 말이 있잖아요. 일하는 사람이 있고 돈 버는 사람 따로 있다. 돈 쓰는 사람도 따로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 기자:
“맞습니다.”

취재기자: 공민경
촬영: 설태훈 조선기 김만중
영상편집: 이기승 손보라
자료조사: 송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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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1 19:15:03
    • 수정2023-02-13 0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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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선수단 부단장을 맡았던 김용빈 회장,

김용빈/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선수단 부단장
“대한컬링협회 회장으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2019년,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하면서
재계와 스포츠계를 넘나들며 광폭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김용빈 회장의 회사는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습니다.
직원들 임금마저 체불된 상태.

함세종/ 대우조선해양건설 노조위원장
“직원들은 2개월째, 11월, 12월 계속 밀리고 있어요.”

회사 측은 건설 경기가 안 좋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음성변조)
“임금 체불하는 데가 대한민국에 대우조선해양건설밖에 없습니까?”

그런데 김용빈 회장의 법인카드는
값비싼 명품들을 사들이고 있었습니다.

■ 대우조선해양건설 경영난 심화…직원 임금·퇴직금도 체불

공사가 한창인 6백 가구 규모의 수도권 아파트 단지.
‘대우조선해양건설’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지상 공사 현장 곳곳에는
다른 건설사 이름이 시공사로 올라가 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원래 이거 벗기면 다 대우로 되어 있어요. 이거 다 붙인 거예요. 새로.”

원래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이 70% 지분을 맡은 사업장이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10월 달에 빠진 걸로 알고 있어요. 아예 다른 데로 넘어가고 이제 여기 대우는 손을 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동안 골조 공사도 중단돼 완공 일자가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원래) 9월 달에 완공이었는데 이게 이제 자꾸 중단이 되다 보니까 이게 이제 늦어지잖아요. 그래서 12월 달에 지금 완공으로 알고 있거든요.

또다른 주택정비사업 현장,
지난해 8월부터 공사가 아예 멈췄습니다.

박건량/ 협력업체 관계자
“다른 현장도 다 정지예요. 이전 업자들이 받을 게 다 몇억 원씩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다른 현장에다가 차압을 걸었다고, 본사까지도”

공사중단으로 인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해당 정비사업 조합장(음성변조)
“조합원들은 지금 그냥 벙어리 냉가슴 앓는 상황이 된 거죠.”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법인카드는 수시로 막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 A(음성변조)
“현장 직원분들 이런 숙소나 이런 식대비 같은 경우도 본사에서 이제 지급을 해줘야되는데 그런 것조차도 이제 지급이 안 되다 보니까 숙소에서 이제 쫓겨나거나 그리고 이제 본인 돈으로 이제 식비를 해결하거나.”

법인카드가 막히자 사비를 내가며 버틸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 A(음성변조)
“택배비 낼 돈도 없었고 이제 법인카드가 아예 안 되다 보니까 우편 보낼 때도 직원 분들이 개인 사비로 보내고…”

직원들은 하나둘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 B(음성변조)
“한 지난해 6월달쯤 자재 대금을 못 줘 가지고 현장에 철근이 입고가 안 되다 보니까 한 번 중단된 적이 있었고 못 받으신 분들이 찾아와 가지고 현장에서 직원들한테 이제 뭐 나쁜 소리도 하고.”

회사를 떠났지만, 퇴직금을 아직도 못 받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 B(음성변조)
“지금 퇴직금 좀 남아있죠. 1300 정도? 오래 다니신 분들은 이제 억 단위가 되시는 분들도 계시고.”

지난 11월부터는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많이 밀린 사람들은 상무보는 3개월째 밀리고 있고. 직원들은 2개월째, 11월, 12월 계속 밀리고 있어요.”

직원들은 체불 금액이 34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4대 보험료도 못 내고 있고, 세금도 밀려있습니다.

“세금. 안 낸것. (세금까지?) 그 다음에 지금 4대 보험이 다 밀려 있거든요. 2달 치 이상요.”

직원들은 법원에 ‘회생 절차’를 개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함세종/ 대우조선해양건설 노조위원장
“저희는 빠른 시일 내에 회생 절차 개시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재판장님한테 그동안
탄원서도 몇 개 올리고.”

