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업의 대작, 127년 만에 크렘린 무기고에서 찾았다

입력 2023.02.12 (21:29) 수정 2023.02.12 (21: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고종 황제가 러시아 황제 대관식에 보낸 선물이 127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조선 4대 화가로 꼽히는 장승업의 대작과 나전 공예품인데요,

정교한 기법이 사용된 만큼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거쳤다고 합니다.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술을 즐겼던 오원 장승업이 그린 술 취한 이태백의 모습, 취태백도.

술잔을 든 채 웃고 있는 얼굴이 에너지 넘치면서도 세밀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174센티미터가 넘는 보기 드문 대작이지만 국내 학계에는 보고된 적이 없었습니다.

오원이 서명 앞에 '조선'이라는 국호를 붙인 것도 처음 확인됐는데, 외교 선물용으로 제작됐음을 짐작게 합니다.

[마리나 프롤로바/장승업 작품 복원 : "종이와 비단 모두 여러 겹으로 돼 있어 원래 형태를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검은 옻칠 바탕에 나전으로 화려하고 정교하게 장식한 이층 농은 19세기 조선 공예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1896년 고종 황제가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보낸 외교선물 가운데 5점이 127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엘레나 가가리나/크렘린 박물관장 : "외교 선물은 황실의 무기고에 보관됐고 오랫동안 아무도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외교선물을 반드시 전시해야겠다고 결정했고 대대적인 복원을 실시했습니다."]

비단과 나전, 금속 등 다양한 소재에 정교한 기법이 사용된 작품들인 만큼, 러시아 국립 과학 아카데미 등 여러 분야의 복원 전문가가 참여했고 2년간 예산 지원도 받았습니다.

[장호진/주러시아 대사 : "고종황제가 대관식에 보낸 역사적인 품목들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소개한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국립 크렘린 박물관에서 한국 특별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전시는 4월까지 계속됩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장승업의 대작, 127년 만에 크렘린 무기고에서 찾았다
    • 입력 2023-02-12 21:29:52
    • 수정2023-02-12 21:42:29
    뉴스 9
[앵커]

고종 황제가 러시아 황제 대관식에 보낸 선물이 127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조선 4대 화가로 꼽히는 장승업의 대작과 나전 공예품인데요,

정교한 기법이 사용된 만큼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거쳤다고 합니다.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술을 즐겼던 오원 장승업이 그린 술 취한 이태백의 모습, 취태백도.

술잔을 든 채 웃고 있는 얼굴이 에너지 넘치면서도 세밀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174센티미터가 넘는 보기 드문 대작이지만 국내 학계에는 보고된 적이 없었습니다.

오원이 서명 앞에 '조선'이라는 국호를 붙인 것도 처음 확인됐는데, 외교 선물용으로 제작됐음을 짐작게 합니다.

[마리나 프롤로바/장승업 작품 복원 : "종이와 비단 모두 여러 겹으로 돼 있어 원래 형태를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검은 옻칠 바탕에 나전으로 화려하고 정교하게 장식한 이층 농은 19세기 조선 공예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1896년 고종 황제가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보낸 외교선물 가운데 5점이 127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엘레나 가가리나/크렘린 박물관장 : "외교 선물은 황실의 무기고에 보관됐고 오랫동안 아무도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외교선물을 반드시 전시해야겠다고 결정했고 대대적인 복원을 실시했습니다."]

비단과 나전, 금속 등 다양한 소재에 정교한 기법이 사용된 작품들인 만큼, 러시아 국립 과학 아카데미 등 여러 분야의 복원 전문가가 참여했고 2년간 예산 지원도 받았습니다.

[장호진/주러시아 대사 : "고종황제가 대관식에 보낸 역사적인 품목들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소개한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국립 크렘린 박물관에서 한국 특별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전시는 4월까지 계속됩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