회생신청을 통해 경영진을 교체해야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2019년 1월 이 회사를 인수한
김용빈 회장과 현 경영진이 문제라는 겁니다.

“50년 역사 회사가 단 3년에서 4년 사이에 망가진 회사거든요. 무능한 경영진이 회사를 무너뜨리는 상황이거든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 회장 명의 법인카드 수상한 결제 …수 백~천 만원대 명품도

서울 청담동의 한 고급 오피스텔.

인근 공인중개사
“원래 용도는 오피스텔로 되어 있는데, 주거가 가능한 오피스텔이에요.”

30평대 아파트 정도 넓이, 한 달 임대료는 500만 원 정돕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인 명의로 빌려,
회사 경영진들이 사무실로 썼다는 곳.

해당 건물 관리인(음성변조)
(기자: 혹시 ***호에 지금 뭐 따로 거주하시는?) “그 옛날에 살았던 사람 같은데.”
(기자: 지금은 아무도 안 계세요?) “다른 분 있어요. 이사 며칠 얼마 전에 왔어요.”

근처에는 명품점들이 즐비합니다.
9층시사국이 입수한 대우조선해양건설 김용빈 회장 명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입니다.
고급 백화점과 명품점 방문 내역이 줄줄이 나옵니다.

지난해 4월 12일, 낮부터 법인카드 결제가 시작됩니다.
오전 11시 9분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1천 7십만 원이 결제됩니다.
20분 뒤, 1백 9십 4만 원,
5분 뒤, 또 1백 9십 4만 원이 결제됩니다.

이어서 강남의 명품 골프매장점에서 79만 원이 계산됩니다.

(기자: 추천해 줄만 한 거 있으세요?”) “이런 패딩으로 보세요?”
(기자: 이렇게 세트는 얼마예요?) “저희가 80…”
(기자: 이건 80만 원?) “83만 9천 원”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산 명품만 1천 5백만 원이 넘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한 해 김 회장 명의 법인카드로 사용된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접대비로만 약 2억 1천만 원, 업무추진비로는 약 1억 2천만 원을 썼습니다.

회사 측은 김용빈 회장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게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음성변조)
“큰 건설회사들 중에서 그 정도 카드 쓰고 그런 비용 쓰는 데가 저희 대우조선해양건설만 있는 게 아니에요. 다들 많아요. 사실은 많은데”

(기자: 여기에서 얼마를 쓴 거야?) “여기는 총 합쳐서 천 몇 백만 원”

청담동의 한 명품 매장에는 5번을 방문해
법인카드로 총 1천 5백여 만원을 사용했고,
압구정의 한 피부과에서는 5백 만 원 가까이 역시 법인카드로 결제했습니다.
15번을 결제한 고급 미용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이분이 33만 원 어치를 한 9번 끊으시고… 보통 33만 원 남성이면…?)
“염색도 가능하시고요. 어쨌든 저희는 남자분도 이 가격 가능해요, 저희는”
“1월 20일 날에 오신 적도 있네요. 지난 주…”
(기자: 오! 진짜요?) “네”
(기자: 그러면 되게 단골이시네요.) “네”

서울 강남의 유흥가.

(기자: 여기에서 290만 원 썼어요.)

회장님의 법인카드는
휴일에도, 밤에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룸살롱이에요, 룸, 룸식이에요. 아가씨들도 오더라고요.”

회사 측은 김용빈 회장은
유흥주점을 간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음성변조)
“집안 식구들 쫄쫄 굶고 있는데, 아버지가 나가서 주변 사람들한테 카드 쓰고 접대하고 그랬다. 그런데 아버지가 카드 쓰고 접대한 이유가 공사 따보려고 했다는 걸로 좀 받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엇갈린 노사 주장… 법원, 노조 손 들어줬다

남현종 아나운서/ 9층시사국 MC
“지금 상황을 보니까 회사 직원들의 임금은 체불되는 상태인데 회장님의 법인카드는 계속 사용이 되고 있고 직원들은 불만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해서 지금 경영진은 이해를 해 달라, 이렇게 얘기를 하네요”.

공민경/ 9층시사국 취재기자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쭉 분석을 해봤는데 이상한 점이 또 있었습니다.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렸는데 이 김 회장,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이었거든요. 그래서 대표팀과 함께 베이징으로 출장을 갔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월 4일 개회식에서는 선수단과 함께 입장까지 했어요. 그런데 이날 경기도 용인의 골프장에서 법인카드가 또 사용됩니다. 이틀 뒤에는 또 다른 카드로 베이징 선물 가게에서 200만 원이 결제됩니다. 김 회장은 14일에는 팀 킴이랑 일본의 경기를 직관하기까지 했는데, 이날도 마찬가지로 국내 골프장에서 결제가 이루어졌습니다.”

정연우/ 9층시사국 취재기자
“아니 그럼 공 기자, 사람은 1명인데 그 사람이 법인카드를 중국에서도 쓰고 한국에서도 쓰고 이런 상황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누가 봐도 이상한데, 납득이 안 가는 상황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에서는 뭐라고 설명하던가요?”

공 기자:
“회사 측에서는 김 회장 가족이나 아니면 회사 외부 인사가 사용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경영 활동을 위해서 회사 임원들이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C:
“어쨌든 선물도 그렇고 국내 골프장에서 쓴 법인카드 내용도 그렇고 지금 회사 측에서는 다 회사를 위한 일이다, 경영을 위한 일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실제로 회사 사정은 좀 나아졌습니까?”

공 기자:
“저희가 회사 재무 상태도 한번 확인해봤습니다. 그런데 최근 급격하게 악화된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 5년 전 100억이 넘던 영업이익은 김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2019년에 한 3분의 1 토막으로 떨어집니다. 그다음에 2020년에는 다시 회복세를 좀 타다가 지난해에는 결국 적자 기업으로 돌아섰습니다. 회사 측은 경영 악화의 원인이 건설 경기 악화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C:
“오히려 지금 사업 따 오겠다, 수주 따 오겠다고 하면서 법인카드 쓴 내용은 많은데 사정은 안 좋다. 건설 경기가 최근 좀 안 좋아지긴 했죠.”

정 기자:
“지난해부터 좀 안 좋아지긴 했죠. 금리가 오르면서 시장에 돈이 말라서 건설 경기가 좀 나빠졌다는 게 대체적인 상황인 건 맞습니다.”

공 기자:
실제로 지난해 동안 원자재 가격 같은 것들이 많이 오르면서 건설 원가율 자체가 오른 건 사실입니다. 경영진은 오히려 회생 신청을 한 직원들이 임금 채무 금액을 부풀렸다면서 이들을 사기 회생죄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음성변조)
“건설 경기가 작년 2월 달부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서 원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수익성이 아주 악화됐어요. 이걸 아셔야 돼요. 건설현장에 있어서 회생신청은, 그리고 회생개시 결정은 곧 파멸을 의미합니다. 건설회사는 여러 금융기관과의 계약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에 회생신청 제기 자체는, 제기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급불능사유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러면 곧바로 소송, 채권청구금액이 들어오고 현장에서 쫓겨나는 겁니다.”

공 기자: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현 시점에서는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MC:
“얘기 들어보니까 지금 회사 측에서는 오히려 회생 신청을 한 직원들에게 탓을 돌리고 있는데회생 신청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공 기자:
“지난 월요일 결과가 나왔는데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직원들이 신청한 회생 절차를 이제 받아들여준 겁니다. 그리고 회사 측에서는 저희 방송에 대해서도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이 역시 기각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가는 임금이 체불될 정도로 이렇게 회사 사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앞서 보신 그런 경영진의 행동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임금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법인카드를 썼다는 거는 사실 이 기업을 인수한 그 목적이 무엇인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MC:
“무엇보다도 아마 직원들이 가장 괴로움을 많이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마 정연우 기자도 지금 회사에서 월급 안 준다, 임금 체불된다, 이러면 취재할 맛 안 날 거 아니에요?”

정 기자:
“굉장히 견디기 힘들겠죠.”

MC:
“그런 말이 있잖아요. 일하는 사람이 있고 돈 버는 사람 따로 있다. 돈 쓰는 사람도 따로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 기자:
“맞습니다.”

취재기자: 공민경
촬영: 설태훈 조선기 김만중
영상편집: 이기승 손보라
자료조사: 송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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